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2007.02.20 09:12

빨간내복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설날이 되면 새배돈을 받을 수있다는 소박한 계획으로

기다렸다가.나에게 주어진 백원으로 십원짜리 저금통을 사곤 했습니다.

그리고 90원을 거기에 넣는 거죠.



십원짜리 저금통은 모양이 십원짜리처럼 생겼었는데..

혹시 기억나는 사람 있을지..



연날린 기억도 없고..

별 추억이 없는 밍밍한 어린시절을 보내서인지..

연탄불에 가래떡 구워먹던 일

한동네사는  나보다 나이도 어린꼬마가 늘 대문밖에서 놀자.....부르면

나가서 함께 그 추운 골목에서.유리구슬치기 하던일..(알롱쏠롱이라고 불렀어요)

손은  늘..터서 목욕탕갈때가 되면 피도 나온곤 하던 시절..

내복도 한달에 한번 갈아입고..그랬었는데..



빨간내복 입는 달은..그것 자랑하느라 조금 내놓고 다니고


지금 생각하면 참 어설프기 짝이 없는 행동들인데..

왜 그 당시엔 내 희노애락을 좌우했던지..

----

지금 나에게 내 희노애락을 좌우 하는 것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봅니다.



돈을 좀 많이 벌게되면..기쁘겠죠

내가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것을  별 걱정하지 않고.줄수있으면 ..기쁘겠죠.

내 딸..내가 책임져야할..사람들의 인생이 편안하면 걱정이 없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수있으면...마음아프지 않겠죠.



나의 건강...

영화관이나..목욕탕까지.걸어갈수있는 건강..



그 나머지는..

뭐가 있을까요.



나의 희노애락..



빨간내복만으로도..학교길이  뿌듯했었는데..

40년 정도 지나고보니..많이 변했네요



내 딸을 바라보면서 저 애도 내가  빨간내복을 자랑하듯..

자 엠피쓰리를 자랑하는 건가..? 늘 귀에 꼿고 다니거든요..



사람들마다..저마다 나름대로 빨간내복이 있을 듯합니다.

멋진 자동차가 될수도 있고..

외국이름이 줄줄나오는 지식이 될수도 있고.

멋진 외모.

돈많이 벌어오는 남편..

공부잘해서 학벌이 튼튼한 자식...



나름대로 빨간내복이 될만한 것들이죠..

별로 가진 게없는 나에게..

빨간내복은...혹시 신영복선생님이 아닐까..

새해 아침 이런 생각을 합니다.


친척들이 오고가던 시절을 다 보내고

이제 그분들  다른 세상으로

꼭 오시던  전주 작은 아버지마져..못오시니

그냥 우리식구만 맞이한 설날입니다.


아버지의 빨간내복은  친척들이 가져다 주는 아버지에 대한 믿음과 존중이었는데

전쟁터에서 장수들을 다 잃어버린 대장처럼..

아버지는 오늘 아침..단촐하게 새해를 맞이합니다.

우리들의 빨간 내복도..세월 앞에서..

무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25 숲 - 동행 김성장 2003.04.09
3324 '고들빼기' 달선생 2004.08.05
3323 "신영복"을 읽고서. 새벽별 2011.07.23
3322 '일용잡급직'이 학점준다면 지식배달사고!(오마이뉴스) 이명옥 2007.09.24
3321 22. 점선뎐! 9 좌경숙 2011.06.09
3320 30. “이건 글이 아니다. 타자 일 뿐이다.” 5 좌경숙 2011.08.04
3319 No problem No spirit 18 박재교 2004.06.04
3318 SBS 스페셜 '금강산 사색' 7 달선생 2007.07.02
3317 [잡담 2] 늘보 이야기 1 유천 2006.09.25
3316 가을 산방 여행 달선생 2004.09.19
3315 고마운 선물 그리고 생각없는 교육에 대하여... 3 레인메이커 2003.05.17
3314 그 나물에 그 밥인 줄 몰랐다. 양철북 2008.05.23
3313 김정아님 ! 고맙습니다. 시청자 2004.09.06
3312 나무 ? 너도나무 2003.07.26
3311 내 마음속의 고래 1 고래를 위하여 2009.06.26
3310 내린천을... 5 좌경숙 2005.08.27
3309 누구를 위한 수련회인지..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3 레인메이커 2003.04.17
3308 덜무드 오무쿠 신부 초청 <생명, 우주, 영성> 강연 안내 모심과 살림 연구소 2006.02.02
3307 멀리 계신 l.t.kim 선생님께 부탁 한 말씀! 문봉숙 2006.08.29
3306 발을 씻어 드릴 수 있는 마음으로 ^^* 1 레인메이커 2003.04.23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