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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금천구 시흥동의 홈에버 매장 앞.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외투깃을 세운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바쁘게들 지나간다.
목 속으로 들어오는 찬 바람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 목을 잔뜩 움츠리고 턱을 아래로 잔뜩 땡기며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서성이는 사람들....
이미 매장 입구와 주변 거리에는 경찰들이 줄지어 서 있다.

지난 7월 비정규직법안이 시행됨과 동시에 가장 앞장서서 비정규직을 외주화시켰던 이랜드그룹...  뉴코아, 홈에버, 2001아울렛 등등...   이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는데...  그 분들은 6개월 이상을 아직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싸우고 있었다.
뜨거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허걱거리며 견디며 투쟁하던 모습이 이젠 추위와의 싸움으로 바뀌었을 뿐, 그 울부짓는 아우성은 똑같다.
민주노총 남부지구 협의회 소속 조합원들이 연대하여 여는 집회임에도 불구하고 인원은 6-70여명을 넘지 못하는 작은 집회다.

비정규직으로서의 생활만이라도 온전히 보장해달라는 그 분들의 절박함에 정규직의 작은 안락함을 잊고 불평하던 모습조차 미안해진다.
집회장 뒷곁에는 구세군 자선냄비가 서있고, 그 앞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제법 웅장하다.
앞에는 ‘비정규직 대량해고 홈에버에 가지마세요.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권영길’이라는 대선 현수막이 걸려있다.  그래도 대선 기간이라 사측에서조차도 선거법 위반을 의식해 강제철거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제도권 정당의 잇점이 바로 이런것인가 하는 생각...

지난 8월쯤이었나?  
PD수첩을 보는데 열린우리당의 이목희 의원(비정규직 법안을 주도한 의원임)이 나와서 그런 말을 했었다. “어떻게 이랜드같은 기업이 이렇게 나오리라고 예상을 했겠냐?”
그걸 보는데 정말 욕이 절로 나왔다...  그 법을 그렇게 만들 때 정말 그런 예상을 못했다고?   남들이 수없이 그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 말할 때는 귀를 닫아두더니, 이제 와서 이럴 줄 몰랐단다....  그리고 책임은 안진단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길거리에서 아우성치고 있는데...  그리고는 다시 정권을 맡겨달란다. 사람들이 도대체 왜 위장술과 사기의 달인임에도 불구하고 저들보다 그들에게 눈을 돌리지 않는지 그들은 아직도 모르는듯하다.  그러니 국민이 노망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나 하고 있지 않겠나.

집회장 건너편에는 기세도 등등하게 ‘기호2번 실천하는 경제 대통령 이명박’의 현수막이 징글맞게 펄럭거리고 있었다.   어느 때보다도 거리에서 치켜드는 연대의 작은 팔뚝이 소중한 시기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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