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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황당한 소리냐구요?
어제(15일) 한겨레 신문에 실린 3편의 글을 부분 부분 싣습니다.

첫번째 글- 내 속의 '상처입은 아이'를 가만 보세요(소설가 김형경의 <천개의 공감>을 소개하는 글)

   "사랑은 나 자신과 만나 나 자신을 알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지은이는 오늘날 사랑의 세련된 문법으로 유통되는 '쿨한 사랑'을 믿지 않는다. 정신분석학에 기대 말하면, 그것은 '회피 방어기제'일뿐이다. '쿨한 사랑'이란 질투와 불안에 떠는 자기 자신을 정면으로 보지 않으려는 안간힘이며 사랑의 관계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견디지 못하는 허약한 자아의 자기 변명이다. 질투와 불안이 없는 사랑은 없다. 질투와 불안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이겨내고 믿음을 키워가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참모습이다.
사랑할 때 내면에서 올라오는 모든 감정을 그대로 깊이 느껴 보세요.  그 다양한 감정들을 의식적으로 체험하고 넘어서고 또 느끼기를 반복하다 보면 내면의 감정들이 풀릴 것이다. 그리하여 무의식에 응축된 옹이들이 천천히 뽑혀져 나가고 그런 만큼 더 편안하고 더 너그러우며 상대를 더 깊이 신뢰하는 관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응어리를 풀고 억압을 극복하면 더 자유로워지고 더 강해진다. 자기 삶의 주관자. 자기 인격의 책임자가 되는 것이다."

두번째 글-상처받고 사랑하라, 두려움 없이(시인 김선우)

   "아파도 사랑하세요. 아프고 아름다워서 사랑입니다. 어느 순간, 아픔까지도 곁눈질할 틈이 없는 황홀한 생의 열기라는 걸 알게 되어 당신을 더욱 사랑합니다.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아플 수 있게 우리는 진화해 왔답니다. "오 계절이여, 오 성곽이여! 결함 없는 넋이 어디 있으리?"하고 랭보가 말했던가요? 그래요,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겠어요?
까치밥이란 게 있지 않아요? 새가 과일에 상처를 내면 상처를 회복하려는 나무의 열심에 의해 상처난 과일에 더 많은 영양분이 공급되고 그래서 쪼아 먹힌 과일이 더 윤택해지고 맛있어진다는 거였어요.
그러니 두려워 마세요. 상처를 가지고 사랑하면서 가는 겁니다. 당신을 사랑해서 비로소 나를 사랑하게 된 저녁 5시, 당신의 사랑이 넉넉해져 누군가를 감싸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때 사랑은 배반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가 되어요. 사랑은 자꾸 파문 짓고 파장이 됩니다. "사랑해"라는 당신의 말 한마디를 등불 삼아 오래 아픈 누군가 몸과 영혼의 신비로운 긴 여정에 오릅니다. 누가 할 일이 무어냐고 물으면 당신과 함께 밝힌 촛불을 들고 "사랑"이라고 말하렵니다.
한 해가 저뭅니다. 오, 오오 이런!
"인생 뭐 별거 있겠어요? 잘 될 때까지 사랑하는 일밖에"라는 편지를 내게 보내준 사람이 있었지요.

세번째 글-연애는 인정을 낳고 인정은 걸작을 낳고(전주 한일대 교수, 철학자 김영민)

   "생산적인 연애는 극히 드물다. 목욕물과 함께 아이까지 버리는 치명적인 낭비, 그것이 연애의 본질이다.기다리기와 만지기, 애태우기와 속끓이기, 시간의 지체와 변죽 울리기, 연애에 특징적인 이 모든 형태는 그 자체로 도착적이며, 따라서 사랑의 낭비와 그 비생산성을 극적으로 증명한다.
둘의 만남은 이른바 '사건'이었다. 그 사건 속에는 한 사람의 사유와 태도를 뒤흔드는 바람 같은 진실의 흔적이 지극한 환대를 받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크레이스너와 폴락이 만난 사건 속에서 잉태된 진실은 예술적 창의와 생산으로 승화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자신의 작품에조차도 신랄하게 비판적이었던 크레이스너는 폴락과의 조우를 통해 스스로의 작품을 새롭게 변형시킬 수 있었고, 그 비판적 신랄함은 술독에서 빠져나온 폴락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창의적으로 조형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잣대로 기능했다.
연인간의 사랑이 창조적 생산성의 채널 속으로 피드백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보다도 '인정'이다. 비록 사랑의 관계라고 해도, 인정은 그저 마시는 공짜술이 아니다. 실제 인정의 과정은 매우 광범위한 문명사적 함의를 지닌 '투쟁(헤겔)'이기도 하다.
생산적 상호 인정은 연인 사이 사랑이 창조적 열정과 호혜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토대와 같다. 그것은 욕망만도, 애착만도, 제도만도 아닌 사랑의 관계를 이루기 위한 초석이며, 연인이 동무와 겹치면서 이드거니 함께 걷도록 돕는 길이기도 하다. 하버마스- 호네트 식으로 말하자면, 사랑이라는 그 무시무시한 맹목의 동력을 상호인정의 호혜적 의사 소통의 관계로 승화시키는 길이다.
동무의 길은 인정과 배려를 통해 사랑의 열정을 생산적으로 승화시키는 데에서 트인다."

더불어서 영화 한 편 소개하겠습니다.
광화문에 있는 씨네큐브에서 상영하는 <랑페르>입니다.
사랑의 환상에만 매몰되지 않고 사랑의 고통까지도 직시하고 싶다면 보시기 바랍니다.
좋은 영화입니다.
진정한 연애 박사가 되는 그날까지 우리 함께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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