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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내가 더불어 숲에 글을 올린 것은 일부 더불어 숲의 식구들이 생각한 것처럼 나를 알리기 위한 계획한 의도가 아니었다.
건방진 얘기 같지만, 나는 이미 내가 의도한 것을 모두 성취한 사람이고,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기 위해 글을 쓸 만큼 내 자신에 자신이 없거나, 내 삶에 절박하지도 않다.
나는 잡지,신문,TV 등 공중파의 덕분으로 용기도 얻고 많은 지인들을 만난 것도 사실이지만, 공중파로 인한 피해조차 톡톡히 당한 사람이다.
세상은 그런 것이다.
어찌 다 좋은 것만 얻을 수 있겠는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한다는 것은 세상을 사는 진리다.
솔직함으로 인해 당할 피해는 당할 만큼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더불어 숲에 나의 글을 올린 것은, 내가 존경하는 신선생님의 사고를 흠모하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모인 더불어 숲의 식구들에게 솔직하고 싶었다.
이유는 단지 그 뿐이었다.
튀고 싶어서?
이미 평범하지 않아서 받을 피해는 받을 만큼 받고, 지쳐, 세상을 피해 숨듯 살고있는 나다.
내가 그동안 살면서 가장 피맺히게 추구했던 것은 '평범'이었다.
평범하지 못해서 받은 상처들........
구구절절 말하고 싶지 않다.
누구 말대로 다 기억하면 죽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받은 상처들을 잊고 이 치매끼 있는 년이, 정신을
못차리고 다시 솔직해진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나를 아는 지인들은 모두들 만류했지만, 나는 나의 가식의 옷을 주렁주렁 걸치고
더불어 숲의 식구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가식의 옷을 입은 만남은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주저없이 내가 걸친 가식의 옷을 벗었다.
그리고 내 상처투성이인, 결코 잘나지 않은 나의 알몸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세상을 믿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결코 자랑할 수 없는 나의 과거를 줄줄이 읖은 것도 그런 이유였다.

내 성격상 난 거짓을 싫어하고 솔직하지 않는 것을 가장 싫어하므로, 그런 나의 성격으로 인해 지금껏 살아오면서 손해도 많이 보고 아픔도 많이 당했다.
‘말 안하고 있으면 중간은 간다.’
하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항상 내 삶은 꼴찌를 달렸다.
그 결과 나의 몸은 상처에 상처를 더한 상처투성가 되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나는 어느 곳에 살던, 이런 내 소신을 버리지 않고
부끄러운 내 알몸을 보여주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살 것이다.
고상하고 우아하고 품위있게 살고 싶은 사람은 그대로 살라.
말리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살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나는 ‘한국’과 무관한 삶을 살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는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한국과 무관한 삶을 살고 있다.
내 나라 민초들의 고혈을 짠, 내 나라 돈을, 겉으론 애국과 민주를 외치며 속으로는
자신의 양심을 팔아 이익을 챙긴 어느 정치인들처럼, 내 자신을 위해 착복한 적이
없다.
가난하고 힘 없고 무지한 민중들의 노동을 착취하여 번, 눈 먼 돈들을 어느 재벌들과 같이, 내형제와 내 이웃의 고혈을 빠는 것을 묵인한, 한통속인 정치인들과 나누며 내 자신의 안락을 위해 쓴 적도 없다.
나는 다른 나라의 돈을 갖고와 내 나라에서 쓰고 살고있다.
어떻게 보면 내가 궂이 한국에서 살 이유가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한국을 떠나지 못하고 나의 아이들에게 불편하게 '외국인 등록증'을 가지고, 외국인 성을 가진 나의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받게 하면서도, 내가 아이들 보증인이 되어 이나라에 살고 있는 이유는, 아직도 나는 한국에 대해서 희망을 버리지 못한 바보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유 한 가지다.
어쩌면 내가 마지막으로 희망을 갖는 곳은 바로 이 곳, 더불어 숲일 지도 모른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내가 한국을 버리기 전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이 곳 더불어 숲이다.
이 곳에서조차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나는 주저 없이 한국을 떠날 생각이다.
이런 내가 너무나 바보 같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한국이 너 필요 하지도 않고, 너 하나 없다고 한국이 불편해하지도 않거든, 네가 있던 없던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 바로 네가 떠나지 못하는 너의 조국 한국이야. 너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바보 같은 외사랑만 줄기차게 하는 병신이야. 정신차려.'

'사랑'은 알아 주기를 바라는 그 어떤 '댓가'들을 바라고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나는 나의 주제를 잘 알고 있는 병신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더불어 숲의 가족에게 누가 된다면 언제든 떠날 준비는 되어있다.
더 이상 바라는 욕심도 없고,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 연연하지
않을 준비는 항상 되어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그렇게 뜨거운 맛을 보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상처받는 것을 감히 두려워하지 않고, 또 다시 옷을 벗고 흉한 모습을 보여 준 어느 미친년이 횡설수설 주절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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