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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7 22:05

중국의 붉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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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꽃이 구석에 꽃혀있던 이 에드가 스노우의 명저를 다시 꺼내서 읽고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처음 책을 읽은지 10년이 지난 지금 중국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지식이 깊어진 이후의 책에 대한 내 스스로의 관점이나 느낌의 변화가 궁금해서 였던 것이다.

책속의 홍군은 지금 대평원을 겨우 지난 상태다.

처절한 백군과의 투쟁, 천길 낭떠러지의 大河를 건너며 지나는 모든 마을 사람들을 홍군의 지지자로 만들고, 종국에는 3만명 정도의 적은 숫자로 회생의 기회를 찾아냈던 그 대단한 사람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열정과 행간 곳곳에서 느껴지는 홍군들의 순수함이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서 대치되던 국민당 군의 초라한 정신력과 비교 되면서 여전히 더욱 빛나는 느낌을 전달 하고 있다.

사천의 밀림 지대와 종교로 뭉친 티벳의 고원을 건너면서 충돌한 원주민들과의 대결. '한마리의 돼지를 얻기위해 한명의 홍군 병사가 죽어야 했던' 밀림 지대에서의 장정의 상황들을 읽다보면 오히려 2만 5천리를 도망가며 끝없이 지역內 소비에트 지역을 만들어 가며 자신들의 철학을 전파하던 홍군들의 입장이 가엾게 느껴질 정도였다.

시간이 흘러흘러 중국은 이제 세계 속의 패권국으로서의 자신들의 위치를 점차 강화시켜 가고 있는 중이다.

중국 화하족의 문화인 '중화'가 '중국의 문화 농도가 퍼져있는 정도의 차이'라는 개념을 탈피하여 서양식 '영토' 개념을 받아 들이고 그 '영토'의 과거로의 역사를 정리하는 '통사'를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그리고 지하 자원과 경제적 이익에 대한 소유권에 집착하길 원하면서 부터, 중국은 과거 2만 5천리 장정을 해내던 그들의 순수함과 열정을 잃어 버리기 시작하고 있는듯 하다.

티벳 얘기만 나오면 거품을 물며 달라이 라마를 비판하던 중국 친구들, 달라이 라마는 절대 종교적인 깨달음을 得한 성인이 아닌 단순한 정치 지도자로서 오히려 티벳 원주민들을 분열 시키고 있다는 얘기, 동아시아 패권을 끝끝내 놓지 않기를 원하는 미국과 일부 유럽인들의 정치 책동에 의한 티벳 독립 지원과 그에 따른 중국 정부의 당혹함들의 상황들... 티벳과 달라이 라마에 대한 미디어적인 환상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나는 이 모든것들을 다 인정할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죽고 다치며 또한 그 진압의 과정 속에서, 과거 '돼지 한마리를 얻기위해 홍군 한명이 죽어야 했던' 대장정(大長征)의 순수함이 묻어나지 않는 탱크와 총격의 무력이 느껴지는 지금의 티벳. 청장 철도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의 유입과 나아가서 영일형이 직접 들었다는 자본주의 최고 밑바닥 문화인 '매춘'이 공안의 묵인하에 그 청정 지역으로 스며드는 상황, 89년 티벳 폭동을 가장 '효율적으로' 진압했던 당시 당서기였던 후진타오가 수년째 주석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에서 나는 과거 '중화문화'의 화려함으로 타지역을 '문화'라는 용광로를 통해 통합해 내던 중국 '인문학적 전통'의 바래짐을 느껴가고 있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의 전략이 '비폭력'의 모습을 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묘한 미국 및 유럽과의 정치적인 코드 맞추기를 통한 티벳 독립운동 및 폭동의 조장을 난 전혀 좋게 보지 않는다. 그건 중국이라고 하는 '동양문화'의 인문학적인 관성을 믿는 나의 편견일수도 있겠으며 어찌보면 미국이라고 하는 정말 마음에 들지않는 패권국가의 교묘한 정치적 간접 지원을 통한 중국 및 동아시아 흔들기가 너무너무 얄미워서 일수도 있다.(북한과 대만 문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의 동북공정 및 티벳에 대한 고의적인 한족 이주와 자본주의 문화의 암묵적인 뿌리 내림에 대한 중국 정부의 교묘한 전략도 곱게 느껴지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달라이 라마의 기자회견 처럼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발생된 무력 진압에 의한 폭력'의 모습이 어떤 '패권'의 느낌으로 다가 오는것에 대한 불안함은 정말 어찌할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중국 학자들이 주장하는 '사회주의 재강화론'으로 탄생한 등소평식의 '중국 특색사회주의'가 정말로 성공하고 있는 것이라면, 작금의 '공자'와 '장자'의 중국내 부활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중국 내부의 경직화된 공산당식의 통제 정책은 더욱 교묘하게 그 '힘'을 강화시키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만 사람들과 유독 구별되는 중국인들의 그 무례한 습관과 무질서함이 단순한 문화대혁명 이후의 '혁명세례'(革命洗禮)를 통한 봉건 질서 파괴의 결과물이 아닌, 오히려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교묘하게 강화된 공산당의 일당독재를 통한 부정적인 사회 불신이나 '대국굴기'를 외치는 패권의 모습으로 변질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

'사회주의'는 혹은 '공산주의'는 그 '돼지 한마리를 얻기위해 홍군 한명이 죽기도 했던' 대장정의 순수함 속에서만 설득력을 얻을수 있다.

비록 대장정이 항일 투쟁의 일환으로 변질되어 홍군들을 그 머나먼 고난의 땅으로 자발적으로 들어서게 한것이며, 그 패전의 기나긴 행군을 '항일운동'으로 미화시킨 홍군의 지도부가 매우 정치적인 인물들이었다고 할지라도, 그리고 그후에 서로 피말리는 정치적인 투쟁 속에서 서로를 숙청하던 모택동, 팽덕회, 주덕, 임표, 등소평들의 슬픈 역사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최소한 그 장정 속에서만큼은 정말 너무나도 멋지고 순수하고 낭만적이었다...

난 지금의 중국 정치 지도자들이 전부 이 '중국의 붉은별'을 다시 읽었으면 좋겠다. 다시 칼날같은 열정과 순수를 찾을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정체성에 좀더 충실할수 있는 마음을 가질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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