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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용하는 웹메일은 받은 메일과 보낸 메일의 용량이 합쳐서 0.9G가 넘으면 자동으로 메일을 정리 하라는 메세지가 뜬다.

혹시나 중요한 메일 수신을 용량 문제로 놓치게 될까봐 나는 그 시점부터 메일정리 메세지가 뜨지 않을때까지 가장 이전에 보내거나 받은 메일을 한달 단위로 정리하기 시작한다.

가끔 도저히 그냥 지워 버릴수 없다고 생각되는 메일들은 지금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 이제는 내 개인적인 생각들을 풀어 놓거나 중요한 자료들을 모아놓는 서버 위치로 전락해 버린 개인 블로그 카페에 하나둘 복사해 놓곤 한다.

오늘도 몇달만에 메일을 정리 하라는 메세지가 떠서 지난 메일을 검색해 보니 지금 정리하기 시작해야 하는 메일들은 내가 2년전 여름에 받거나 보낸 것들이었다.

신기하게도 2년전 지인들과 주고받은 메일들 속에서의 나는 여전히 지금과 별반 다를바 없는 즐거움과 걱정들 속에서 심각하게도 비슷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도 가졌던 꽉 막힌듯 답답했던 고민들과 한없이 즐거웠던 느낌들. 그리고 나를 기쁘게도 또는 슬프게도 했던 많은 사람들에 대한 감정들이 모두 빛이 바랜 기억들과 함께 이미 그곳에서 지금과 유사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변하지 않는 고민과 즐거움 속에서 살고있는 나. 그리고 무엇보다 그때의 그 상황과 사람들의 '마음'들을 '온전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나....

어느덧 계절이, 그리고 일년이 시스템처럼 비슷하게 내 앞에 복사되어 펼쳐지고, 나는 항상 매번 똑같은 감정으로 그 상황들과 감정들에 속아 넘어가고 있다.

환타지 소설속의 최상위 종족인 '드래곤'은, 망각하는 능력이 없기에 수천년을 살아가며 '모든 상황과 모든 존재들'을 기억하고 판단해 낸다고 한다.

드래곤과 같은 절대 기억력을 원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겨우' 2년전의 기억들을 생소하게 느끼며 새삼스런 감정에 빠지고 있는 나는, 어쩌면 사회라는 시스템 속에서 감정없는 작은 개체와 같은 존재로 이미 전락해 버린것은 아닐런지?...

어쨌든 다시 '순간 순간을 살아 숨쉬도록' 노력해야 할듯하다. '내 생활'이 의식 저편에서 홀로 흘러가지 않도록 말이다.

'관계된 속에서 설정되는 나'라고 할지라도, 결코 '개인의 시간들'을 망각해도 되는 권리는 없는 것일테니 말이다.

-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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