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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개인적인 엄살을 이렇게 공개적인 장에 털어놔도 되는걸까요?)




마음을 헝클어 놓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얼음 박힌 흙살로 굳어버리지 않도록, 되도록 어지러이 헝클어놓는다. 생채기 난 살갗이 당장은 쓰라리더라도 질식하지 않아 호흡할수 있게끔. 어쩌면 숱하게 상처입어 온 자의 자기기만일까. 뭐 이까짓 정도쯤의 상처는 반창고로 덮지 않고 버티겠다는 오기. 인간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일뿐 아니라 상처입기 위해 태어났다 여기기로 하였다. 그랬더니 한층 가볍고 대범해진다.

삶의 풍파를 두고 음악가의 직업정신을 들먹여본다. 틀린 음을 고치고 싶어한다던지, 우선 들으려 한다던지, 듣고 그때그때 반응하여 답을 주기는 커녕, 이해하는데만도 남들보다 한참 더디다던지, 설사 이해했다 하더라도 들려주는데 틀린음을 내지 않으려 웬간히 노력한다던지, 그렇다하더라도 틀린음 범벅인 자신을 좀처럼 믿으려들지 않는다던지..그러나 대전제의 정체성은 표현하고야 마는 딴따라이므로 틀린음은 감출래도 감출수가 없다던지..  

신영복 선생님은 서도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붓글씨를 쓸때 한 획의 실수는 그 다음 획으로 감싸고, 한 자의 실수는 그 다음 자 또는 다음 다음 자로 보완된다. 마찬가지로 한행의 결함은 다음 행의 배려로 고친다. 이렇게 하여 얻은 한 폭의 서예작품은 실수와 보상과 결함과 사과로 점철되어 있다. 그 속에는 서로 의지하고 양보하며 실수와 결함을 감싸주는 다사로운 인정이 무르녹아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부러워 죽겠는 서도의 관계론과 틀린 음 투성이인 나의 음악과 흉터 아물길 없다 앙앙대는 나의 삶, 그 엄살의 역사를 절묘하게 교접시킬수 있을까.

하나 더, 이렇게도 말씀하셨다.
"고통이 견디기 어려운 까닭은 그것을 혼자서 짐 져야 한다는 외로움 때문이다. 남이 대신할 수 없는 일인칭의 고독이 고통의 본질이다. 여럿이 겪는 고통은 훨씬 가볍고, 여럿이 맞는 벌은 놀이와 같다. 어려움을 견디는 방법은 이와 같아야한다."

얼음박힌 흙살로 단단히 굳힐 것이 아니라, 틀린 음과 실수와 실패로 점철된 과거의 역사를 파헤치며 현재의 나와 다시 정면으로 대면할 것. 단 일인칭의 고독이 주는 미혹을 죽어도 경계할 것. 대신 가족과 친구와 지인들을 살살 괴롭힐 것. 살살..

오래전 여린 나를 뒤흔들었던 경구.  
"첩경과 행운에 연연해하지 않고
역경에서 오히려 정직하며
기존과 권부에 몸 낮추지 않고
진리와 사랑에 허심탄회한
스스로 선택한 우직함으로 살아갈 것."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스스로 선택한 우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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