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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7.07.03 10:42

내면을 직시하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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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공유 드렸던 독일의 안셀름 그륀 신부 저작의 <삶의 기술>중 또다른 좋은 문장들이 있어 공유를 드립니다. 이처럼 좋은 문장들이 있는 책인데 아무튼 날잡아서 한번 보기는 봐야 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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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깨어남의 의미를 독자적으로 발전시켰다. 그에 의하면 깨어남이란 안을 보는 것, 영혼을 보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꿈을 주시하는 자, 꿈속에서 자기 영혼의 본질을 주시하는 자는 내면을 향한다. 그는 마음의 울림에 조용히 귀를 기울인다.

우리는 종종 내향적인 사람들은 꿈을 꾸느라 현실과 관계를 맺지 않는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융이 말하는 '안을 보는 자'란, 자신에게로 침작한 내향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밖의 치열한 현실 세계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면을 볼 용기를 지닌 사람들이다.


2. 자신의 그늘을 알아보고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의 과잉 반응을 직시한다면, 너는 스스로의 그늘을 인식하게 되고 너 자신을 더 잘 알게 된다. 네 안의 억압된 것의 역할을 잘 관찰해 보아라. 네가 누구에 대하여 그리고 어떤 실수에 대하여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비난하기를 좋아하는지.

"우리 안에 없는 것은 우리를 흥분시키지도 않는다." 헤르만 헤세의 말이다. 그늘을 품으라는 것이, 네가 억지로 그늘 속으로 밀어 넣은 온갖 소망과 욕망들을 다시 일깨우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선 그늘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때 비로소 그들은 너를 도와 편협함으로부터 너를 해방시켜 준다. 억압된 공격성은 네가 경계를 잘 긋도록 도와줄 것이고 억압된 욕망은 네가 스스로와 잘 지내도록 해 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늘을 품는 순간 그늘이 자신을 지배하게 될까 봐 불안해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네가 품는 그늘은 너에게 봉사하고 너의 삶을 봉사하게 해줄 것이다.


3 '너에게 잘하라'는 말은 첫째 '너에게 자비롭게 대하라'는 뜻이다. '나에게 잘한다'는 것은 '나 자신과 함께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내 안에 있는 상처 입은 아이에게 다가가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면의 상처를 상냥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진심어린 연민과 애정으로 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 자신의 약점에 화내지 않고, 약점을 사랑으로 대하고, 약점과 같이 느낀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내가 영웅이 아님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라.


4. 불안한 마음의 원인을 심리적으로 분석해 보면, 외적 조건만으로는 근심 걱정을 해결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담담하게 자신의 근심 걱정을 마주하면서, 그 원인을 직시하고 자신과 화합하는 길을 찾는 사람만이 자신이 동경하는 안정을 얻게 될 것이다. 내면의 근심들을 좀 더 정확하게 직시하면, 나는 아마도 이들 안에서 동요하는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근심 걱정에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걱정은, 규율을 통해 나자신을 개선할 수 있으리라는 망상으로부터 나를 해방시켜 준다. 그리고 걱정은 나자신의 무기력함을 보여 주지만 더불어 나를 겸손하게 하고 영혼을 정화하며 내적인 투명함을 선사한다. 나는 걱정 한가운데서도 깊은 평화를 맛본다.

우리는 자기 안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에 대해 책임이 없다. 단지 그 생각들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대한 책임만 있을 뿐이다. 생각들이 압박해 오더라도 우리에겐 잘못이 없다. 생각들은 밖에서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가. 개체로서의 '우리'와 우리 안으로 흘러 들어온 '생각들'을 이렇게 구별함으로써 비로소 생각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5. 불안에는 의미가 있으며, 유익한 무엇이 있다. 불안이 없다면 절제도 없었을 것이며, 나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과도한 요구를 했을 것이다. 불안은 가끔 나를 멈춰 서게 하고는 잘못된 인생관을 지적해 주기도 한다. 완벽주의가 불안을 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의 불안은 지나친 기대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불안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또 자존심이 있다. 불안과 대화를 통해 나는 겸손해질 수도 있다. 나의 한계나 약점, 실수 들과 화해하고 "웃음거리가 되어도 좋다. 모든 것을 다 잘할 필요는 없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실존에 대한 불안들도 있다. 고독, 상실, 죽음에 대한 불안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가 불안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그것과 화해할 수 있다면, 나는 그 안에서 깊은 만족과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안셀름 그륀, <삶의 기술>, 분도출판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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