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몇 번 연거푸 드는 생각이지만 신영복 선생님의 글이나 책을 읽는 것은 읽기전과 읽은 후 전혀 상반된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잘 이해되지 않는 문장과 고지식하게 써내려간 듯한 내용으로 인해 참 읽기가 힘든데 반하여 중반을 넘어서고 그런 것들에 익숙해질 즈음에는 한 장을 넘기는 게 아까울 따름이지요.. 내가 읽고 정말로 선생님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나? 내가 감히 이 글들을 읽을 자격이나 있을까?하는 물음이 생기곤 합니다.. 그럴듯해 보여서 흥미롭게 읽어내려간 책들도 막상 읽고 나면 특별히 새겨야할 것이 적은 반면 선생님의 글들은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그 진정성에 대한 감동과 함께 숙연해지는 무엇인가를 남겼습니다.. 사람아 아, 사람아!가 그랬고 강의가 그랬고, 엽서 또한 그랬습니다... 하루를 다짐하는 새벽녁에 한 장 두 장 씩 읽어내려간 글들은 가슴에 든든한 무엇인가를 남기더군요..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유도 생기고 즐거움과 지겨움 행복과 불행은 전혀 다른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기에 행복하다고 행복에 젖어 있거나 불행하다고 불행에 허우적거리기보단 그런 이질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모두 아우를 줄 아는 힘도 생긴 것 같습니다.. 국가에 의해 사형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그 속에서도 꿋꿋하게 미래를 준비해오신 선생님을 통해서 내 행동을 내 마음과 의도와는 정반대로 해석하고 올가미 씌우려 하는 사람들에게도 나의 진정성을 밝히기 보단 내가 아니기에 나는 꿋꿋하게 내 길을 간다는 심정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오해로 점철된 사실을 언젠간 그들도 알 수 있겠지요.. 설사 모른다 하더라도 그들을 탓할 마음도 이유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다만 내 길을 갈뿐 그들의 이해가 필요한 게 아니니까요... 어진사람에게 칭송받고 그렇지 않는 사람에게 비난받는 것... 내가 가는 길에 굳은 신념과 의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습니다. 비난과 질책과 오해를 견디지 못하고 나의 결백성과 이유를 설명하는 것... 자기를 믿는 믿음이 없으면 다른 사람에 자신을 인식시키려 말이 많아진다고 했던가요.. 이젠 모든 말들로부터 모든 비난으로부터 초연해지려 합니다. 그게 어떤 것이건 말은 말을 낳는 법. 이미 오해와 편견의 눈으로 나를 보는 이들에게 나의 결백을 증명하려는 노력은 또 다른 미움과 오해를 낳을 뿐임을 알기에... 묵묵히 그저 내 길을 가려 합니다. 26살 아직도 단단한 외피를 만들지 못하고 작은 일에 마음 아파하고 믿었던 것에서의 실망은 제 일상을 무너지게도 합니다. 하지만 무너지고 또 일어서는 것만큼 나를 튼튼하게 해 줄 경험은 없겠지요.. 살겠습니다.. 내 일상을요.. 다른 이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비난과 조롱에 굴복하지 않으며 잠깐의 아첨에 현혹되지 않으며.. 나의 길을 가겠습니다.묵묵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305 오늘 한겨레신문에 나무에게 2007.09.19
1304 스피노자의 안경 2 조원배 2007.09.20
1303 請牒 10 萬人之下 2007.09.22
1302 영화 스파이더맨 3를 보다가... 1 김동영 2007.09.24
1301 '일용잡급직'이 학점준다면 지식배달사고!(오마이뉴스) 이명옥 2007.09.24
1300 양심의 휴지통 조원배 2007.09.28
1299 신영복 교수님 서울대 발제가 언제이신가요? 1 선주현 2007.10.01
1298 가을 곁의 푸른 여름 7 박명아 2007.10.05
1297 희망의 근거를 말하지 못한 것이 부끄럽습니다. 27 바다풀 2007.10.09
1296 감사의 마음으로 작은 성의를 표합니다. 바다풀 2007.10.09
1295 '희망의 근거'를 말하려면 신현원 2007.10.06
1294 이렇게 무감해도 되는 건가 4 장경태 2007.10.05
» 신영복의 엽서를 읽고.. 3 주훈지 2007.10.06
1292 노촌 선생님 1주기 안내 이승혁 2007.10.08
1291 미산계곡 - 이재순 그루터기 2007.10.11
1290 김동진 선생님을 모시는 가고파 특별음악회에 초대합니다 2 鄭宇東 2007.10.12
1289 말못하는 아이들 1 정재형 2007.10.15
1288 10월 개인산방 모임후기(사진 추가) 11 김동영 2007.10.15
1287 아이들은 놀기위해 세상에 온다고? (인사와 함께~) 2 레인메이커 2007.10.16
1286 김인석님 환송회 6 이승혁 2007.10.16
Board Pagination ‹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