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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보내는 할머니의 응원

어느덧 12시가 넘었습니다.
영주의 도로를 가득 메운 채 거친 호흡을 쏟아 내던
건각들도 대부분 골인지점 매트를 밟아
이제는 길거리에도 주자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벚꽃 피어난 주로에 바람이 불어 옵니다.
땀을 식혀 주던 봄날의 시원한 바람은
무르익어 가는 봄날의 온기 덕분인지
이제 따사로운 햇살을 품었습니다.


마지막 언덕길을 향해 걷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힘겨운 몸짓을 하며 달려오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허리는 봄날의 하늘조차,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의 만개조차
편안히 바라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굽어 있습니다.


길가에 서 있던 사람들이
힘내시라고 박수를 쳐주며 응원합니다.
나도 덩달아 빈약한 응원을 보탭니다.


힘겹게 달리던 할머니가
언덕길을 오르시느라 지치셨는지
레이스 패트롤 봉사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10여명의 레이스 패트롤 봉사자들이
할머니를 빙 둘러싼 채 할머니의
왜소한 다리에 스프레이를 분사하고,
종아리를 주물러 드립니다.

그리고 또 다시 출발.
할머니는 또 힘겨운 발길을 내딛습니다.

할머니의 등 뒤에는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열심히 살라는 당부를 담은
응원 문구가 매달려 있습니다.

할머니의 등 뒤에 매달린 응원의 문구는
나를 위해 쓰여진 것 같았습니다.
짧은 글귀는 추상같은 가르침이 되어
지금도 내 삶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내가 한 발을 내 딛지 않으면
조금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마라톤의 원시적인 정직함을 좋아합니다.

봉사자들도 할머니를 에워싼 채 응원을 보탤 뿐
할머니를 대신해서 발걸음을 내 딛을 수는 없습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는 말씀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영주모임의 후기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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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혁 그루터기님의 고마운 메시지 잘 받았습니다.
* 염려해 주신 덕분에 영주에서의 마라톤 모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 고은님의 별장(시골집)에서 다른 클럽에서 오신 분들과 어울려
* 봄밤의 풍성한 만찬을 즐겼습니다.
* 이재학 님께서 10킬로미터 부문에서 입상을 하셨으며,
* 참가하신 모든 분들 즐겁게 완주했습니다.
* 영주모임 사진은 더불어숲마라톤클럽 사진게시판에 등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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