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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에서 불어온 생명 바람 합정동을 뒤덮다
[인터뷰] 도농직거래연대공간 '문턱 없는 밥집' 연 윤구병 선생, 그리고 '기분 좋은 가게'
    이명옥(mmsarah) 기자    




▲ '문턱 없는 밥집'은 점심에 누구나 부담없이 유기농 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  

ⓒ 이명옥

윤구병 선생이 시작한 '문턱 없는 밥집'이 문을 연 지 두 주가 되어간다. 간판을 걸고 정식으로 시작한 것은 불과 일주일 남짓이지만 낮 12시가 되자 오후 2시까지 먹을 수 있는 유기농 채소 비빔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널찍한 식당이 가득 찼다.

<오마이뉴스>와 손석희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미니 인터뷰 방송이 나간 이후, 근처 회사원들, 생협 식구들,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오는 손님들로 어느덧 대여섯 배 정도나 손님이 늘었다고 한다.

아직은 저소득층 어르신들과 도시 빈민층의 발걸음이 잦지 않아 아쉬움이 있지만, 회사원들이 음식물 찌꺼기를 하나도 남기지 않는 습관을 익혀 사회간접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국가적으로 얼마나 유익하냐며 활짝 웃던 윤구병 선생. 그가 몰고 온 생명바람 운동인 '문턱 없는 밥집'을 통한 '도동연대 운동'에 대해 자세히 들어 보았다.

  

▲ 윤구병 선생  

ⓒ 이명옥
- '문턱 없는 밥집'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시작하기 전 실제로 고민이 참 많았다. 현대는 웰빙 바람이 불어 많은 사람들이 건강식품에 관심이 높지만 그 웰빙 바람이 있는 사람 동네만 분다. 없는 사람들에게 유기농산물은 사실 그림의 떡이다. 유기농을 하는 입장에서 남들보다 몇 배 힘과 공을 들여 생산한 농산물이 몇 안 되는 있는 사람들의 입에만 들어가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다. 사실 도시에서 가장 건강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은 도시 노동자와 빈민들이다.

요즘 귀농하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유기농 쌀은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했고 채소도 공급이 초과되어 유기농 인증을 받아놓은 제품마저 판로가 막혀 있다. 소수 사람만 찾아 판로마저 막히는데 누가 가격 비싼 유기농 농사를 짓고 싶겠는가? 자식 건강을 걱정하지 않는 부모가 없으니 놀이방,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의 급식을 유기농으로 하면 좋을 텐데 정책 입안자들이나 부모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래서 땅도 살리고 생명도 살리고 도시민 건강도 지키고 미래를 생각하자, 유기농자들도 살아남고 도시 노동자들의 건강도 찾으면서 농민들 판로를 찾자 라는 취지로 이 밥집을 연 것이다. 아무나 '문턱 없는 밥집'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유기농 산물을 어려운 사람에게도 먹이려는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 인증된 유기농산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여는 밥집에만 우리 이름을 붙일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벌써 '여자와'라는 유기농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미례 감독이 두어 번 다녀간 다음 일산에도 '문턱 없는 밥집'을 열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 저 생명이 넘치는 손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 이명옥
- 유기농 판로에 그렇게 어려움이 많은가?
"그렇다. 요즘은 공급이 초과되고 있다. 제초제 농약 화학비료 안 쓰고 제대로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려면 몇 배의 노동력이 필요하다. 특히 고추 농사는 농약 아니면 못 짓는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변산공동체'는 농약 안하고 고추 농사를 짓는다. 전열기 깔아서 모종 내고 이중멀티 하면서 모종을 내서 가꾼 고추 소출이 농약을 치는 농가보다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1/10까지 떨어진다. 그런 고추로 고추장을 담가서 여기 내놓고 있다. 실제로 노인들은 알아도 힘이 들어 유기농을 할 수 없다.

제초제 뿌리면 한 2천평이 깨끗하게 관리되는데 우리 같은 경우 2천평의 풀 뽑으려면 일주일도 걸리고 이주일도 걸린다. 노인들은 '미친 짓이다. 우리도 전에 다 해 봤다.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적게 쓰면 돈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으니 그래도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 윤구병 선생의 의도와 철학이 잘 드러나 있다.  

