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 지나갔습니다.

by 김성숙 posted May 1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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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저는 전주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초등 아이들과 독서논술이란 제목으로
시암송과 책읽기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스승인가..

스승은 전체적으로 구도가 잡힌 인간에게.쓰는 단어인데
내가 국어 쪽에 조금 더 아는 지식으로 먹고 살면서
가르친다는 이유만으로 스승이란 단어와 가깝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욕심이죠

스승의 날에 수업이 있어서 아이들과 만났습니다.
정규과정도 아니고
들쑥날쑥...결석하고 싶은날엔 별생각없이 하루 아프다고 빠져도
누가 끝까지 채근하지않는...
그런 관계속에서 만나는..우리들.

그래서 나도 하고싶은 말 다하고
그들도 듣고 싶은  만큼만 듣는..
사실은 무척 자유로운 관계입니다.

그들중..한명이
다가와  편지와 음료수 한병을 주고 갑니다.
편지는 집에가서 보세요 라고..

수업시간이 지나면 들어오지 말라고 엄포를 놓은 터라..
조금 늦게 오면 밖에서 놀아버리는 아이들이 많은데

오늘  받은 편지글속에는...
그렇게 수업시간에 늦은 날이면..
선생님의 말소리를 들기위해 교실 창틈새로 귀롤 대고 있는 자신을..
이야기했습니다.
좋은 말씀해주시고 시를 알려주시어 고맙다는..인사.
작가가..되고 싶은데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소개해주시고
시도 많이 알고 싶다는....글씨는 삐툴삐툴이지만
하고 싶은 말은..채곡채곡 다  써놓은 편지..

자랑하고 싶어서..
집에 오면서 이 편지를 코팅해가지고 가지고 다니면서 보여 줄까
잠시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멀뚱거리며 아무 생각없는 듯..앉아있는 아이
언제나 책상위엔 아무것도 없고..노트 어디에 있냐고 하면
그때부터 찾는 아이..
수업시간이면..늘 무엇인가 쓰고 필통 정리를 해대는 아이.

그런..
무심하게 나를 바라보는 아이들 어딘가에
내가 하는 말 줄 끊어진 연처럼 걸려서..
그래도 도움이 되겟지..

이런 마음으로 가르칩니다.

그런 나에게 오늘  멋진 편지 한통이 ..기분을 으쓱하게 합니다.

스승의 날이 아니었다면
언제 이런 편지를 받을 수있겠어요.

------
선생님 사랑해요..급조된 편지지만..
메모지에 싸인펜으로 장식한 편지도 한통 받았습니다.
자유로운 우리들의 관계속에서
받은 이런 편지가...
허망한 내마음을..가득 채워줍니다.

그래 우리 한번 이렇게 만나보자..
다시..새날처럼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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