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글 / 조병은 영역 / 신영복 그림
(출판된 책과는 다르게 이곳 홈페이지에서는 신영복 선생님께서 직접 그리신 그림을 실었습니다)
1966년 이른 봄철 서울대학교 문학회의 초대를 받고 회원 20여 명과 함께 서오릉으로 한나절의 답청(踏靑)놀이에 섞이게 되었다.
An early spring day in 1966, I joined a group of about 20 students in a half-day picnic to Seo-o-reung Tomb at the invitation of a literary club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불광동 시내버스 종점에서 서오릉까지는 걸어서 약 한 시간 길이다. 우리는 이 길을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나도 4, 5인으로 한 덩어리가 되어 학생들의 질문에 가볍게 대꾸하며 교외의 조춘(早春)에 전신을 풀어헤치고 민들레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걷고 있었는데, 우리 일행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 여섯 명의 꼬마 한 덩어리를 뒤늦게서야 깨닫게 되었다.
It is about an hour-walk distance from Bul-kwang Dong shuttle bus terminal to Seo-o-reung. We walked in threes and fours, joyfully chatting with one another. I, too, walked with a group of four or five, responding lightly to students' questions, while opening myself to the early spring weather of the suburb and sauntering in the breeze as jocundly as the floating dandelion seeds. It was some time later that I found a group of six boys walking in the same direction, either walking behind us or walking ahead of us.
'청구회 추억'의 추억
1966년 9월 우리 '청구회' 회원 중 2명이 교체되지 않을 수 없었다
1966년 이른 봄철 서울대학교 문학회의 초대를 받고
1967년 6월 나는 수술 후 완전히 회복
1968년 7월까지 중학교에 진학한 회원은 조대식 1명
66년 임관 직후 내가 예의 그 허술한 국민복 상의를 벗어버리고
가칭 '독수리 부대'이며, 옷차림이 똑똑치 못한 이 가난한 꼬마들
과연 길 저편의 전봇대 뒤에 꼬마 둘이 서 있었다
그 후 나는 서울지방법원 8호 검사실에서
그들의 대답은 훨씬 친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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