ⓒ 이명옥

-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나? 전체적인 전망을 이야기해 달라.
"머리가 별로 안 좋아도 열심히 손발 놀리고 몸 놀리는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을 꿈꾼다. 소련연방이 해체되기 전까지 밑바닥에 사람들은 아무 걱정 없이 살았다. 물론 지식인, 정치적 야망이 가득한 사람들에겐 언로가 막힌 답답한 세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의지할 곳 없는 세대들이 걱정 없이 살았다는 점을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잘 움직이지 못하는 지체 장애를 가진 사람들, 다문화 가정, 빈민층 등 소외받는 사람들이 그저 이곳에 오면 저절로 해결이 되는, 시간을 타율적으로 통제해야 돌아가는 사회에서 지식인이 잘 사는 세상이 아니라, 몸으로 때우는 사람이 잘 사는 세상이 앞서야 한다. 몸을 움직여서 일하는 분들이 밥상에 음식이 올라오게 하는 분들이다."



▲ 누구나 먼저 숙지해야하는 사항이다.  

ⓒ 이명옥

- 사회가 땀 흘려 노동하는데서 얻는 기쁨과 보람을 가르치지 못했다는 것인가.
"이전에는 노동과 자본의 한계가 분명했다. 그러나 물질 에너지가 전체 삶을 규정해 버리는 기계화된 시스템 속에서 이건희와 같은 자본가나 노동자 모두가 노예화된 세상이 되었다. 전체가 착취자이자 비착취자인 세상이 된 것이다. 도시 사람들은 농촌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지만 농민들 밥상에 도시민이 올려주는 것은 없다. 기형적인 세상이어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이 행복한 세상이라고 말할 수 없어졌다. 노동자 역시 다른 의미의 착취자이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삶의 양식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생산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오직 생명을 살리는 것이어야 한다. 만일 노동자가 핵무기를 만드는데 종사하고 있다면 그런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이 진정한 행복한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 자신이 원하는 양만큼 얼마든지 가져다 먹을 수 있다.  

ⓒ 이명옥

- 교육과 문화에서 소외되지 않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지 않는가.
"맞는 말이다. 공동체 자체가 그 나름으로 교육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변산공동체는 놀이방, 초·중·고 과정이 마련되어 있다. 올해는 공동체 1세대 자녀 3명이 처음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해 공부를 하고 있다. 교육공간도 마련하고 있다. 대장간, 도자기, 목공실, 교실 메주 띄우는 방, 효소 발효시키는 방 등을 하나씩 마련해서 학습을 하고 있다."

- 공동체적 삶이 세상적인 배움의 통로와 너무 멀어져 있으면 거리감이 들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가을이면 도보 여행을 보낸다. 판단력이 생길 때 세상 경험을 충분히 시키고 그래도 공동체 삶이 낫다, 공동체에 남겠다고 하는 사람들만 받아들이고 있다. 내년에 인가가 나면 한 학년에 5명 정도 가난한 도시 학생 중 자원하는 학생을 받아서 학비를 받지 않고 중등과정, 고등과정을 배우게 하려고 한다."



▲ 왜 빈 밥그릇이 깨끗해애 하는지를 알게하는 귀절  

ⓒ 이명옥

- '문턱 없는 밥집'의 반응은 어떤가?
"(서울) 합정을 비롯해 인근 망월 마포지역 저소득층 어르신들과 도시 빈민들에게 유기농 건강식품을 드시게 하려는 것과 더불어 사무실 분들이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는 것을 몸에 익히면 음식 쓰레기 수거 비용 수억이 해결되니 국가에 이바지하는 것이 엄청난 중요한 실험이다. 문을 정식으로 연지 일주일 정도 되었는데 중산층 이상 사람들이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는 것을 몸에 익히게 되고 점차 사회 전체로 확산이 된다면 간접 사회비용이 절약되지 않겠는가? 음식을 드신 분들이 자기 그릇이 환하고 말끔하게 비워진 것을 보고 기분 좋아하더라.“



