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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歌(가)를 했으니 舞(무)를 하러 갑시다.”
'음주 가무'를 해야 하는데 이미 음주가 되어 '가'까지 즐긴  
술이 취해 출입문을 못 찾고 헤매는 우리를 가르치시는 작가 선생님은 택시를 태워
작업실로 보내드리고 난 후 우리끼리 '무'를 하기 위해 나이트로 향했다.
“언니, 난 정말 춤 못 춰.”
“야, 글을 쓰려면 편식을 하면 안 돼. 이것저것 다 먹어 봐야 해.”
“나, 정말 언니 때문에 가는 거다. 나 이런 경험 처음이거든.”
“살살 할게. 염려 마.”
그렇게 해서 우리 4명은 나이트로 향했다.
들어가자마자 실컷 춤이나 추자는 심산으로 난 바로 일어서 플로워로 향했다.
내가 누눈가, 고등학교 때 무용선생님이 무용과를 가라던 사람 아닌가.
“같이 나가자.”
“언니, 난 싫어. 그냥 여기서 가방만 지킬게.”
“그 가방 돈 없어. 나를 지켜 줘. 그러니 나가자.”
“늙은 언니를 누가 데려 간다고, 데려가면 경사 난 거고, 언니, 나 여기까지 온 것도 정말 대단한 모험이야. 이건 전부 언니를 위해 오늘 모험한 거야. 그러니 여기서 더 강요하지 마.”
“그래라. 그럼 우리끼리 추고 올게. 가방 껴안고 잘 있어.”
그 년을 놓아두고 다른 두 명을 부추겨 우린 셋이서 플러워로 나갔다.
나의 강요에 못 이겨 함께 나간 두 년은 지독한 몸치들이었다.
‘이건 정말 장사 안 되겠네........이렇게 뻣뻣할 수가........’
“우선 눈을 감고 음악에 귀를 기울여. 그리고  그 음악이 네가 써야 하는 원고지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리고 그 원고지에 네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거야. 너의 몸으로.”

좀 나아지긴 한 것 같은데........
한참 가르쳐야 되겠구먼.......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는 우선 모방을 해야 하듯 필사를 해야 해. 춤도 마찬가지야. 그러니 필사하는 마음으로 내가 하는 동작을 그대로 따라서 해 봐.”
귀가 찢겨 나가 듯 쿵쿵거리는 음악으로 소리를 질러대며 가르치는 내 목소리는 점점 쉬어가고 있었다.
‘이거 교육환경 정말 열악하네........’
그렇게 일 차 수업을 마치고 자리에 돌아오니 갑자기 웨이터가 내 팔을 끈다.
‘뭐지? 내가 뭘 잘못 했나? 내가 너무 춤을 잘 췄나?’
나를 데리고 가서 눌러 앉힌 자리는 남자 둘이 앉아 있는 자리였다.
내 앞에 앉아 있는 남자들은 내 아들 재홍이보다 조금 나이 들어 있었다.
돌겠구먼.......
이건 아니잖아~~
“실례지만 몇 살이에요?”
“31살이요.”
“내가 몇 살 같아 보여요?”
“30대 중반이요.”
조명이 너무 어두운 게야.......
“31살이 왜 30대 중반과 놀려고 해요. 그리고 내가 조금만 마음을 잘못 먹었으면
지금 댁 같은 아들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무리하지 말고 그냥 맞춰 노세요.”

