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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감기'에 걸린다네요
'마음의 병' 편견 깨는 <희망의 처방전 정신의학>
    이명옥(mmsarah) 기자    


계절의 불청객 감기에 한 번도 안 걸려본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의학 전문가가 아닌 우리들도 콧물이나 기침, 목이 아픈 것 등의 자각 증상을 통해 '감기에 걸렸다'는 사실을 금세 알게 된다. 그처럼 사소한 감기를 방치하면 만병의 근원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래서 감기에 들면 서둘러 병원을 찾거나 미리 예방책을 마련하기도 한다.

'마음의 병'은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 스트레스와 경쟁에 내몰린 현대인들이 앓는 여러 가지 '마음의 병'들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는 것일까?

<희망의 처방전 정신의학>을 쓴 고시노 요시후미는 가벼운 우울증이 바로 '마음의 감기'이며 시초에 치료를 받으면 어떤 후유증도 없이 말끔히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자각시킨다.

'마음의 감기' 우울증 대처하기

감기가 면역력이 약할 때를 틈타는 것처럼 우울증 역시 대체로 심신의 활동능력이 약화된 시기나 과도한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 가벼운 증상까지 합치면 약 20%에 가까운 사람들이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많은 이들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 원 상태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때론 정신적인 요인이 아니라고 자신을 속이며 엉뚱한 처방을 받으며 속을 끓이곤 한다.

나도 젊은 시절 일주일 정도 신경정신과에서 약을 복용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장위동에서 후암동까지 과외를 지도하러 다녔는데 피곤이 쌓이고 심신이 지치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팔에 멍울이 생기면서 빨갛게 붓고 아프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았는데 증상을 알 수 없다면서 신경정신과를 가보라고 권하는 것이 아닌가? 신경정신과라는 말에 처음엔 마음이 상했지만 혹시나 싶어 찾아갔는데, 내게 숙면을 못하는 것 같다며 잠시 하던 일을 쉬고 휴식을 취하라며 일주일 분의 약을 처방해 주었다.

그 약을 먹으면 어찌나 졸음이 오던지 일주일을 먹고 자는 일만 반복했는데 신기하게도 팔의 멍울과 통증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것이 바로 신체적 이상증세로 나타나기 때문에 마음에서 온 병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기 어려워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는 '가면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이번 책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처럼 대부분 사람이 신체적 이상신호에는 별 거부반응 없이 치료를 시작하면서 마음의 이상신호는 거부하거나 부정하려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 사실 감기에 걸린 사실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마음의 감기인 우울한 증상은 많은 이들이 스스로 부정하거나 숨기려 해, 결국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그것은 많은 부분 마음의 병을 단순한 정신병과 일치시키는 그릇된 지식과 부정적인 인식에서 오는 것이다. 인간의 활동은 대부분 정신을 지배하는 뇌의 활동에서 비롯된다. 그러기에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육체가 깃든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다만 뇌의 복잡한 구조로 인해 실제적인 자각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치료 역시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병은 특정한 사람만이 앓는다거나 숨겨야 할 부끄러운 질병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다.

뇌는 복잡한 구조와 세분화된 영역을 관장하며 각종 호르몬을 비롯한 체내 생성물질의 균형에 영향을 받는다. 그것은 마음의 병 역시 한눈에 증상을 파악한다거나 단시일에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언젠가는 원인을 발견하게 되고 치료법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의학과 과학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다.

마음의 병은 부끄러운 질병이 아니다

<희망의 처방전 정신의학>에서는 마음의 병은 육체에 찾아드는 질병처럼, 평범하고 건강한 사람이 감기에 걸리거나 소화불량에 걸리는 것처럼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것이며 그와 더불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는 '모든 것은 마음의 조화니 좀 참아라, 마음을 다스려라, 인내심을 가져라'라는 식의 교육을 받아 왔다. 그러나 병에는 참는 것은 결코 미덕이 아니다. 오죽하면 "병은 자랑하라"는 말이 있을까?

인간을 정신과 육체로 분리할 수 없듯이 '마음의 병'과 '육체의 병'을 분리하거나 유독 '마음의 병'이라는 부분을 부정하려는 태도는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태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조금만 기분이 가라앉으면 "나도 마음에 감기가 찾아온 것이 아닌가"라는 기우는 갖지 마시라.

저자는 마음의 병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점, 육체의 질병에 적절한 처방전이 필요하듯 마음의 병 역시 시의적절한 치료와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 신경 정신계 질환이나 복용약에 지나친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결코 없다는 점을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말로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다.

뇌의 구조부터 마음의 병과 증상들, 정신사회적 치료와 치료약, 수면과 뇌를 관찰하는 다양한 방법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손쉬운 설명은 흔쾌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하게 한다. 우리가 흔히 도매금으로 넘기던 우울증은 80% 이상이 누구나 스쳐 지나칠 수 있는 가벼운 증상이라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기우가 걷히고 위로가 배가된다.

지나치게 경쟁적 환경에 놓인 현대인들, 식생활과 사회 구조를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는 현대인들이 정신과에 지닌 괜한 오해를 바로잡고 그동안 견지해오던 편견과 곱지 않은 시선을 거두게 된다면, 저자의 희망의 처방전은 썩 괜찮은 효과를 발휘하는 셈이다.

'마음의 감기' 우울, 그까짓 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물리칠 수 있는 약한 녀석이라는 사실을 결단코 잊지 마시라.  



<희망의 처방전 정신의학> 고시노 요시후미·시노 야스시 지음. 표진인 감수 황소연 옮김. 전나무숲. 1만 2000원.


  2007-05-05 17:09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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