▲ 설거지를 방금 끝낸 것처럼 반짝이는 빈그릇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 이명옥

- 빈 밥그릇 운동을 할 때 환경세 천원을 내고 하면서도 실천을 잘 못했는데, 실제로 해 보니 너무 좋다. '문턱 없는 밥집'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아는 것,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몸으로 실천하는 생태환경운동, 더 나아가서 도농운동연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실 농민들의 형편이 도시 빈민들보다 더 어렵다. 가장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으면서도 땅과 사람에게 죄짓지 않고 살려는 사람들, 즉 가난한 농민들과 도시 빈민들이 연대를 하고 거기에 의식 있는 젊은이들이 매개가 되어 준다면 그들도 사회에서 밀리지 않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일어설 수 있는 큰 사회 운동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모두 같이 바뀌어야 한다. 사람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



▲ 기분 좋은 가게  

ⓒ 이명옥

한편 지난 5월 30일 문을 연 '기분 좋은 가게' 운영자인 신혜영씨는 다음과 같이 귀띔했다.

"꼭 해야 할 일이지만 잘될까 하는 염려가 있었다. 보리에서 용단을 내려주어 시작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생기는 소득의 일부는 다문화 가족을 위해 사용할 것이다. 도시 빈민들, 다문화 가족 등 없는 분들은 음식부터 문화, 사회, 교육, 의료 등 각 분야에서 소외당하고 있다.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은데 이 지역에서 가장 급선무로 해결해야 할 일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지역 주민들과 이주민들의 자활, 여성문제 등 함께 고민하면서 풀어갈 수 있는 소모임 공간인 멋진 사랑방을 지하에 이미 마련해 두었다."

기분 좋은 가게에서는 매실효소, 백초효소, 솔잎효소, 히말라야산 원두커피 등 건강한 차를 싼값에 마실 수 있다. 앞으로는 인문사회, 문화예술, 어린이 책 등 각 분야 도서전문위원들이 선정한 좋은 도서들을 구경하고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도 있게 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농직거래연대공간은...  


윤구병 선생이 10년 가까이 꾸려가고 있는 '변산 실험학교 농민공동체'는 도시에서 귀농한 오십여 가정과 공동체 식구 및 마을 주민들로 이루어져, 청정한 무공해 유기 농산물을 생산하고, 귀농자 아이들과 마을 아이들을 중심으로 대안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변산실험학교 농민공동체와 생태적 유기농가에서 생산한 청정한 무공해 유기 농산물을 도시 사람들이 더 많이 먹을 수 있도록, '도농직거래연대공간'을 열었다.

'도농직거래연대공간' 첫 번째가 '문턱 없는 밥집'이며, 청정한 무공해 유기 농산물로 밥상을 차린다. 점심은 변산 공동체에서 바람과 햇빛으로 띄운 강된장과 유기농산물로 맛을 낸 비빔밥을 도시빈민인 독거노인들과 저소득층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1000원부터 형편이 되는 대로 받는다.

저녁은 '문턱 없는 밥집' 운영에 도움이 되면서 주류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만두전골, 돼지고기보쌈, 황태찜, 두부김치, 녹두전, 파전, 연밥으로 차리는데, 차림에 들어간 모든 재료는 청정한 무공해 유기 농산물을 재료로 쓰고 예약손님 위주로 받는다.

둘째, 재활용품과 생태유기농산물을 파는 '기분 좋은 가게'를 열었다. 기분 좋은 가게는 도시 사람들이 쓰고 버리거나 기증한 여러 가지 재활용품을 되살려 팔거나, 도시에서 나온 재활용품들을 농민이나 빈민들에게 연결해주는 일을 하게 된다. 기분 좋은 가게는 농촌의 유기적 농산물들을 도시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직거래 가게 구실도 한다. 또 전통차, 발효식품, 약초 술 들을 간단히 마실 수 있는 찻집으로 이용할 수 있다.

'문턱 없는 밥집'과 '기분 좋은 가게'는 운영비 이외에 생길지 모르는 이익금은 도시 빈민의 자활 기금으로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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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 그 곳에 가면 유기농 점심이 천 원





  2007-06-08 11:01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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