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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이상향, 접을 수 없었던 이상국의 꿈
[서평] 플라톤의 대화편 <크리티아스>
    이명옥(mmsarah) 기자    

최근 '아틀란티스' 대륙으로 보이는 도시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그 흔적은 플라톤이 <크리티아스>에서 소개한 '환상의 섬 아틀란티스'의 모습과 똑같다고 한다.

플라톤이 <크리티아스>에서 '아틀란티스'를 언급한 이래, 오랜 세월동안 '아틀란티스'가 신화냐 실재한 섬이냐를 놓고 끊임없는 논쟁이 있어왔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놓치고 싶지 않은 이상향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 때문이 아닐까?

우리나라에도 '이어도'라는 이상향 이야기가 제주도를 중심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고, 내륙에서는 나무꾼이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꽃과 과일이 만발한 평화로운 마을(신선들이 사는)에 들러 그들이 내 준 천도복숭아 비슷한 과일을 먹고 놀다 돌아와 보니 자신이 알던 사람들은 다 죽고 없더라는 식의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인간은 누구나 마음속에 '유토피아' 품고 꿈을 잃지 않기에 현실의 고통과 괴로움을 감내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플라톤의 후기 저작으로 알려진 <크리티아스>는 철인이 통치하는 이상적인 공화국을 꿈꾸던 플라톤이 파란만장한 굴곡과 좌절의 일생을 보내고 난 뒤 쓴 대화편이라고 한다. 그는 <크리티아스>에서 주인공인 크리티아스의 입을 빌어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의 건국, 지리적 특징, 자연환경, 생산물, 도시와 신전의 구조, 통치 체계와 법률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처음부터 한 목소리로 아틀란티스의 이상적인 정치 형태에 대해 소개하던 플라톤은 마지막에 아틀란티스 지도 계층의 타락을 언급하며 목소리의 톤을 확 바꾸어 그들을 징벌하기 위해 제우스신이 조치를 취한다는 대목에서 미완의 상태로 이야기를 끝내 버린다. 플라톤이 계속적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면 어떻게 결론이 났을까? 플라톤이 철인들에 의해 통치되는 공화정을 이상적인 정치 형태로 생각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군인 계층이 신적 인간들에 의해 처음부터 격리된 채 따로 살고 있었다네. 양육과 교육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구비하고서 말이네. 즉 그들 중 그 어느 누구도 그들 자신의 사적인 소유물을 갖고 있지 않았으며 모든 것을 그들 모두의 공유물로 간주하였고 식량 또한 생존에 필요한 정도 외에는 일체 다른 시민들로부터 얻으려 하지 않았네.

위의 인용문에서 보듯 농부는 농부답게, 군인은 군인답게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신분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가장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삶이 플라톤이 꿈꾸던 이상사회의 모습이었다. 다시 말해 플라톤의 그리던 공화정의 형태는 엄밀한 의미에서 완벽한 공산주의 모형이다.

하지만 당시 패권국 아테네의 실추된 도덕성을 회복시키고 그가 이상적으로 여기던 고대 그리스 정신의 복원과 국가의 재정립을 기원하던 플라톤의 열망은 그만의 바람으로 끝나버리고 만다.

그런 플라톤의 삶에 공자의 삶이 오버랩 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동양의 공자 역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어지러운 춘추전국 시대를 살며, 주나라의 제도를 이상적인 형태로 여겨 군자에 의한 도덕정치를 통해 주나라로의 정신적 복원을 꿈꾸지만 늘 실패와 좌절을 맛보았다.

어쨌거나 사회는 늘 발전과 퇴락을 거듭하며 사회개혁을 꿈꾸는 사람들에 의해 변증법적인 형태로 발전해 나간다. 멋진 신세계를 그리며 도덕적인 새로운 사회통치 이념을 꿈꾸는 자들마다 플라톤이 그리던 이상사회의 모형인 환상의 섬 '아틀란티스'를 그리워하는 이유도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꿈꾸는 자들은 아름답다고 한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자들은 더욱 아름답다고 한다. 변화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신념을 가진 이들이 자신들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한, 깊이 파묻혀 있던 이상사회는 언젠가 반드시 그 실체를 드러내 보일 것이다.  



크리티아스/플라톤.이정호 옮김/이제이북스/8000원


  2007-04-24 10:01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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