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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편견과 관습의 옹졸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
나무님들의 푸근한 마음에 다시 용기를 갖습니다.
지난 시간들을 숨 가쁘게 달려 온 저로서는 마치
마라톤 완주를 끝낸 사람처럼 쓰러져 지쳐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희망으로 이 겨울이 결코
춥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무님들 덕분입니다.

지난 모두모임에 가는 도중 제가 당한 교통사고로 여러 나무님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했습니다.
저를 걱정해 주시고 결과를 궁금해 하시는 나무님들께
그간의 경위와 결과를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는 것이 도리일 것 같습니다.

저는 저의 딸과 토요일 모두모임에 가기위해 저의 집 근처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
진행하던 중 상대편 차량이 신호를 무시하고 직진하여 시속60K로
저의 운전석 쪽으로 돌진해왔습니다.
아마 무척 바빴던 일이 있었나봅니다.
저는 그 차를 피하려고 급히 방향을 틀다 저의 차가 보도블럭 위에 가서
섰습니다.
그러나 이미 제차는 상대방 차량에 앞 본 넷에 뒷 밤바를 받쳤습니다.
정말 다행히 인도에는 사람이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 때 사람이 다녔더라면.....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상대방도 차량도 저의 차를 피하려고 방향을 틀다 본 넷으로 저의 차를
받고 우측으로 섰지요.
저는 일단 내려서 몸이 다친 곳은 없냐고 물었습니다.
저의 딸도 졸고 있다 운전석 옆에서 내렸지요.
상대방 차량의 운전수는 제 차에 여자만 타고 있는 것을 알고 내리자마자
인상을 쓰며 큰소리로 신경질을 내며 악을 쓰더군요.
“아줌마! 좌회전을 그렇게 좁게 돌아 우회전 하는 차를 박으면 어떻게 해요!”
저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분명 상대방은 약 시속 60키로의 속도로 신호를 무시하고 직진을 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제가 비실비실한 여자이고 제 딸 또한 비실비실 한 것을 보고 얕보았던 거지요.
저도 그제야 화가 났습니다.
“아저씨. 저는 운전 경력이 20년 무사고입니다. 그리고 사고가 나면 잘잘못을 떠나 우선
상대방의 몸 상태부터 물어보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요? 그리고 아저씨 분명 신호위반하고
직진하려고 하셨잖아요?”
“아줌마! 우리 집이 이쪽이야! 그런데 내가 왜 직진을 하겠어?”
나는 갑자기 말이 꽉 막혔습니다.
이런 엉터리의 상관도 없는 말에는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사고로 놀래기도 놀랬지만 그 사람의 막가파식 논리에 저는 그만 멍청해져버렸습니다.
자신의 집이 그 쪽이라고 그래서 우회전을 한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우기는
그 사람을 바라보며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혹성에서 왔나......’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세상은 정말 재미있고 신기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이때다 하고 기선을 잡았다는 표정으로 저를 마구 몰아세웠습니다.
교통사고에는 구경꾼들이 몰리는 법이지요.
구경꾼들이 몰려들고 엠브란스와 락카차는 어떻게 알고 그렇게 빨리 올 수 있었는지.....
정말 필요한 교통순경은 나중에 불러서야 왔습니다.
구경꾼들은 누구의 잘못인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그렇지만 사건에는 직접 개입하기 귀찮아 지나가는 말들로 다들 한마디씩 했습니다.
“아줌마, 그러지 말고 각자 보험을 부르세요. 그러면 보험회사에서 나와 다 알아서 해줘요.”
상대방은 자신도 보험을 부르겠다고 큰소리를 땅땅 치더군요.
상대방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할 수없이 경찰에 신고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찰이 나와 사진을 찍고 서로 좋게 끝내라고 하자 그 사람은 결코 그럴 수 없다고 박박
우기는 겁니다.
저는 모두모임에 시간도 늦을 것 같고 서로 운전하는 처지에 액땜했다 치고 상대방이 잘못을 인정하면 각자 자신의 차를 고치는 걸로 끝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는 듯 저에게 연락하라며 명함만 한 장 달랑 주고 차를 빼서 쌩하니 가버리더군요.
그렇게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고 기본이 안 된  사람은 그냥 둘 수가 없지요.
저는 경찰서로 가서 사건을 접수시켰습니다.
일단 경찰에 접수가 되면 각자 스티커가 발부되고 가해자이면 벌점과 벌금이 나오지요.
그래도 가해자 피해자를 가려 달라고 접수를 시켰습니다.
엠브란스를 몰고 온 사람은  저보고 병원에 가서 누우라고 하고  락카차는 제가 바빠
지금 공업사를 들어갈 수 없다는 말에 저의 차를 견인시켜 공업사에 맡기고 렌트카를
빌리라고 하더군요.
렌트 비용은 가해자가 모두 물게 되어있다며.....
각자 자신들의 이익에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모두모임이 중요했고 더 중요한 것은 신 선생님을 뵈어야 했습니다.
일단 저의 보험사에게 뒤처리를 맡기고 저는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차를 고치는 것은 월요일로 미룬다고 해놓고 모두모임 장소인 용인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딸은 교통사고까지 당하고 모두모임에 가는 것은 오버라고 툴툴 거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차를 출발시키고 나자 그 때부터 놀란 가슴이 덜덜 떨려오더군요.
가슴을 진정시켜가며 겨우겨우 운전을 해서 용인에 도착을 하여 마침 모두 모임에 오신
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분도 모임장소를 알 수가 없다고 하여 제가 안중찬님에게 더불어 숲 관계자 분의 전화번호를 물어 위치를 설명 받아 겨우 민속촌으로 들어갔습니다.
민속촌으로 들어가니 저와 함께 들어 간 분은 모두모임에 관계자분을 잘 아시는지 관계자 분이 나와 계셨습니다. 모두모임의 관계자분은 저와 함께 들어 간 분을 보자 동동주를 한잔 마시고 가자고 모두 주점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그 분을 끌었습니다.
저는 줄래줄래 따라 들어가는 것도 실례일 것 같아 먼저 올라가겠다며 그 분이 알려 준 곳을 찾으며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안내 펫말 하나 없고.........
민속촌 안에서 얼마나 돌았는지.......
놀란 가슴에 길은 못 찾고, 날은 춥고, 나중에는 울음까지 나 올 것 같았습니다.
안중찬님을 귀찮게 몇 번이나 전화를 걸어 물어물어 겨우 길을 찾았는데 마침
그 때 동동주를 마시러 들어간 분들이 동동주를 다 마시고 돌아오는 길이였습니다.
딱 걸렸던 거지요.
저의 성격에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지요.
“동동주를 마시던지, 팥죽을 먹던지 길이나 제대로 알려주시고 마시셔야지요!”
얼큰해져 기분이 좋아 돌아오시던 그 분들은 ‘갑자기 뭐지?’ 하는 얼굴로 얼떨떨해 했습니다.
저는 놀래고, 치지고, 춥고, 배도 고프고, 화도 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계속 궁시렁 거리면서 화를 내는데 마침 그 때 뒤에 신 선생님께서 계셨던 겁니다.
첫 대면에 그런 푼수같은 모습을 보이다니 ‘으....이건 아니야....’
“선생님, 저의 말 못 들을 걸로 해주세요!”
“벌써 들어버렸는데......”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에이 이렇게 되었으니 이왕 버린 몸 될 대로 되라.’ 하는 식으로 저는 올라오며
계속 궁시렁 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에 목이 아프고 눈이 충혈 되고 허리가 아팠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는 놀라서 몰랐는데 그 후에 나타난 거지요.
너무 아파 있을 수가 없어 우선 내려가 딸과 함께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저는 놀란 데다 입맛이 없어 동동주를 한 잔 마셨습니다.
동동주가 한 잔 들어가니 그제서야 진정이 되며 아픈 것도 덜해지더군요.
그렇게 동동주 덕분에 제가 존경하는 신선생님도 뵐 수 있었고 모두 모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저의 딸이 신선생님을 뵙고 그러더군요.
“엄마, 신선생님은 20년 동안 감옥에 있던 분 같지 않다.”
“감옥과 20년이란 세월도 신선생님을 변화 시킬 수 없었던 거지.
그러니까 신선생님은 감옥의 20년이란 세월보다 더 강한 거야.”

