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늦게 TV를 보다가 엄홍길씨가 손님으로 나온 프로를 봤습니다.
가슴 찡한 말을 그가 하더군요.
"산은 정복하는게 아니라 정상의 자리를 잠시 빌리는 것이다", "산이 나를 잠시 받아
주었기 때문에 내가 올라갈 수 있는 것이지 산이 나를 거부하면 나는 절대로 올라 갈
수 없는 것이다."
히말라야 8000M이상 봉우리를 수없이 도전했고 누구보다 많은 세계 최초라는 기록
을 가진 사나이지만 그는 겸손했습니다. 아니 겸손을 넘어 진정으로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무한 경쟁속에서 정복의 대상이된 이 시대에 '잠시 받아주었기 때문에', '나
를 거부하면 나는 절대로 올라 갈 수 없는 것이다.'라는 말은 따끔한 충고로 다가옵니
다. 무언가를 쟁취하고 정복하면서 그 대상을 우리의 소유물로 만들어 버리고 지배하
려는 시대... 자연은 이미 정복이 대상이 되어버린지 오래이고 이제는 같은 인간마저
정복하고 지배하려는 시대...
이성의 시대에 합리성이라는 말에 짓눌려버린 세상에 엄홍길씨의 미토스(mythos)적
인 생각은 신선하면서 깊은 성찰을 하게 하였습니다. 무한한 우주속의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게 됩니다.
장마철 건강 유의하시고 모두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