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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인터뷰 전문]
-  2월13일(수)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



- 진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네. 안녕하십니까?
  
- 숭례문 화재참사, 정말 참사인데 말이죠, 지금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저는 너무 끔찍해서 아직 사진도 못 보고 있습니다. 차마 못 보겠더라고요. 그래서 기사만 읽고 있습니다. 그냥.

- 그 말씀에 다 담겨 있는데 말이죠. 이명박 당선인이 지금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숭례문을 복원하기 위해서 국민성금을 모금해서 하자, 그래서 지금 논란이 많은데 이명박 당선인의 국민성금 모금 제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아마 그 때문에 누리꾼들이 이명박 당선인의 2MB라고 부르는가 봅니다. 2메가바이트. 숭례문이 무슨 불우이웃입니까? 성금모금 해서 돕게. 그리고 사고는 자기가 치고 재미도 자기가 보고 돈은 왜 우리가 내냐, 이게 국민들 정서인 것 같습니다. 당장 급한 건 타지 않은 문화재들입니다. 아직까지. 흔히 사람들이 말하기를 비행의 발명과 더불어서 추락도 발명된 거라고 하거든요. 건축과 더불어서 방화도 발명된 겁니다. 그러니까 방화 가능성을 현실성으로 간주해서 다양한 경우들을 시뮬레이션 해 보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 어떤 방화에도 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그걸 해야할 때이거든요. 책임있는 정치가라면. 낯 간지러운 모금운동할 때가 아니라. 지금 이 분이 무슨 생각하는지 뻔히 들여다 보입니다. 그러니까 불타 버린 국보 1호,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다시 서다, 이거 감동적인 드라마죠. 그리고 그 앞에서 활짝 웃으면서 사진 찍을 겁니다. 그러면 이제 모금운동 자기가 발의했으니까 복원의 공까지 자기가 챙기는 건데 이제까지는 그런 게 잘 통했는지 모르겠는데요 앞으로도 그런 게 잘 통할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 더구나 책임논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데요, 얼마나 크냐 이런 건 앞으로 봐야 되겠습니다만 지금 방화 피의자인 채 모 씨가 이번에 숭례문을 방화대상으로 정한 게 경비도 허술하고 접근도 쉬웠다. 또 그 뿐 아니라 노숙자들이 숭례문 2층에서 숙식을 했다는 보도까지 있는데 결국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하면서 숭례문을 개방할 때 충분한 대비책, 관리책 없이 한 거 아니냐, 이런 비판이 그래서 나오는 거 아닙니까?
 ▶ 네. 그렇겠죠. 그게 사고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 겁니다. 사고라는 게 한 가지 원인 때문에 발생하지는 않거든요. 여러 개의 원인들이 탁 겹쳐질 때 그 때 발생하는 건데 어쨌든 그게 중대한 원인임엔 틀림없고요. 물론 문화재에 대한 시민의 접근을 보장하는 건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아마 당선인도 선의를 갖고 그렇게 했을 겁니다. 문제는 왜 대책도 없이 서둘러 개방부터 했느냐 하는 건데 제 생각에는 개인적인 야심 때문에 그러신 것 같아요. 서두르신 게. 청계천 복구, 남대문 개방, 기뻐하는 시민들, 그 틈에서 활짝 웃는 이명박 시장님. 그리고 그 사진이 신문에 크게 실리고 그리고 이런 게 또 그 분이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우리가 생각할 게 또 있는데요, 숭례문은 그나마 파괴된 게 눈에 보이기라도 합니다. 보이지 않고 파괴되는 유적들이 많거든요. 가령 청계천 같은 경우에 거기 유적들은 지금 소리도 없이 사라졌거든요. 청계천 사업이 외국에서라면 욕 바가지로 얻어먹을 사업이거든요. 문화 복원도 아니고 생태 복원도 아니고 그냥 커다랗게 공구리 친 겁니다. 그리고 그런 걸 지금 업적이라고 하는 이 사회의 문화적인 천박함 그런 것도 지금 이번 사고와 무관하진 않을 것 같고요. 게다가 지금 전국에 운하 판다고 하잖아요? 그 주위의 유적지들, 생태계들, 불도저에 다 망가집니다. 그리고 이 분 말하는 걸 딱 들어보면 두바이는 사막에도 운하를 판다, 이러잖습니까? 대한민국을 금수강산하고 황량한 사막의 차이, 이걸 구별 못하는 겁니다. 지금. 금수강산이 온통 사우디 사막의 공사판으로 보이는 거죠. 이게 문제입니다.