자리로 돌아와 보니 가방만 지키고 있겠다던 년이 딴 짓을 하고 있었다.
"언니, 저 아이 너무 순수한 것 같아.”
“누구?”
“저 웨이터.”
힐끗 쳐다보니 순수와 전혀 친하지 않게 생긴 교활한 꽃미남이었다.
오, 하나님, 난 못 살아. 처음에 내숭을 떠는 년들이 나중에 항상 이렇게 엄청난 짓을 저지른다니까........
“어떻게 순수한데?”
“내가 글을 배우는 사람인데 취재를 하고 싶다고 잠시 얘기를 했거든. 그런데 말을 해 보니 너무 순수한 거야.”
아~ 쪽 팔려!!! 난 몰라!!
그냥 내가 너에게 관심이 있다고 하지, 거기에 왜 글은 갖다 붙이냐고!!
글을 쓰는 것들이 꼭 취재다 뭐다 해서 작업을 시작하지..........
저 교활하게 생긴 놈이 이제 우리를 얼마나 미친년으로 보겠어........
난 몰라........
다른 웨이터들에게,
“야~저기 저 테이블에 미친년들 왔어!” 할 것 아닌가........
이 년과 다른 한 년은 술이 취해 맛이 갔고, 운전 때문에 술을 안 마신 나는 지금의
상황을 앞에 두고 숨고르기를 해야만 했다.
“언니, 저렇게 산다고 우습게보면 안 돼. 저 아이는 지금 너무 순수하게 사는 거야.
너무 이쁘게 살고 있다고. 그런데 언니, 저 아이와 좀더 얘기를 하고 싶은데, 저 아이와 얘기를 하려면 양주를 시켜야 하거든.”
미친년, 네가 이쁘게 보이는 것은 검둥이 개가 햟아 놓은 듯한 저 놈의 상판이겠지....
“그럼 저 아이는 맥주는 안 되고 양주 앞에서 순수해 지는 거니?”
“아니. 저 아이도 우리와 함께 얘기하고 싶은데 여기에 묶인 몸이니 눈치를 봐야 하잖아. 그런데 양주를 시키면 눈치를 안 보아도 된다는 얘기지.”
아, 신이여. 박 명아가 죽일 년입니다. 왜 내가 이 년들을 여길 데리고 온 것일까,
하지만 내가 데리고 들어 왔으니 이 년들의 꿈은 일단 박살나게 해 주어야 한다.
“그럼, 양주 시키고 웨이터 불러.”
그러자 갑자기 이 년이 포니테일로 묶고 있던 긴 생머리를 풀어 헤쳤다.
‘뭐지? 술이 너무 취해 내 말을 못 알아들었나........웨이터를 부르라니 왜 머리는 풀어 헤치고 G랄이지??’
지 딴에는 아주 섹시하다고 생각한 포즈로 술이 취해 풀어진 눈으로 길게 풀어헤친 생머리를 매만지고 있는 년은 내가 보기엔 거기에 칼만 물면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귀기마저 감도는 구미오 같아 보였다.
어느 정도 섹시한 포즈가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년은 의기양양하게
‘야~우리의 애절한 사랑이 이제야 이루어졌어. 어서 와.’ 하는 표정으로 웨이터를
불러 양주를 시켰다.
필리핀 거지처럼 교활하게 생긴 꽃미남 놈은,
“누님, 한 잔씩 드세요.”하며 우리 잔에 술을 따랐다.
웩~~~~~
이게 문학을 한다고 G랄을 하는 이 년이 말한 순수란 말인가.
썩을 년 같으니.........
나는 까무잡잡하게 생겨 가지고 교활한  미소를 짓고 있는 놈에게 물었다.
“몇 살이에요?”
“29살입니다.”
양주 앞에서 순수해지는 이놈을 부른 년은 32살의 유부녀다.
같이 술이 취해 또라이가 돼서 순수하다고 맞장구를 치는 24살 먹은 년도
있었지만........
물론 나이가 중요한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나이는 구질구질하고 추한 의미가 되어 내 앞에 끌려 와 세상을 향해 눈물 흘리고 있었다.
나는 순간 문학을 한다는, 결혼을 하여 아이를 2명이나 낳은 이 년의 목을 따고 싶었다.
기분이 발바닥이 되었다.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아 자리를 털고 일어 서 플러워로 나가 꿀꿀하여 발바닥으로 가라앉은  내 기분에게 화를 내듯 내 발바닥에게 화를 내며 발광하듯 춤을 췄다.
‘에이, 이왕 버린 몸, 운동이나 열심히 하고 가자.’
실컷 춤을 추고 땀을 흘리고 돌아오니 다시 양주를 한 병을 더 시킨 그 놈은 열심히
매상 올리기에 바빴다.
‘그래. 열심히 해 봐라.’
나는 목이 말라 물 한 잔을 마셨다.
“누님, 한 잔  받으세요.”
나는 그 아이의 얼굴을 서글프게 바라보았다.
‘자르고 말지.......사내자식으로 태어나 먹고 살 일이 이것 밖에 없었나........
자신이 땀 흘릴 각오만 되어 있다면 지천으로 일은 흐드러진 세상 아닌가.......
하긴 이런 상황을 만든, 이런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게 만든 우리들이
더 나쁜 년들이지......'

“나, 운전해야 하니. 매상은 저년들에게 올려요.”
그러나 이제 매상을 올리기엔 너무 취해 더 이상 술을
년들의 몸에 퍼 넣을 수가 없다는 것을 인지한 놈은 결론을 말했다.
“저, 계산 해 주세요.”
“얼만데요?”
“00인데요.”
“계산서 가져 와요.”
그 때부터 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계산서를 내미는데 처음의 값과 다르다.
계산서를 요구한 괘씸죄에 걸려 더 인상된 것이다.
“여기 붙은 가격은 뭐지요?”
“그 것은 제가 매상을 올리고 한 병당 얼마씩 제가 먹는 거예요.”
나는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어 카드를 꺼냈다.
내가 카드로 계산을 할 것을 안 놈은,
“요 앞에 바로 현금 인출기가 있는데요. 현금으로 해 주세요.”
“그래요? 제가 현금이 없다면 어떻게 하시려고 현금 인출기에서
현금을 뽑으라고 하시지요? 그럼 우리 서로 적당한 선에서 협상을
해야 겠지요. 현금으로 하면 카드 수수료 5%에 세금까지 안 내니  
우수리는 떼지요. 솔직히 말해 현금으론 그 것 밖에 없어요.”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
이 치사한 쓰레기야.

