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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생각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삶의 무늬들을 여러모로 비춰볼 수 있는 좋은 글을 만날 수 있어 흐뭇했습니다.
'흠과 틈'이라는 글의 제목에서 이즈음 보기 드문 사색의 여운을 가질 수 있어 님의 나직한 목소리에 한 걸음 다가서고 싶었습니다.
글이 시작되는 첫 글귀에서 듣는 이를 배려하는 글의 호흡을 느낄 수 있어 마치 오랜 삶의 과정을 함께 걸어온 친구의 편지를 읽는 마음으로 한줄 한줄 의미와 행간을 정성스럽게 읽고 또 읽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어내려갈수록 처음의 느낌과 인상이 사뭇 다른 내용의 주제와 방향을 담고 있는 일종의 세련된 정치스케치 이거나 혹은 대단히 문학적 완성도가 갖추어진 정치선전문 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숲은 어떤 시선과 빛깔을 지닌 나무일지라도 본디 이름처럼 더불어 삶을 이야기 하고 함께 아름다운 꿈을 나눌 줄 알며 여리고 아픈 나무에게도 뿌리내릴 흙 한줌 내어줄 마음이 늘 숨쉬는 공간이므로 언제든 생생한 현실의 발언이 일정한 울림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우리가 살고있는 오늘의 시대흐름이나 도저한 역사의 호흡은 지혜로운 사람들로 하여금 향후 전개될 정세와 국면의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전환의 디딤돌을 하나 하나 내실있게 마련하고 책임있는 미래의제와 혁신적인 삶의 대안을 준비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과 실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2007~2008년 두번의 커다란 선거를 앞두고 있는 뜻깊은 정치의 계절에 마음의 눈이 밝은 지혜로운 나무들을 향해 설득력있는 문체로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소개하고 널리 홍보하는 일은 전혀 흠(?)잡을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흠과 틈'이란 제목으로 시작되는 섬세한 문장들이 가 닿고자 하는 지향과 목표가 우리 사회의 진보적 전망이나 출구를 찾기 어려운 불평등 구조의 극복과 해소를 위한 기획이라든지 또는 87년 이후 지속적인 민주화 과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일상화된 차별과 억압구조의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모색과 진지한 성찰에 이르지 못하고 한걸음 비켜서서 우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흠과 틈'에 관한 인문적 성찰이 왜 하필이면 상업언론들의 경마식 보도처럼 문국현 솔루션이라는 정치스타의 인기투표의 근거가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문국현 후보의 인간적 덕성이 어떻게 우리 사회의 갈라진 틈을 메워줄 수 있는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정치인 개인의 품성이나 덕성이 사회 전체의 잠재적 역량을 얼마나 포괄할 수 있다는 것인지?.. 글의 전문을 아무리 꼼꼼하게 읽어봐도 저로서는 그 "희망의 근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정치지형을 패러다임의 변화과정이나 구조형성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무슨 엘리트 스포츠처럼 영웅만들기 혹은 구원투수(메시아적 욕망) 발굴하기 수준의 관점에서 파악하는 협소한 이해방식이 문국현 띄우기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 글의 논지가 정치인 문국현에 대한 찬반이나 지지여부에 닿아있지 않음을 전제하며 제가 바다풀님의 글에서 발견한 구멍이 문국현님의 정치적 흠결이나 무정견이 아닌 풍부한 가능성으로 열려있는 의미있는 "틈"이 되기를 기대하며 조심스럽게 몇가지 흠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우선 제가 문국현 솔루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근거는 제가 배운 소박한 상식으론  "정치란 모름지기 세상을 아름답게 경작할 뜻을 모으고 사람을 조직하며 안과 밖으로 그것을 확장해가는 과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문국현 솔루션의 형성과정을 보면 그 과정은 대부분 스타발굴의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절박하고 민감한 과제에 착목하여 민중의 절실한 삶의 요구에서 시작되는 아래로부터의 "사회정치적 의지"를 집약해내는 과정이 전무하다는 것이 문국현 정치의 한계이며 동시에 한국 사회 정치지형의 주류적 흐름이 노정하는 분명한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치적 입장을 설명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선거라는 선택공간을 의식하여 주로 여론의 흐름상 두각을 나타내는 경쟁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설명주체의 적극적 정책의지 표명이나 책임있는 의제를 제시하기 보다는 상대후보의 결격사유를 제시하는 방식의 반정립 테제 중심으로 선전하거나 네거티브 방식의 선호를 흔히 접하게 되는데 이는 그다지 설득력있는 논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논의는 다소 주제넘은 간섭일 수 있으므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생략해도 괜찮은 귀절입니다.
저는 문국현후보가 이른바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기존의 기성정치인들에 비하면 후보 개인의 역량과 정책비젼은 상대적으로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매우 신선한 후보임에 틀림없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세상"을 위한 징검다리를 놓고 길을 열어가는 지극히 어려운 과정에서 터를 닦고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는 삶의 총체성을 담아내야 할 정치과정을 상품화하고 타자화 하는 그릇된 논리에 전혀 동의할 수 없어 결례를 무릅쓰고 답글을 올립니다.
저는 이글이 어쩌면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음을 알지만 제 개인사정상 이후 전개될지도 모를 논쟁에 성실하게 참여하기 어려움을 미리 밝혀두고 싶습니다.
그 까닭은 제가 토론을 싫어하거나 혹은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라 순전히 저 개인의 긴박한 사정으로 인하여 당분간은 성실한 토론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점 널리 양해하여 주실 것을 청하며 소슬한 가을바람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기를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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