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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6.11.06 00:10

퇴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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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보다 더 비싼 진공관 앰프가 설치된 오디오를 구입한후 자신의 집 지하에 그것을 설치하고 한없이 즐거워 했다는 한 퇴직기자에 대한 기사를 흥미있게 읽은적이 있다.

홈시어터 오디오 시스템에 디지탈로 출력되는 소리에 대한 규격은 현재 대표적으로 DTS와 AC-3의 두종류가 있다.

DTS와 AC-3는 둘다 5.1ch 디코딩의 디지탈 규격이다. 그리고 DTS는 AC-3에 비해 실제 소리에  대한 디지탈 압축률이 더 낮기 때문에 종종 일부 미디어 매니아 들은 'AC-3보다는 DTS를 더 선호 한다'라고 자신있게 얘기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난 그말을 믿지 않는다.

DTS와 AC-3는 모두 이미 인간의 청감이 인지할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압축률 속에서 만들어진 기술이다.

만일 누군가가 '나는 AC-3보다 분명히 DTS가 더 좋게 느껴져'라고 얘기 한다면, 그사람은 판별 될수도 없는 소리에 대한 자신의 감각을 자랑하고 싶었거나, 혹은 DTS社에서 흘려보낸 광고에 스스로 속아 넘어 갔다는 것을 바보같이 인정하는 것일 뿐이다.

어차피 모든 소리는 인간이 인지하기 힘든 디지탈로 디코딩 되고 인코딩 된다. 누군가가 정말 AC-3보다 DTS가 더 좋게 느껴진다면 그사람은 MP3는 아예 듣지도 못할 것이다. 음의 구멍들이 너무 많이 느껴질 테니까...

그래서 나는 위의 퇴직 기자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설사 그사람이 진정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인간이 분별할수도 없는 불가능한 범위의 '소리'를 위해 그는 너무나도 과도한 돈을 쏟아부은 것이기 때문에 말이다.

물론 '진공관 앰프'와 '디지탈 5.1ch 디코딩'이 완전히 동일 선상에서 비교될 수는 없다. 하지만 어쨌든 냉정하게 얘기해서 그사람이 쏟아부은 돈은 절대 그의 '귀'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 아니다. 단지 자신의 '마음'과 '주위시선'에 대한 허영을 위한 것이다. 물론 스스로는 그렇게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길지않은 사회생활 속에서 항상 위와같이 '과한' 선택을 하지 않기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 '임계점'이니 '손익 분기점'이니 하는 단어를 즐기며 스스로 균형잡힌 판단과 선택 속에서 내 자신의 생활을 최대한 합리적인 곳에 위치 시키기 위한 고민도 자주 해왔었다.

한데 요즘 알수없는 '과도한 지름'의 충동이 자주 느껴진다.(그건 돈일수도 다른 그 무엇일수도 있다.) 내가 경계했던 불합리한 선택들에 대한 노력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어쩌면 나는 스스로 인지하지도 못하면서 계속 이처럼 불합리한 선택을 계속 하면서 살아 왔는지도 모른다. 또한 이런저런 사람들의 선택의 합리성이 반드시 어떤 기준으로 분명히 나누어 지는것도 아닌듯 하고 말이다.

지난 한주간 받은 회사 교육을 통해 이런 생각의 숙제가 더커졌다.

회사 생활의 당위에 대한 고민은 이미 끝낸지 오래다. 그리고 지금의 고민은 왠지 그것보다 조금더 근원적인 부분에 있는듯 하다. 단순히 '공부나 함 더해볼까?' 혹은 '어디 좋은곳에 여행이나 가볼까?'와 같은 즉흥적인 판단과는 구별되는 어떤...

어쨌든 선택은 나의 몫이다. 그리고 고민의 피로함 보다는 상쾌한 목적이 있어 오히려 더 즐거운 요즘이기도 하다.

내일 출근후 10월 손익 및 매출 결산으로 또 아침부터 그룹장에게 하루종일 시달리기는 해야 할테지만...

-동영-

*요즘 '니시무라 아키라'라는 사람이 쓴 <퇴근후 3시간>이라는 책을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단순한 실용서로 생각하고 구입 했는데, 시간관리에 대한 설명 외에 나름대로 인생 설계에 대한 당위의 내용도 간단하지만 설득적으로 묘사되어 있더군요.

시간 되시는 분들은 한번씩 일독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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