이놈을 순수하다고 부른 년이 자고 있다 우리들의 대화를 들었는지 부스스 일어나
계산서를 빼앗아 본다.
그러더니 갑자기 년의 표정이 달라진다.
“이게 뭐야! 이게!”
평소 그 년의 성질을 알고 있는 나는 일났다, 싶어 얼른 계산을 하고 그 년을 끌었다.
하지만 이 년은 나오지 않고 문 앞에서 발버둥을 치며 난리가 났다.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도대체 너 왜 이래! 그럼 뭘 기대했니?”
“적어도 나에겐 이럴 수 없어! 나에겐  순수해야 해!”
나는 이 년의 정신이 들게끔 소리치기 시작했다.
“야! 이 미친년아! 그 놈에게 순수는 매상 많이 올려주는 거야! 정신 차려!
네 년의 시야가 그러니 매양 쓰는 글이 그 모양이지! 솔직히 말할까?
넌 문학을 한다는 허례의식에 빠진 미친년일 뿐이야. 문학합네하는 너를 하늘처럼 우러러 보고 사는, 고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한 성실하고 순진한 너의 남편을 사기쳐서 등골을 빼먹고 사는 나쁜 년일 뿐이야! 순수! 순수는 너의 집에 가서나 찾아! 지금도 네가 문학을 한다는 열정에 속아 넘어가 일찍 퇴근해서 너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을 너의 남편에게 가서 찾으라고! 내 말이 틀렸니? 더 심하게 얘기해 줄까? ”
년이 움칠했다.
"그래! 난 그런 년일 뿐이야. 내 글도 그렇고 나도 허접해!"
상처를 건드리자 정신이 조금 드는 대신 발광의 도는 더 심해졌다.
일단 일보 후퇴다.
"그래 그러니 제발 이제 좀 나가자."
난 애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을 듣지 않는다.
힘은 또 왜 그렇게 쎄고 무거운지........
‘이 년은 문학을 몸무게로 했나.’

“아니야! 이건 아니야! 이럴 수는 없어.”
이건 완전히 실연을 당한 년이구먼.......
순간 이 년을 버리고 그냥 가 버릴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도대체 너 왜 이래? 너 그 순간에 그놈을 소울 메이트라고 생각하기라도 한 거니?
내가 보기에 그 놈은 소울 메이트가 아니라 너 같은 미친년들의 소울 메트리스 같다. 영혼의 동반자가 아니라 네 년의 영혼을 걷어 갈 놈 같다고. 너 겨우 이 정도야!
이 정도일 뿐이냐고! 지금 우리 꼴을 봐! 이게 뭐야! 나이트 앞에서 울고불고 하는 너와 너를 뜯어 말리고 있는 나....우리가 얼마나 더 추해지고 망가져야 하냐고! 이게 네가 원하고 추구하는 문학이냐! 제발 정신 차려! 이 년아!!”
정말 내 동생 같으면 따귀를 갈겨서라도 정신을 차리게 하고 싶었다.
힘이 너무 센 년을 당할 수가 없어 다른 년들을 부르니 다른 년들은 술에 취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울고 싶었다.
박명아....오늘 톡톡히 벌 받는구나....
뒤에서는 이 년들 오기만 해 봐라, 당장 영업 방해로 경찰서에 쳐 넣을 터이니, 하는 표정으로 웨이터들이 팔 장을 끼고 우리가 하는 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잘못하면 경찰서 닭장에서 하룻밤을 세우고 그 다음날 즉결을 받아야 할 판이었다.
나의 등에 식은땀이 흐리기 시작했다.
내가 너와 다시 술을 마시면 사람이 아니다.....
중이 고기 맛을 보면 절간에 빈대가 남아나지 않고 촌년이 바람이 나면 속꼿을
터 놓고 다닌다고  순진하다고 내숭 떠는 년 그냥 그대로 살다 죽게 놔두지,
괜히 데리고 와서 지금 내가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벌 받아야 해....박 명아.....


앙~~~~~~~~~~~~
년이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더니 울먹인다.
“언니, 나 그 놈과 간접 키스까지 했어.”
“뭐시라???  고 말이 시방 무슨 말이여?”
“그 놈이 내가 입술이 터진다고 했더니 자신이 바르던 찹스틱을 발라줬어.”
“헉~그럼 너 에이즈 걸리는 거 아니니?”
“아니야. 에이즈는 혈액 외에는 안 걸려.”
썩을 년 이런 데에는 또 빠삭하네.....
“야~그럼 됐어. 그리고 그 찹스틱, 그 놈이 영업용으로 가지고 다니다가 너처럼
미친년들에게 죄다 발라 주었을 거야.”
“정말 그럴까? 언니?”
년은 눈물을 그렁그렁 묻힌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아 어쩔 거니.......이 길을 잘 못 든 순수하다 못해 자존심마저 팽개친
백치같은 이 세속인을.......’

그러더니 그 다음날 메일을 보내 미안하다고 누누히 사과하고
다음에 창작강의에 다시 만났을 때 편입 선물로 책을 선물하며 하는 말,
"언니, 난 아직도 그 아이가 그런 애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어.
분명 다른 이유가 있었을 거야."
'으악~~~
나 빨리 이 세계를 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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