게재일 | 2016-0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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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 한겨레신문 |
신영복 선생 마지막 유작은…경기도의회 ‘사람중심, 민생중심 의회’
경기도의회 외벽 건물에 내걸린 현판 글씨
지난해 암투병 와중에 현판글 선물
경기도의회 부탁 받고 기꺼이 써줘
‘사람중심, 민생중심 의회’
경기도의회 외벽 건물에 내걸린 현판 글씨가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마지막 유작으로 남게 됐다.
이 현판 글씨는 신 교수가 투병중이던 지난해 10월7일 쓴 것이다. 이틀 전인 10월5일 “경기도의회를 상징하는 현판 글씨를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고서다. 당시 경기도의회는 당시 강득구 의장이 취임하면서 내건 ‘사람중심, 민생중심 의회’라고 쓰인 현판을 제작하기로 하고 신 교수에게 부탁하기로 했다.
하지만 신 교수의 지인들은 한사코 이를 거부했다. 이들은 “선생님의 유작이 될 것이다. 아마 기꺼이 써주시려고 할 테지만, 선생께서 진통도 심하고 집중치료 기간이어서 차마 부탁을 못 하겠다”며 고사했다. 결국 경기도의회가 직접 신 교수에게 부탁을 했고, 신 교수는 10월7일 새벽부터 정오까지 여러 개의 글을 쓴 뒤 한 점을 선정했다.
당시 신 교수를 만나 글씨를 받은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18일 “선생께서 ‘사람과 민생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의정가치가 아니겠냐’고 하셨다. 사례를 재차 권유했으나 내 손을 꼭 잡으며 ‘괜찮습니다’라며 거절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께서 ‘치료가 잘돼 이제 병이 곧 나아질 테니 그때는 경기도의회에서 강연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이를 의장께 전했는데 결국 강연은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강득구 전 경기도의회 의장은 “신 선생님 빈소에 다녀왔다. 사모님 말씀이 (경기도의회 현판이) 선생님 생전의 마지막 작품이었다고 한다. 와병 중에도 붓을 잡으셨고, 사례도 마다하셨던 깊은 뜻을 생각하니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 선생님의 마지막 선물이 경기도의회 건물에서 푸르게 빛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글·사진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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