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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7.12.04 11:05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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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주말 모처럼 늦잠을 자는데 손전화가 울립니다. 모르는 전화번호라 무시할까

하다가 혹시 하는 마음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택배회사 직원이라네요.

광주에서 어머니가 고구마를 보내신 겁니다.

회사로 보내셨는데 토요일은 휴무라서 택배기사분이 미리 전화로 확인한 겁니다.

달리 방법이 없어 회사가 입주에 있는 건물 1층 식당에 맡겨 놓으라고 부탁을 했습니

다.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 식사는 해서 야박하게 굴지는 않으리라고생각 되어졌기에.


그러고 보니 어머니께 죄송스런 마음이 앞섭니다.

11월에 어머니 생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님들하고 광주엘 가기로 했었는데

수능시험 치르는 조카가 있어 미루다가 이런저런 핑계가 생겨 결국 못가고

말았습니다. 그때 "우리가 내려가면 주세요 "하고 미뤘던 건데  결국 어머니가 손수

보내는 수고를 하시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어머니 사시는 아파트 9층에서 고구마를 손수레에 싣고 택배하는 운송업체까지.

고구마 좋아하는 손주들 생각으로 힘든줄도 모르시겠노라고 하시지만 어머니

연세가 벌써 75세 이시니 불효한 자식은 그저 송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2.  가깝게 지내는 친구 가족들과 식사를 같이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두 가족 정도면  오붓하지만  3가족 이상만 되면 식당에서든 집에서든 번잡을

피할수 없게 됩니다. 아이들이 어릴수록 그 정도는 심해질 수 밖에 없지요.

특히 밖에 나오면 아이들 한입이라도 더 먹일려고 아이들 뒤치닥거리 하다보면 어른

들끼리의 대화는 커녕 밥조차 제대로 못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객이 전도되고 마는거죠.  

그런데 이런 모습이 바로 우리 부모님의 모습이고, 우린 그런 부모님에게 배운

그대로 아이들에게 답습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최근에 만난  한 친구는  독특한 지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지금보다 훨씬 나은 풍요를 누리고 살거니까 우리들이 먼저 잘먹고

아이들은 나중에 챙겨도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일곱 자식 키우느라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하면 지금도 후회가

된다는 그 친구네 가족과의 만남에서는  아이들은 뒷전이고  메뉴도 어른들 위주로

정하고 먹는 것도 어른들 먼저 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놀다가 배가 고파져서 식탁으로 옵니다.

그러다보니, 먹어라 마라 간섭할 일도 없습니다.


딴에는 맞는 말이라 생각되어  다른 모임에서도 적용해보면 거의 수긍하는

분위기 입니다.


3. 어제 출근해서 고구마를 찾았습니다.

광주 외곽에 사시지만 남의 자투리 땅에 심으셨으니 고구마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합니

다.  토질은 형편없지만 오로지 어머님의 정성으로 키우신 거지요.

아마도 그리 소중히 생각하시는 손주들은  정작 맛없다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러면 저는 더  좋습니다.    제 차지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단단하게 포장된 스트로폼 포장에는 " 받는사람 막내"라고 서툴게 적혀 있었고

부친사람은 " 박 유순"이라고 애틋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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