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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7.03.02 11:56

봄이 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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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년 새학기 시작하는 날입니다.
간밤에 꿈자리는 뒤숭숭했습니다.
담배 한 대 피우며 보니 봄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담임했던 아이들 2학년으로 보내고,
달포를 앓던 시를 썼습니다.


< 봄이 오는 이유 >

봄이 오는 이유는
겨울이 낡았기 때문이다.
세상을 향해 숨구멍 하나만 열어 두고
차가운 얼음으로 자신을 닫은
강을 향하여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았던
삭풍에도 입을 다물지 않았던
소나무와 잣나무와,
떡갈나무들이 주고받은
숨결들이 불어와서 드디어
풀리는 강물
여린 잎맥으로 흐르는 수액의 수군거림이 되고
높은 하늘가로 나는 새들의 지저귐이 되고
갈매빛 나무들이 일제히 함성을 내지르는
그 참세상을 위하여
봄은 오는 것이다.
차르르 윤기나는 풀밭을 위하여
소낙비 그치고 달뜨는 여름을 위하여
우리 모두가 따뜻한 겨울을 만들기 위하여
밤새워 깃발을 만드는 사람들의 아침을 위하여
낡은 겨울을 밀어내고
봄은 오고야 마는 것이다.


    *       *        *


우리 지회 조직부장인 학균샘이 오늘 아침 지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지난해 한문 소모임을 만들어 맹자강독까지 마치고,
머리 희끗희끗한 나이임에도 모두들 꺼려하는 지회 일꾼이 되어
늘 웃는 얼굴로 힘을 주는, 내가 무척 좋아하는 선생님이다.

새학기 시작날 이런 좋은 시를 읽을 수 있어서,
이런 시를 잉태하고 출산할 수 있는 낮고 차분한,
그러나 씩씩하고 힘찬 학균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이런 멋진 선배 곁에서 동지로 함께 할 수 있어서,
낡은 겨울을 밀어내고 마침내 오는 봄을 꿈꿀 수 있어서,
마음 저 밑바닥부터 환하고 생기발랄한 힘이 마구 솟는다.
그렇게 시작하는 새학기 첫날이다.
새로 만나는 아이들과 새롭게 시작하는 첫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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