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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성과급 및 연금법 개악, 교원평가, 한미FTA 저지를 위한
전 조합원 연가투쟁이 11월 22일(수)에 예정되어 있다.
우리 학교에서도 나를 비롯해 몇명의 선생님들이 연가에 참여한다.
분회 총회에서 연가원은 조합원 전원이 다 제출하되
수업 결손을 없애기 위해 전체 조합원의 3/1 정도만 참여키로 했다.
그리고 연가투쟁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미리미리 시간표를 바꿔서
11월 22일 당일날 연가투쟁 참여로 하지 못하게 되는 수업을
지금부터 미리미리 보충수업을 통해 수업 결손이 없도록 하여,
맨날 판박이처럼 ‘수업 결손’ 운운하며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언론과 정부에 대해 아예 비난의 빌미를 주지 말자고 했다.
그리고 연가투쟁 당일에도 시간표를 조정해서
연가원은 제출해도 학교에 남아 있게 되는 조합원들은
연가투쟁 참여하는 교사들 수업 시간 때 그반에 대신 들어가서
아이들을 돌봐주기로 했다.

그런데 어제 오늘 흘러나오는 기사들과 뉴스를 보니
교육부 장관 왈 “연가투쟁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엄벌에 처하겠다”,
“적극적인 주동자는 물론이고 단순 가담자도 엄벌에 처하겠다”며
서슬 시퍼런 엄포를 놓는다.
연가에 참여하는 조합원이 참여하지 않는 조합원에게
참가하라고 강요하고 협박하는 것도 아닌데
서로의 처지와 상황을 알기에 스스로 알아서 결정하게 하고
저마다 자기 양심에 따라 연가에 참여하는건데
적극적인 주동이니 단순 가담이니 하며 가르는 꼴이 웃기지도 않는다.
교육부 장관은 대체 무슨 신통한 능력이 있길래
연가원을 내는 전국의 수천명의 조합원들의 마음까지 훤히 들여다 본다는 걸까?
그래서 적극적인 주동과 단순 가담을 판별할 수 있다는 걸까?
하기사 전교조 창립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교조 활동에 딴지 걸지 않고,
엄벌 운운하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새삼 스러울 일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말하는 꼴이 아주 고약하기 짝이 없다.

우리 지회 한 동료 선생님이
얼마 전 지회 홈페이지에 쓴 댓글이 생각난다.


논어 태백편(論語 泰伯篇)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는 활달하고 굳굳하지 않을 수 없으니
맡은 일은 무겁고 갈 길은 멀기 때문이다.
인(仁)을 자기 소임으로 여기니 무겁지 않겠는가?
죽은 뒤에야 그만둘 수 있으니 멀지 않겠는가?
( 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仁以爲己任 不亦重乎 死而後已 不亦遠乎 )

전교조 교사들은 마음을 넓게 가지고 뜻을 굳세게 하지 않으면 안되니
우리가 맡은 참교육의 짐은 무겁고 참교육 실천의 길은 멀기 때문이다.
참교육을 우리의 임무로 여기니 또한 막중한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의 희생이 있고난 뒤에야 이룰 수 있으니 원대한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바라는 참교육, 참세상 만들기(仁)는
해야할 일이기에 무겁고 결코 쉽고 빨리 이루어지지 않기에
멀리 바라보아야 합니다.

또 다른 동료 선생님이 위의 댓글 아래 다른 댓글을 이었다.

大學에 있는 말입니다.
詩云 "緡蠻黃鳥 止于丘隅"
子曰 "於止 知其所止 可以人而不如鳥乎?"

시에 말하길,
"면만히 우는 꾀꼬리여! 숲 우거진 꼭대기에서 편안하구나!"라고 하니,
공자께서,
"머물 자리에 대해서 자신이 머물며 편안히 여길 곳을 아니
사람이고서도 새만도 못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하셨다.

새들도 자신이 편안히 머물 곳을 아는데,
사람이면서, 자신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여 마음이 편안한 길을 걷지 않는다면
어찌 사람이라 하겠습니까?

11월 22일, 제가 편히 머물 자리는 어디입니까?


그렇다.
나도 내 양심에 따라 행동해서
마음이 편안한 길을 걷고 싶다.

그래서 11월 22일, 내가 머물 자리는 바로
연가투쟁이 있는 그 곳이다.



2006. 11. 13    '모든 것 그리고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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