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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보고 싶어서 올립니다.
이 글은 전주 더불어 숲 회원인 유하영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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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영화평을 올린  뒤
기린토월님의  질문에 다시 답하는 글입니다.




우리가 영화를 보며 기대하는 것이 뭘까요...

분명 영화는 대중오락물임에 분명하지만..

또 한편으론 놀이공원의 청룡열차를 타는 즐거움을 넘어서는

그 어떤 것을 기대하는것도 사실입니다..

이 지점이 감독에게 예술가라는 타이틀을 붙이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이기도 합니다...

밀양은 이창동의 전작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와

연장선상에 있는, 인간과 사회의 속성을 파헤치는

매우 일관성있는 작품입니다

이창동은 전직 문화관광부 장관출신 감독이 아닌

일관된 작품활동을 하다가 잠시 사회의 직업을 가졌다 돌아온 감독입니다

예술가의 하는 일중 하나가 인간과 현실사회의 묻혀지거나 인지하지 못하는

한 단면을 들쳐내고 포착해, 로버트 카파가 전쟁의 잔인하고, 극적인 한

장면을 카메라로 담아 보여줬듯 까발려 들이대는 것이라면

이창동은 분명 예술가입니다...



밀양의 앞부분에 신애가 밀양에 처음 자리잡고나서 옆집 옷가게

아주머니에게 떡을 돌리며 조언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늘진 가게가 너무 어두우니 밝은 색으로 인테리어를 하면 훨씬 매상이 오를거라고.....

밀양의 신애는 자의식이 강하고 예술가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며

자기 삶은 자기가 컨트롤하고 설계해 나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그렇지 못할거라 생각하는 옆집에 선의의 훈수를 둡니다...

하지만 옆집 아주머니에 있어서는 선의에 관계없이 이사 첫날 옆집 살림살이에 관여하는

오만하거나 이상한 여자에 불과합니다..

밀양의 마지막부분 신애가 모든 고통을 다 격고 정신병원에서 퇴원하는날

그 아주머니와 만납니다.. 가게는 밝은 색으로 바뀌어져 있고

아주머니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머리자르다 말구 나오구 미쳤나봐...”라고

실수로 미쳤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어색해하다 그리고는 서로 웃습니다..

소통에의 희망의 싹이 보이는 부분입니다...

이 신애와 아주머니와의 두 번의 대화장면은

저에게 있어서는, 이웃에 살지만 서로 교합되지 않는 두 계층이 만나는 극적인 한 순간으로 느껴집니다.. 무심한 한두장면 같으면서도 너무 많은 함의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창동에 있어 삶은 잔인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희망의 싹이 없는건 아닙니다..

신애가 정신병원에서 퇴원해서 머리를 자르는 장면은 커다란 상징성을 내포합니다..

구도자가 구도에 들어설때 머리를 깍듯 신애는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갑니다

자신을 이렇게 무너지게 했던 가해자의 딸이 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잘라주지만

신애는 다 자르지 못하고 미용실을 뛰쳐나옵니다..

그녀는 아직 구도자의 길로 들어설 마음자세가 다 되어있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길을 도와주는건 가해자의 딸입니다..

결국 마지막 장면.. 신애는 자신의 머리를 자신이 마저 자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마지막까지도 거울을 들어주는 인물은 송강호입니다..



신애는 영화내내 철저히 자신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만

사건의 인과관계는 언제나 신애의 뜻에 따라 펼쳐질 뿐입니다..

신애는 자신의 걸음으로 교회에 가고 자신의 걸음으로 교회를 파괴합니다...

이 영화는 종교와는 무관합니다.. 구원의 한 방편으로(또는 삶의 한 방편으로)

종교가 있을 뿐 인간삶의 구원은 개인과 그가 관계한 사회속에 있습니다

송강호가 연기한 김종찬이란 인물은 이 영화에서 마치 배경과도 같이 취급되지만

이창동은, 모든 인간, 사회구성원들이 자유로이 소통되어 배경처럼 녹아드는

그런 사회를 꿈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삶에는 기승전결이 없다고 했습니다...

종찬은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소통의 어려움에 쳐해있기는 하지만

(밀양을 포함해 이창동의 전작들은 모두 가족간의 문제는 비켜서 있습니다..

초록물고기에서도 박하사탕에서도 이미 가족은 파편화되어 있고 오직 인간실존과

그 인간과 사회(타인)와의 관계를 다룰뿐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열려있는 인물입니다...

다방아가씨의 가슴을 보려 안달인 그의 주변인들과도 잘 어울리지만

또한 지역 권력층인 회장이라는 사람과도 어울리려 노력합니다

-여기에서 종찬을 속물로 취급하고 끝낼수도 있지만...-

또 역광장에 나가 교회사람들과 손벽치며 노래도 할 수 있고

가장 자의식이 강한 신애와도 묵묵히 함께할 수 있으며 그녀를 위해 거울을 들어주는 인물입니다..

여기에 전 종찬이 사랑스럽고.. 새롭게 창조된 희망을 품게하는 캐릭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종찬의 말.. “우리가 언제 뜻보고 삽니까? 그냥 살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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