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옆집 그 여자
- 김창완
그리하여
그 여자 순대장사 시작했지
먼지 바람 잘 날 없는 시장바닥에
그 여자, 내장 꺼내 도마 위에 올려 놓지
그리하여
그 여자 기름때에 절어 갔지
손도, 앞치마도, 세월까지도
순대보다 시커멓게 타버린 사랑마저
인제는 칼로 베도 아프지 않지
썰어서 팔아 버린 내장 길이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 여자도 모르지
논둑처럼 꾸불텅, 밭둑처럼 꾸불텅
고향까지 갈 것인가, 저승까지 갈 것인가
밤중까지 돼지창자 까뒤집는 그 여자
돼지처럼 먹고 자고, 아무렇게나 살았지
사람들께 살점 모두 발라 내주고
인제는 창자까지 썰어서 파는
순대장사 벌인, 우리 옆집 그 여자
그리하여
그 여자, 새벽마다 식칼 쓱쓱 갈지.
번호 | 분류 | 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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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서화 | 더불어한길 |
10 | 서화 | 碩果不食(석과불식) |
9 | 서화 | 바람이 되어 |
8 | 서화 | 어두운 밤을 지키는 사람들이 |
7 | 서화 | 나스카 그림에 대한 讀法(독법)은 |
6 | 서화 | 주춧돌에서부터 집을 그리는 |
5 | 서화 | 우리는 누군가의 生(생)을 잇고 있으며 |
4 | 서화 |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理性(이성)이 |
3 | 서화 | 우리는 오늘도 저마다의 |
2 | 서화 | 어리석은 사람의 愚直(우직)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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