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한불성(無汗不成)이라고 누가 말하였던가.....

by 김우종 posted Nov 0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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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청색의 옷을 벋어내고 제각각의 색으로 단장을 하였다.한방울 한방울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리며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륙하듯이 나의 몸도 조금씩 달리기에 적응을 하여 가고 있다. 무한불성(無汗不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세상사 무슨일도 땀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있더란 말인가?
진정성의 운동.솔직담백한 게임인 마라톤을 난 사랑한다.
어떠한 가식도 이 운동에는 필요하지 않다.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심장의 떨림을 기억하며 묵묵히 달리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마라톤이 주는 감동이 아닐까?


작년 첫 풀코스를 춘천에서 달리었으니 오늘은 꼭 삼백육십 사일만에 다시 의암호를 달리고 있다.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추어본다. 오늘의 페이스는 전반형 페이스로 초반 3시간 50분 페이스로 달리어서 미리 시간을 땡기어놓기로 생각 하였다.
초반 10초는 후반 10분을 좌우 한다는 마라톤의 격언이 있지만, 전반을 빠른 페이스로 달려 후반보다 빨리달리는 난 전반형 페이스로 오늘 페이스 전략을 수립 하였다.


출발과 동시에 나오는 시외버스터미널 언덕을 과감히 치고 올라가면서 초반이기에 조심 하면서 올라섰다. 내려오는 내리막길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 하기 위하여 속도를 내는 런너가 대부분 이었지만,오히려 내리막에서 나는 조급해 하지 않으면서 몸에 맞추어서 달리기로 하였다. 무리하게 달리어서 관절에 부담을 주었다가 후반전에 고생하지 않기 위하여 편안한 속도로 달리었다.(1km~5km 27분 40초)

5키로를 지나자 몸이 풀리는데 왼쪽발목은 계속 처음부터 가는길을 붙잡고 있다. 삼악산의 나무들은 얼마남지 않은 가을을 아쉬워하며 새로 나올 잎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위하여 제 몸을 붉게 혹은 노란색으로 불사르고,의암호의 길가에는 금빛 꽃술 환히 열고 해맑게 피어난단다는 노란 산국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그리고 빛깔이 슬프디 슬픈 구절초의 하얀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6km~10km 26분 06초)

붕어섬 입구를 지나서도 아직도 왼쪽다리 발목의 묵직한 통증은 풀리지를 않는다.
머리좋은 것이 마음 좋은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은 손좋은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좋은것만 못한법이라는 쇠귀 선생님의 말씀처럼 입장의 동일함을 공유한 중구청에 근무하시는 김덕진 선생님을 주로에서 만났다. 오늘도 “친일청산”이라는 깃발을 들고서 주로를 달리시고 계시기에 인사를 드리면서 삼일절 한계레신문 마라톤 이후 두 번째로 뵙는다. 오늘 예상기록을 여쭈어보았더니,네시간대에 들어가신다고 하길래 동반주를 하였다.

하지만 오분 삼십초 페이스인 나보다 오분대 페이스로 달리시기에 십오키로 지점에서 먼저 가시라고 하고서 나의 페이스로 주행을 하기로 하였다.(11km~15km 26분 08초)

박사 마을과 신숭겸 장군 묘역을 지나서 17키로 지점에서 두 번째 오르막이 나온다.이 오르막도 처음 만났던 오르막처럼 올라갈때는 과감히 공략하고,내려올때는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보폭과 팔의 스윙을 조금 작게하여 에너지의 소모를 막으려 노력 하였다. 이 언덕에서 나는 나의 페이스 메이커를 만날 수 있었다. KT에서 나오신 달림이들로 여섯명이서 마치 훈련이라도 하듯이 오분 30초 페이스로 달리는데 그 내공이 단단하였다. 오늘 페이스 성공을 위해서 최소한 25km 지점 춘천댐까지라도 따라가리라고 다짐하며 따라붙었다.(16km~20km 27분 01초)

23km 지점을 지나서 이어지는 26km 까지 지루한 언덕이 이어지고 있는데,페이스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그리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으니까 마음을 차분히 먹고 올라서기로 한다.춘천댐을 올라서서 돌아서니 작년 춘천에서 이구간부터 왼발목 통증으로 고생 하였던 기억이 떠오르지만,오늘은 초반부터 괴롭히던 왼발 발목의 통증도 없어지고 의외로 컨디션이 좋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102보충대로 달리어서 내려간다.(21km~25km 27분 59초)

30km 지점에서 분배표와 비교를 하니 2시간 45분으로 오히려 동아때보다 3분이 빠르다.이대로 페이스를 잃어버리지 않고 들어가면 동아 기록을 갱신 할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어차피 마라톤이란 삼십키로를 달리고 나서 마지막 12.195km를 달린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 마라톤의 벽이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날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26km~30km 28분 32초)

32km 신동 삼거리를 지나고 점점 페이스는 떨어지고 있다.어차피 예상한 일이기에 초반에 벌어놓은 십분을 얼마나 지킬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다시 종아리 근육에서 쥐가 날려고 한다.호흡도 괞찮고 발목도 무릎도 다 양호한데 쥐가 나의 가는길을 자꾸만 막아서고 있다.

아.....무한불성(無汗不成)이라고 누가 말하였던가.....

마비가 오려는 허벅지의 쥐를 막기 위해서 속도를 늦추어서 달리기로 한다. 어쩔수 없는 일이다.(31km~35km 28분 02초)  소양교를 넘어서 달리면서 계속 허벅지 쥐나는것 때문에 속도를 올리지 못하고 천천히 달릴 수밖에 없다.여기서 쥐가나서 주저 앉아버리면 오늘의 레이스는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너무나 잘알기에 쥐가 나지 않을 속도로 주행을 할 수 밖에 없다.(36km~40km 32분 32초)

40km 지점을 지나서 시내로 들어서도 다리의 쥐는 계속 신호를 보내지만,다리에게 간절히 부탁을 하였다.
“다왔다....조금만 참아라...가자....다왔다....조금만 더 참아라.....”
춘천종합운동장으로 접으들서 시계를 보니 아무래도 서브 4는 어려울 듯 하다. 운동장을 한바퀴 도는 것이 그리 장대하게 보일수가 없다.포기하자니 억울하지만,어찌하겠냐고 마음을 다잡아 보는 순간 클럽의 후배 선현수님이 내 이름을 부르면서 격려를 하길래 쥐로 고통 받던 다리에서 쥐가나서 멈출지라도 한번 질러보자고 맘다잡고 달리어서 들어왔다.3시간 59분 18초의 기록으로 아슬아슬하게 올 가을 춘마에 서브 4를 하는 영광을 누리었다.(41km~42.195km 12분 5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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