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그 동안 내가 더불어 숲에 글을 올린 것은 일부 더불어 숲의 식구들이 생각한 것처럼 나를 알리기 위한 계획한 의도가 아니었다.
건방진 얘기 같지만, 나는 이미 내가 의도한 것을 모두 성취한 사람이고,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기 위해 글을 쓸 만큼 내 자신에 자신이 없거나, 내 삶에 절박하지도 않다.
나는 잡지,신문,TV 등 공중파의 덕분으로 용기도 얻고 많은 지인들을 만난 것도 사실이지만, 공중파로 인한 피해조차 톡톡히 당한 사람이다.
세상은 그런 것이다.
어찌 다 좋은 것만 얻을 수 있겠는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한다는 것은 세상을 사는 진리다.
솔직함으로 인해 당할 피해는 당할 만큼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더불어 숲에 나의 글을 올린 것은, 내가 존경하는 신선생님의 사고를 흠모하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모인 더불어 숲의 식구들에게 솔직하고 싶었다.
이유는 단지 그 뿐이었다.
튀고 싶어서?
이미 평범하지 않아서 받을 피해는 받을 만큼 받고, 지쳐, 세상을 피해 숨듯 살고있는 나다.
내가 그동안 살면서 가장 피맺히게 추구했던 것은 '평범'이었다.
평범하지 못해서 받은 상처들........
구구절절 말하고 싶지 않다.
누구 말대로 다 기억하면 죽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받은 상처들을 잊고 이 치매끼 있는 년이, 정신을
못차리고 다시 솔직해진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나를 아는 지인들은 모두들 만류했지만, 나는 나의 가식의 옷을 주렁주렁 걸치고
더불어 숲의 식구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가식의 옷을 입은 만남은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주저없이 내가 걸친 가식의 옷을 벗었다.
그리고 내 상처투성이인, 결코 잘나지 않은 나의 알몸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세상을 믿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결코 자랑할 수 없는 나의 과거를 줄줄이 읖은 것도 그런 이유였다.

내 성격상 난 거짓을 싫어하고 솔직하지 않는 것을 가장 싫어하므로, 그런 나의 성격으로 인해 지금껏 살아오면서 손해도 많이 보고 아픔도 많이 당했다.
‘말 안하고 있으면 중간은 간다.’
하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항상 내 삶은 꼴찌를 달렸다.
그 결과 나의 몸은 상처에 상처를 더한 상처투성가 되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나는 어느 곳에 살던, 이런 내 소신을 버리지 않고
부끄러운 내 알몸을 보여주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살 것이다.
고상하고 우아하고 품위있게 살고 싶은 사람은 그대로 살라.
말리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살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나는 ‘한국’과 무관한 삶을 살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는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한국과 무관한 삶을 살고 있다.
내 나라 민초들의 고혈을 짠, 내 나라 돈을, 겉으론 애국과 민주를 외치며 속으로는
자신의 양심을 팔아 이익을 챙긴 어느 정치인들처럼, 내 자신을 위해 착복한 적이
없다.
가난하고 힘 없고 무지한 민중들의 노동을 착취하여 번, 눈 먼 돈들을 어느 재벌들과 같이, 내형제와 내 이웃의 고혈을 빠는 것을 묵인한, 한통속인 정치인들과 나누며 내 자신의 안락을 위해 쓴 적도 없다.
나는 다른 나라의 돈을 갖고와 내 나라에서 쓰고 살고있다.
어떻게 보면 내가 궂이 한국에서 살 이유가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한국을 떠나지 못하고 나의 아이들에게 불편하게 '외국인 등록증'을 가지고, 외국인 성을 가진 나의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받게 하면서도, 내가 아이들 보증인이 되어 이나라에 살고 있는 이유는, 아직도 나는 한국에 대해서 희망을 버리지 못한 바보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유 한 가지다.
어쩌면 내가 마지막으로 희망을 갖는 곳은 바로 이 곳, 더불어 숲일 지도 모른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내가 한국을 버리기 전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이 곳 더불어 숲이다.
이 곳에서조차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나는 주저 없이 한국을 떠날 생각이다.
이런 내가 너무나 바보 같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한국이 너 필요 하지도 않고, 너 하나 없다고 한국이 불편해하지도 않거든, 네가 있던 없던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 바로 네가 떠나지 못하는 너의 조국 한국이야. 너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바보 같은 외사랑만 줄기차게 하는 병신이야. 정신차려.'

'사랑'은 알아 주기를 바라는 그 어떤 '댓가'들을 바라고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나는 나의 주제를 잘 알고 있는 병신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더불어 숲의 가족에게 누가 된다면 언제든 떠날 준비는 되어있다.
더 이상 바라는 욕심도 없고,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 연연하지
않을 준비는 항상 되어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그렇게 뜨거운 맛을 보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상처받는 것을 감히 두려워하지 않고, 또 다시 옷을 벗고 흉한 모습을 보여 준 어느 미친년이 횡설수설 주절거리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25 '더불어숲'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5 뚝딱뚝딱 2013.06.16
3324 2012년 성공회대 종강콘서트 차임벨연주 뚝딱뚝딱 2012.12.16
3323 2012년 12월 13일 (목) 성공회대학교 종강콘서트 뚝딱뚝딱 2012.12.07
3322 제10기 청년 인권학교 - 인권을 배우자, 그리고 행복해지자! 인권연대 2012.12.05
3321 한국헤르만헤세 출판사입니다 1 박형희 2012.12.04
3320 대란(大亂) 노동꾼 2012.12.02
3319 서화달력 관련하여~~ 1 소영 2012.11.16
3318 좋은 그림 학습자료 이용가능한지요? 바람개비 2012.11.14
3317 이대 대학원 특강(2012.11. 21) - 신영복교수 뚝딱뚝딱 2012.11.06
3316 [인권연대]96차 수요대화모임(2012.11.28) - 신율(명지대 교수) 인권연대 2012.11.02
3315 <더불어숲 고전읽기반> 모임을 시작합니다. 1 웃는달 2012.10.30
3314 제10기 청년 인권학교 - 인권을 배우자, 그리고 행복해지자! 인권연대 2012.10.30
3313 동탄후마니타스아카데미 <특별강좌 신영복 교수님의 "공부-가장 먼 여행"> 1 뚝딱뚝딱 2012.10.26
3312 가짜 희망 1 김영희 2012.10.26
3311 조선대학교 "문화초대석" 강좌 - 신영복과 더숲트리오 뚝딱뚝딱 2012.10.26
3310 신영복 교수의 아름다운 글씨로 만든 그릇들 1 뚝딱뚝딱 2012.10.24
3309 시가선집의 친필 내용.. 박종선 2012.10.22
3308 문의드립니다. 오준택 2012.10.22
3307 선생님, 연락바랍니다. 6 한경실 2012.10.12
3306 문의 디려도 되나 싶으며 여줘봅니다,, 4 이은희 2012.10.07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