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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밖에서>에는 여성 선각자 28명의 험난하지만 뜻깊은 삶의 여정이 담겨있다.


'길 밖에서' 길을 만든 여성들을 만나다
여성 선각자 28명을 조명한 <길 밖에서>
    이명옥(mmsarah) 기자    


문화, 예술, 정치 등 각 분야에서 여풍(女風)이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는 유쾌한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스포츠나 예술 분야만이 아니라, 금녀의 지역이던 정치권에서 유럽과 미국에 이어 대한민국도 여성 대통령 후보가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당당하게 경선을 벌이고 있다.

여성들은 남성과 동등한 능력과 더불어 여성만이 지닌 여성적 감각과 차이를 십분 활용해 더 많은 이들의 호감을 사기도 한다.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것이 이제 겨우 반백 년이 넘어선 사실을 안다면 그 누가 감격하지 않겠는가.

불과 1백여년 전 혹은 수백년 전 분명 여성과 남성이 어울려 살았지만 여성들은 길 위에 설 자격이 없었다. 여성들을 위한 사회적 제도적 길은 어디에도 열려있지 않았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투표할 권리, 교육받을 권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일할 권리가 없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삶의 질이나 거취마저 마음대로 정할 수 없어 아버지나 남편에 의해 좌우되곤 했다.

유감스럽게도 남편에게는 아내와 자녀를 체벌할 권리와 더불어 유기할 권리까지 주어져 있었기에 매 맞는 아내들의 뿌리는 그 역사가 꽤 깊은 셈이다. 그렇게 철저하게 남성중심적인 상황에서 선각자적인 일부 여성들이 느꼈던 것은 좌절과 포기가 아니라 그 무엇으로도 잠재울 수 없는 뜨거운 자유에의 열망과 인간다운 삶에의 의지였다는 것은 생각하고 사고하는 인간으로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여성들은 길 밖에서 관습, 억압의 굴레와 싸우며 각 분야에서 또 하나의 길을 만들어 갔다.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가장 먼저 길 위에 서서 인간으로서의 목소리를 높였던 프랑스 무산계급인 상퀼로트(Sans Culotte) 여성들은 혁명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바스티유 감옥 습격, 베르사유 궁전으로의 행진 등을 통해 정치적, 사회적 의식에 눈떴다.

그러나 프랑스 혁명이 성공하면서 남성들은 이제 "프랑스 여성들은 모두 가정으로 돌아가 가정을 돌보는 어머니의 역할이나 잘 감당하라"며 여성 모두를 정치와 사회적 활동과 제도로부터 제외시켰다. 그들이 좌절과 절망을 딛고 다시 인간으로서의 권리인 참정권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 1984년이었지만 정작 프랑스 여성들이 참정권을 갖게 된 것은 미국보다 28년이나 뒤진 1948년이었다.

여성도 인간임을 자각하고 평등과 자유와 정의가 넘치는 사회에 살기 위해 끊임없이 길 밖에서 길 안으로의 투쟁을 이어왔던 선배들에 의해 조금씩 길이 열렸다. 아직도 여성과 남성이 나란히 달리기엔 터무니없이 어긋나 있거나 한쪽이 너무 낮은 길, 하지만 가둘 수 없는 바람처럼 자유를 위해 안온함을 버린 자매들로 인해 길은 비로소 열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여성인물 탐구시리즈 제1권으로 간행된 <길 밖에서>는 19~20세기 서양을 중심으로 각 분야에서 여성들에게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여는데 시금석이 된 불같은 열정의 삶을 산 선구자 여성들의 삶을 전기 형식으로 조명한 책이다. 제1권에는 모두 28명의 자유로운 영혼들의 행적이 명시되어 있다.

▲여성들에게 언로가 막혀있던 시대 여성으로 예언을 하고, 수도원을 남성으로부터 독립시킨 힐데가르트 폰 빙겐 ▲스스로 황제가 되어 러시아의 문예 부흥을 주도한 황제 예카테리나 ▲인습의 벽을 깨고 자유를 추구했던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와 쉬잔 발라동 ▲ 페미니즘의 선봉 메어리 울스턴크래프트 ▲여성의 접근이 금지되었던 천문학에서 케플러의 이론을 수정해 줄 정도의 능력을 발휘했던 마리아 미첼 ▲컴퓨터 혁명이 일어나기 한 세기 반 전에 이미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컴퓨터 원리를 꿰뚫고 있던 에이더 바이런 러블레이스와 같은 여성들의 능력은 차별과 금기를 깨트릴만한 탁월함이 있었다.

