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와 더불어 살아가기(3)

by 김우종 posted Jul 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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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모친께서 FTA반대 파업도 아니요,비정규직 법안 때문에 파업도 아닌 그냥 자기 마음대로 일일파업을 선언하고 늦게 온다기에 어쩔수 없이 무보수 야간 보육의 현장으로 내몰리었다.

그래도 백오리 능공답허 축지법을 연마하려면,하루라도 아니 달리면,다리에서 곰팡이가 필지도 모른다는 호들갑에 구내 헬스장에서 달려보지만,어린이집에 있는 둥이들 때문에 일찍 마무리 하고서 어린이집으로 가니 7시가 조금 넘었다.

이제는 해가 참 많이 길어졌는지,그 시간인데도 놀이터는 왁자지껄 하다.옆을 보니 저번주 토요일날 같이 놀았던 보라네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시어서 가볍게 목례를 하는데 보라가 수화로 능숙하게 엄마,아빠와 이야기를 나눈다.
문득,참 여섯 살 먹은 아이가 어찌 저리 수화를 어른인 나도 모르는 수화를 능숙하게 구사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져보면서,저 아이에게 수화는 어쩌면,엄마.아빠와의 유일한 소통의 도구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련하다.
언제인지 기억은 아득하지만,수화를 한번 배워서 농아 장애인에게 봉사를 한번 해야지 하고 정말로 맘만 한번 먹어보았던 부끄러운 기억이 떠오른다.

집으로 돌아와 옥상에 심어놓은 방울 토마토와 상추.깨잎으로 저녁상을 차려서 먹고나서,드라마에 넛을 놓은 울 마님 부재중을 호시절로 삼아서 예전에 미쳐 보지 못하였던,신영복 선생님의 금강산 사색을 보는데, 그때 갑자기............우리 지원이 하는 말.......
“어 사람이 어떻게 텔레비전에 들어가요?”
“아빠 저 선생님 아빠 선생님 맞조?”
“응 그래 지원아!”
“저번에 아빠랑 오빠랑 같이가서 보았는데.....어 근데 어떻게 아빠 사람이 텔레비전에 들어가요?”
이말에 이상한 생각을 가지었다.
아....그렇구나.....이 여섯 살 아이는 티브에 나오는 사람을 직접 본적이 없으니 가공의 세계로 보았는데 자기가 실제 만난 사람이 티브에 나오니 가공과 현실을 구변 하지 못하는구나.......
“지원아.....선생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면 저렇게 티브이에 들어갈수가 있단다.”
“아빠 그럼 훌륭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에요?”
“음 훌륭한 사람은 동화책도 열심히 읽고 착한일 많이 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란다.”
“아....그럼 나는 한글로 동화책도 읽을 수 있고 열심히 읽고 엄마 아빠 말도 잘듣고 친구들과 싸워지도 않으니까 훌륭한 사람 되겠네.......”
“근데요,오빠는 훌륭한 사람이 못되요?”
“헉 왜?”
“오빠는 요, 아직 한글도 못 읽고요, 저녁에 맨날 이불에 쉬야하고요,어린이집에서 친구들하고 싸워니까요......”
“켁”
그말에 울 아들 울상이 된다......아들아 지둘려라,아빠가 널 구해주마.
“지원아.....오빠는 한글을 아직 잘 모르지만,열심히 하고 있고,오빠는 과자보다 김치를 잘먹고 과자 사달라고 떼를 안쓰니까 훌륭한 사람이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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