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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일 2012-04-07
미디어 한겨레신문

사설.칼럼

칼럼

[신영복의 그림 사색] 콜럼버스의 달걀

한겨레 2012.04.07

hani_20120407.jpg
아무도 달걀을 세우지 못했지만
콜럼버스 혼자 달걀을 깨뜨려 세웠습니다.
지금도 예찬되는 ‘발상전환’
‘콜럼버스의 달걀’입니다.
500년 동안 군림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해야 합니다.
달걀을 세우지 못한 사람들은
그것이 살아있는 생명이기 때문에
차마 깨뜨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콜럼버스의 달걀은 발상의 전환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잔혹한 폭력입니다.
과연 콜럼버스 이후
세계의 곳곳에서 생명이 깨뜨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잔혹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콜럼버스는 지금도 살아있습니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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