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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7.02.06 21:40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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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 웃음!
그 글의 제목은 라프 (laugh)였다.
한 교실에 나이드신 담임 선생님이 몸이 편찮아 휴가를 내시고,
대신 새내기 여선생님이 임시로 오셨다.
그 선생님의 얼굴은 예뻤고, 처음하는 선생님은 여러가지로 어색하고 서툴었다.  한 아이가  선생님의 그 어색하고 서툰 몸짓에 오히려 마음이 끌리게 되고, 차츰 선생님에게 많은 관심과 호감(?)을 갖게 되었다.  조금은 부끄러워하는 듯한 얼굴 표정, 어쩌다 틀리곤 하는 말투 등, 그날, 선생님이 열심히  칠판에 판서를 하다가 설명하기 위해 막 돌아서는 순간, 그 아이의 입가에서 자기도 모르게 풋! 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웃긴했으나 그 소리가 실제로 그리 크진 않았다. 분명한 것은 선생님이 무엇인가 심각하게 설명하려는 때,  아이가 웃었다는 것이다. 하필이면 선생님이 돌아서는 순간에 웃었고 둘의 얼굴은 서로 마주쳤다. 순간 선생님의 표정은 달라졌다.  
'너, 나와!'
아이는 쭈볏대며 걸어 나갔다.
'웃었지?'
'네.'
'왜, 웃었어?'
선생님은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
'너, 수업 끝나고 남아.'
아이들은 다 돌아가고 텅빈 교실에 선생님과 그 아이 둘이서만 남았다.
'한 시간 동안 계속 웃어. 그게 벌이야'
벌로 한 시간 동안 웃으란다.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며  신나할 때 혼자 교실에 남겨져 웃으란다. 하지만 아이는 웃을 기분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웃을 일이 생각나지 않았다.
'......'
'빨리 웃어, 시간 끌지말고.'
'웃을 일이 없어요.'
'그래도 웃어! 벌이니까!'
선생님은 단호하게 말했다
'......'

'제발, 웃어라 '
나중에는 선생님이 사정이라도 하듯 말했다.
아이는 생각했다, 전혀 웃을 일은 없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선생님을 위해서 웃어야겠다고, 그리고 처음에는 그냥 소리 내어 억지로 웃었다. 그런데 한번  웃음 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모든게 웃기게 느껴졌다. 그 일 자체도 웃겼지만  별일이 다 생각나 웃었다. 한참을 그렇게 눈물이 날만큼 큰 소리로 정신없이 웃었다.
  그리고 이제 되어겠거니하고 웃음을 멈춰 선생님을 살펴 보았다.
  아! 세상에......, 선생님은 책상에 엎드려 울고 계셨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 선생님의 어색하고 서툰 몸짓까지도 선생님이 좋아 얼핏 웃음이 나왔지만, 선생님은 화를 내셨고, 나오지 않는 웃음을 선생님을 위해 억지로 웃었건만,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선생님을 울리고 말았다.  일이 되어지는 양상, 세상은 엉망진창, 아이도 선생님을 따라 울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울고나서 서로를 바라본다. 그때서야  서로의 진정성을 눈을 통해 알게되고, 따뜻함으로 말을 건넨다.
  얼마후 아이는 너무 기분좋은 모습으로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려가고,
선생님은 창밖을 내다보며 아이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난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 신영복 선생님의 '처음처럼'서화집 출간을 축하드리고
애쓰신  이승혁 선배, 장 -모님 께도....축하!
선생님 싸인도 받고, 기대가  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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