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 앉아
김 창 흡
새벽 초당에 일어 앉으니
지새는 달빛 창에 가득다.
은하 그림자 해사히 맑고
마을 닭들은 홰를 잦힌다.
사방은 적적 기척 없는데,
허공에 걸린 거미 한 마리
밤새 흰 이슬 흥건히 내려
가을 산들이 새단장한 듯,
평소 이 심정 뭐라 이르리
경물은 날로 쓸쓸하여라.
신 끌며 홀로 서성거리니
그윽한 회포 새삼 적막다.
어제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봤습니다.
영혼이 맑게 고양된 듯 합니다.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입니다.
<새벽에 일어 앉아>는 부엌벽에 붙여 두고 틈틈히 읽어 보곤 하는 시입니다.
오늘도 무심코 시를 읽다가 나무님들께 들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떻습니까?
또다른 영화가 있습니다.
<그녀에게>라는 영화입니다.
몇 년 전에 두 번을 본 영화입니다.
누구에게 영화를 한 편만 추천해 주어야 한다면 권하고 싶었던 영화입니다.
이제는 그 자리를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 내주어야겠지만요.
압구정 스폰지 하우스에서 상영합니다.
다시 만나기 어려운 기회일 겁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스폰지 하우스 종로(씨네코아)에서 상영하고요.
이 가을!
아름다운 영혼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을 가지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