프랑스 대혁명 중에 라파이예트가 기초해 선포된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Declaration of the Rights of the Man and the Citizen)'에서 유감스럽게도 농노와 여성들의 권리는 제외되었다. 그렇게 제외된 여성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인간과 시민'을 모두 '여성'으로 바꾸어 '여성과 여성시민의 권리선언(Declaration of the Rights of Women and the Female Citizen)'이란 선언문을 만들어 여성의 권리를 선언한 올랭프 드 구즈(Olympe de Gouges)는 최초로 여권을 명문화 할 것을 주장하며 여성들의 정치적 사회적 사상적 지반을 만들려한 용기 있는 여성이었다. 남성들은 그녀를 단두대로 보내고 모성 이데올로기로 여성들의 사회적, 정치적 입문을 원천봉쇄한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주어진 임무라는 것은 남성 중심 사회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모든 기반을 마련해주되 여성 자신은 그림자로 사는 일이었다. 여성들에겐 읽거나 쓰는 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사실 모든 문명과 교육과 권력과 정치와 사회적 활동의 불모지에 노예처럼 던져진 것이 당시 여성들의 삶의 모습이었다.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도 인습과 편견을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일생을 불행하게 산 카미유 클로델과 그녀의 천재성과 창의력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도용, 부와 명성을 쌓았던 비열한 로댕의 삶은 가부장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성의 차이를 성차별로 이용했는지 명백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길 밖에 선 28명의 다양한 여성들을 만나는 동안, 아직도 깨뜨리지 못한 인습의 벽에 갇혀 자신의 삶을 포기한 여성 독자가 있다면 그대로 주저앉을 것이 아니라 활활 불타오르는 내면의 열정으로 새롭게 자기 앞의 생을 개척하려는 의지를 불태우기를 바란다.

28명 중 대부분 여성들은 사막과 다름없는 환경에서 앞선 시대의식, 고귀한 인간 정신만큼은 조금도 시들지 않고 황무지에 끊임없이 길을 만들고 샘을 파고 정원을 만들어 여성의 정당한 권리 확립이라는 고귀한 꽃을 피웠다. 그것은 차별을 극복하고 동등한 인간으로 살고자 했던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용감한 여성들이 길 밖에서 흘린 피와 땀의 결과였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여성들이여,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의 항해를 꿈꾸는가? 책 속의 여성들과 지금 당장 길 위에 서 보라.


<길 밖에서>에 등장하는 28명의 여성들  


▲라인 강의 예언녀-힐데가르트 폰 빙겐 ▲불멸의 연인-엘로이즈 ▲세월을 이긴 여왕-알리에노르 다키텐 ▲프랑스를 구한 시골 소녀-잔 다르크 ▲모든 나라를 떨게 한 섬나라의 처녀 여왕-엘리자베스 1세 ▲신앙의 자유를 찾아-앤 허친슨 ▲스스로 황제가 된 여자-예카테리나 여제 ▲최초의 여권선언-올랭프 드 구즈 ▲페미니즘의 선봉-메어리 울스턴크래프트 ▲노동운동의 대모-플로라 트리스탕 ▲시들지 않는 열정의 삶-조르주 상드 ▲컴퓨터의 시인-에이더 바이런 러블레이스 ▲더 넓은 세상을 향한 동경-샬롯 브론테 ▲밤하늘의 별을 우러러-마리아 미첼 ▲여성선거운동의 지도자-루시 스톤 ▲강인한 영혼의 음악가-클라라 슈만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는 작가-조지 엘리엇 ▲등불을 든 여인-플로렌스 나이팅게일 ▲흑인 노예들의 모세-해리엇 터브먼 ▲세상 가운데서 세상을 떠나-에밀리 디킨슨 ▲19세기의 스핑크스-헬레나 블라바츠키 ▲이상주의자의 딸-루이자 메이 올코트 ▲최초의 여자 대통령 후보-빅토리아 우드헐 ▲영혼을 표현한 여배우-엘레오노라 두제 ▲평화를 가져오는 여성의 손길-제인 애덤스 ▲영혼의 산파-루 안드레아스 살로메 ▲인습과 편견의 벽에 갇혀-카미유 클로델 ▲그림 밖으로 걸어 나온 여인-쉬잔 발라동  







<길 밖에서> 최애리. 웅진닷컴. 1만1000원


  2007-05-31 10:38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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