모두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저는 거의 기절 할 듯이 쓰러져 잤습니다.
월요일 아침이 되자 상대방 차량의 운전수가 다 죽어가는 소리로 전화를
했습니다.
“저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 날은 정말 제가 경황이 없었습니다.
실은 제가 이혼을 당해서 그 날도 처가에 가는 길이였고 저는 보험도 안 들어있고
아파도 병원에 조차 갈 수 없고 그 차는 제차도 아닙니다.”
나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사고가 났을 때 그렇게 큰소리 칠 군번이 더더욱 아니였던 거지요.
“아저씨, 그러시면 그 때 그렇게 나오셨으면 안 되지요. 일이 이렇게 다 벌어지고 나서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어떻게 해요?”
“그러게요.....제가 초면에 그런 말씀을 드릴 수도 없었고..어떻게 하면 좋지요? 전 정말
우회전 하려고 했거든요. 믿어주세요.”
“아저씨, 그거야 이제 경찰로 넘어갔으니 경찰에서 밝힐 일이고 저의 손을 떠났지요.”
상대편 말은 그 당당함은 사라지고 비굴할 정도로 간절했습니다.
“어떻게 도와주시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럼 왜 그 때 그렇게 솔직하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 그 때 그렇게 말씀하셨으면
저는 일을 여기까지 가져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제가 그렇게 솔직하면 오히려 그것을 약점 잡아 상대방이 더 물고 늘어져서요.”
저는 갑자기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 것은 그 사람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였습니다.
세상이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것이지요.
그 것은 어쩌면 우리모두의 책임일 수도 있지요.
“일단 저의 보험사와 상의를 해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으로 해 보겠습니다.”
저는 그렇게 대답을 해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제 경찰서에서 전화가 와서 제가 피해자인 것이 확실하다고 판명을 해주었고
상대방이 책임보험마저 들어있지 않아 제가 형사처벌을 원하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처벌 원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저의 보험에서 차는 고치었으니 자동차 수리비는 보험사에서 청구가 나갈
겁니다.
받칠 때 충격으로 목에 충격이 가고 눈에 실핏줄들이 터지면서 수포가 생겨 염증이 생기고
허리도 충격이 갔다고 하나 그 것은 제가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이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그럼, 일 잘 마무리하시고 모든 일들이 잘 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저는 상대방에게 나무님들에게 받은 사랑과 용기, 그리고 세상에 대한 희망들을 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여러차례 문자를 보내 용기와
격려와 희망을 주신 안중찬 나무님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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