-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숭례문 화재사건 책임지고 어제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그것은 그것이고 노무현 대통령도 대국민 사과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이야기도 일각에선 있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한나라당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요, 나경원 대변인이던가요? 바로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대통령이 사저 건축에 가진 관심의 10분의 1만 있었어도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논평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제 생각에는 그 분이 참새 아이큐의 10분의 1만 가졌어도 대통령 사저와 숭례문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정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책임을 정확하게 물어야 되는데 제가 보기에 사과할 사람이 세 분 있습니다. 대책없이 개방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 또 지금 숭례문 관리책임 맡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그리고 문화재 전반에 보존책임 맡은 유홍준 문화재청장, 세 분인데요. 세 분 중에 한 분은 사직서 냈고 또 한 분은 사과하셨고 나머지 한 분은 지금 모금운동 하고 계십니다.

- 지금 복원 이야기 말하기에는 지금 말한 책임이라든지 앞으로 대책이 너무나 큰 상황인데 그래도 복원 이야기를 한 번 해 보자면 다만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교훈적인 의미로 전소된 채로 그대로 놔 두자, 이런 주장까지도 있고 반대로 최대한 설계도면대로 복원해야 한다, 현재까지 많이 나오고 있는 이야기고, 어떻습니까? 복원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그대로 복원해야죠. 물론 교훈적인 의미로 파괴된 대로 그대로 두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요. 베를린에 있는 Kaiser Wilhelm Gedaechtniskirche라고 해서 기념교회라고 부르는데 지금 2차 대전 때 파괴된 모습 그대로 서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자기들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전쟁을 일으키면 이렇게 된다, 그걸 반성하는 의미에서 그걸 세워둔 거거든요. 그런데 남대문 우리가 전쟁 일으켜서 파괴된 것도 아니고요, 전소된 남대문이 주는 교훈이라는 게 뭐 대통령이라도 문화재를 대책없이 개방하면 이 꼴 난다, 이런 건데요 중요한 교훈이긴 하지만 그걸 무슨 공공의 집단적 기업으로 거리에 세워둘 가치까지 있어 보이진 않네요.

- 성금 이야기 한 마디만 더 해보면 지금 성금 이야기 나오니까 벌써 발 빠르게 일부 금융기관, 또 일부 방송 프로그램 이런 데서 성금을 하고 나섰는데 이게 일부 언론도 그런 것 같고 이렇게 성금에 나서는 움직임 보면서는 혹시 어떤 생각을 좀 해 보십니까?
 ▶ 글쎄요, 저는 왜들 그러는지 잘 모르겠거든요. 국민들은 세금 냈습니다. 그럼 그 세금 내에서 할 수가 있거든요. 세금에 따라서 하는 것이고 성금이라는 건 어떤 거냐면 세금으로 왜냐하면 예산이라는 게 다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 예산범위 밖에서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하는 게 성금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성금 모금하는 건 제가 지금 볼 때 사태를 호도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성금 모금 할 때가 아니에요. 지금 다른 문화재들, 똑같은 사건이 다른 문화재들에도 발생할 수 있거든요. 돈 모을 때가 아니라 그런 시스템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그 다음에 지금 우리 예산 내에서 그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예산 자체를 지금의 현 예산 구조 내에서 확보하는 것, 이게 더 중요하죠. 성금은 이례적인 거거든요.

-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문화라는 측면에선 비슷한 이야기고요. 이명박 출범 앞두고 문화계도 권력이동 조짐이 보인다. 그러니까 이 당선인의 문화코드에 맞추려는 움직임 아닌가 싶습니다만 그와 관련해서 이 당선인이 영화 관람도 자주 한다, 이런 보도도 나오기도 하고 그러는데 지금 이명박 당선인의 문화예술관이라든지 정책이라든지 이건 어떻게 보고 계시고 평가하십니까?
 ▶ 글쎄 옛날에 드라마에서 이명박 역 했던 배우가 문화부 장관 되니마니 하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것 같은데요. 그런 걸 권력이동이라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고요 또 당선인의 코드가 뻔하지 않습니까? 고려대 교우, 경상도 향우, 소망교회 교우 이런 거 아닙니까? 문화정책에서도 이 삼우정책인데 이 코드가 그대로 적용되는지 좀 지켜보기로 하고요 이 당선인의 문화예술관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솔직히 문화적인 분은 아니죠. 지난 번 부산 영화제 때도 요란하게 나타나시는 바람에 세계영화음악의 거장이 찬밥 대우 받은 거 기분 나빠서 행사 참여 안하고 그대로 돌아가 버리지 않았습니까? 또 카우치 사건이라고 옛날에 나체 사건 있었지 않습니까? 그 때 홍대 앞 카페들이 퇴폐적이어서 그렇다고 또 단속하겠다고 했던 분입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제 나라 교육을 영어로 하신 분들인데 그 분들이 무슨 문화입니까? 오렌지를 알렌지로 표현해야 경쟁력 생긴다는 분들인데요. 말 들어보니 이 분도 영어교육 모델이 청계천이랍니다. 말 다 한 거죠. 교육이 무슨 수령님 업적 따라 배우기입니까? 하여튼 아직 집권도 안 했는데 노무현 정권 5년 겪은 것 같아요. 피곤합니다.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문화평론가 오늘 연결해서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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