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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8.04.24 10:59

시-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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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 릉 도

                                  유  천

동백,
시든 꽃잎이 아니라 뚝뚝
그 송이 그대로 떨어져서 사모하였네
삼월의 남도를 그리워하였네

바다건너 수백리
여기는 달라
사뭇 달라서
잎사귀만 윤기를 더해갈 뿐
모진 해풍에 붉은 꽃잎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안스러운 노란 꽃술은 차마
숨조차 쉴 수 없네

검붉은 바위가
진푸른 바다를 끌어내리며
불끈 솟아오른 섬
척박한 흙을 붙안고
처연한 몸부림으로 빚어내는 땅

관음봉 위에 떠있는 저 나무
향나무를 보아라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인
주목이 있다지만
저것은 아직까지 살아서
이천년이라네

동백이여
꽃은 피우지 않아도 좋아라
울릉이여
섬은 얘기가 적어도 되어라

도동항,
조그만 거리의 어설픈 때자국들은
본래 이게 아니어서
금방 녹아내리고
허튼 말까지 귀담아듣는 인심은
순정의 꽃보다 더 고운 빛깔을
간직하고 있으니

누군가
이 곳을 떠날 때는
다시 온다는 기약을 하지 않는 거라 했지만
계절이 바뀌면 또 볼지니
성인봉에 눈 녹을 때 다시 올거니

부디
육지와 가까이 하지 말고
이 모습 이대로 살아
뭍에서 새어내오는 가녀린 훈풍은
바다 어딘가에 묻어버리라

똑똑한 나무들과
툭툭한 바위의 청신한 기운들을
둥풍은 담고
동해는 작은 배가 되어
반도의 긴 해안선에 뿌려놓으라

그러면
저 땅의 벌판과 산맥들은
이 섬을 닮아 힘차게
고동칠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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