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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7.07.03 07:26

잊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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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다고 생각했다.

그런 슬픔은 벌써 잊었다고
그런 슬픔은 슬픔도 아니라고
그런 아픔은 아픔도 아니라고



그런데
일본에서 우리 식구들 모두 하나씩 사서
목에 걸었던 목걸이를 시계 약을 넣으러 간
보석방 진열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순간,
나는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꼈다.

아니,

그 순간은 아무 느낌이 없었다.
다만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여기 내 목걸이가 있네."

무심히 던진 내 말에 보석방 아저씨가 던진
"기억력도 좋네." 란 그 한마디에서부터
난 갑자기 슬퍼졌다.

내가?
내가 얼마나 기억력이 나쁜 사람인가...
얼마나 잊고져 발버둥치는 사람인가...
그런데 내가 기억력이 좋단 말인가...

그렇구나...
난 절대 잊지 않고 있었구나.
다만 슬픔 위에 또 다른 슬픔들이 빠르게
얹혀져 하나의 슬픔을 오랜 기간동안
슬퍼할 수가 없었을 뿐이구나...

오늘
문득
보석방에서 그 시절 내가 팔아야만 했던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일본에 간 기념으로 사서
하나씩 목에 걸었던 자그마한 목걸이
우리 가족 수 4개에서 3개가 팔려버리고 이제
1개만 달랑 남아 수많은 보석들의
화려한 진열장에서 초라하게 나를 쳐다보고 있던
내가 팔았던 목걸이를 다시 사오며
'이 것은 우리 가족 중 누구의 목에 걸렸던 목걸이였을까,'
기억해내려 애쓰며
이 것이 아이들 아빠의 목에 걸었던 것이라 애써 자위하며
슬픔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그 때의 시간들을 그대로 느끼며
잠시 시간 속에서 삐쭉 튀어나온 기억의 모서리에 몹시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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