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내기모임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수업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새내기인데, 혹시 새내기에게 오랜내기처럼 비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지요. 오신 분들이 선생님과 모임에 대해 물어보면, 이 물음을 제 안에 온전히 익혀서 답을 하지 못할 터인데, 어찌 대답해야하나라는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지요. 어제 모임에 얼굴은 비추지 못했지만, 제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뜻을 짧은 글을 빌어 표현합니다. 환영의 뜻으로^^
“같이 놀래?”
미국 TV 토크쇼 중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이 있다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는 언젠가 집중적으로 마리아 슈라이버(Maria Schreiber)라는 아동문학가가 쓴 《티미는 왜 저래? What's Wrong with Timmy?》라는 책을 소개했다. 한 시간에 걸쳐 예화를 들어가며 윈프리가 소개한 이 책은 케이트라는 여덟 살짜리 소녀가 이웃에 새로 이사 온 소년이 혼자 공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엄마, 쟤는 왜 저래?” 라는 질문을 하는 데서 시작한다. 다운증후군으로 정신박약인 티미가 공놀이를 하는 모습이나 부정확한 발음으로 천천히 말하는 품이 여느 아이와 달랐기 때문이다.
엄마는 케이트를 티미에게 데리고 가서 소개하고, 티미도 ‘너와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아이’라는 것을 가르친다. “네가 산수 문제를 풀 때 어려워하듯이 티미는 무엇인가 배우는 데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뿐이란다.” 엄마의 말을 이해한 케이트는 티미와 인사를 나누고 함께 농구를 하며 놀자고 제안,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들도 가담해 모두 함께 어울리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하나도 새롭거나 재미있을 것 없는 도덕적 이야기이지만, 영향력 있는 토크쇼에서 이 책을 다룬 것은 물론 교육적인 목적이다. 직접 출현한 작가 슈라이버는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생각하는 법’, 즉 장애를 가진 친구도 공포와 놀림, 또는 동정의 대상이 아닌 자신들과 똑같은 인간임을 가르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토크쇼 중에 윈프리는 탐 설리반이라는 시각장애인 사업가와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설리반은 절망과 자괴감에 빠졌던 자기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말은 단 세 단어였다고 했다. 어렸을 때 혼자 놀고 있는 그에게 옆집 아이가 “같이 놀래?(Want to play?")라고 물었고, 그 말이야말로 자신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인간임을 인정해 주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말이었다고 했다. - 『문학의 숲을 거닐다』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