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행당동의 가을


비가 온다
서울에도 비가 온다

행당동에 비가 온다
시월에 비가 온다

어젯밤은 담벼락 여기저기에 게워놓은 게 많았다
경주집 앞에두 한 무데기
개풍 까페 앞에두 한 무데기
수원 만두집 앞에두 한 무데기
미금댁 청과상 앞에두 한 무데기
행당 수퍼마켓 앞에는 두 무데기

경만이는 개풍 까페 앞에다 게워 놓는다
숨을 한 번 들이키고는 세수하는 시늉을 한다
시커먼 수건으로 얼굴을 닦는다
웃도리를 벗고 바지를 벗는다
길게 모로 누워 게워놓은 걸 쳐다본다
살살 만져보며 핥아본다
주물러본다

소금쟁이 할아범은 행당 수퍼마켓 앞에 두 군데나 게워 놓는다
백묵으로 두평 반 남짓한 크기로 원을 그려 놓는다
섬돌을 그린다
밑창까지 떨어져나간 구두를 가지런히 그곳에 올려놓는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 선안으로 들어간다
양말과 잠바떼기와 바지를 벗어 한쪽 구석에 포개어 놓는다
바로 옆에 반듯이 눕는다
아루목인가 보다

비가 내리는 지금
어제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서울에 내리는 비는
야속하기 그지없다

경만이의 얼굴이
소금쟁이 할아범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25 李대통령 국정지지도 40% 넘어? 8 안중찬 2009.08.25
3324 희망이란? 푸른세상 2009.06.17
3323 희망이 있는가 이 물음에 나는 분노한다 4 육체노동자 2003.11.28
3322 희망의 근거를 말하지 못한 것이 부끄럽습니다. 27 바다풀 2007.10.09
3321 희망에 바치는 송가 조원배 2006.10.01
3320 희망(가명)이의 장래 희망 4 배기표 2011.06.09
3319 희망 2 박명아 2008.03.25
3318 흥미로운 기사 올려봅니다. 배형호 2006.09.30
3317 흙이 된 할머니 박 명아 2007.01.02
3316 흑인이란 이유로 '우리 집' 떠날 순 없어 2 이명옥 2009.01.03
3315 흐름과 소통에 대한 단상 6 안광호 2011.05.12
3314 휴식 11 박 명아 2007.05.25
3313 훔쳐 갑니다. 4 최상진 2006.12.12
3312 후기는 3일이 지나기전에... 4 그루터기 2010.12.20
3311 회원제에 관한 논의를 위해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4 황정일 2011.11.24
3310 황인숙 시인의 시집<자명한 산책>에 실린 첫 번째 시[강] 2 김난정 2006.12.15
3309 황우석 교수와 태호 6 배형호 2005.12.22
3308 황대권 강연회 - 생명평화운동과 초록문화 4 이승혁 2008.02.13
3307 황금빛 모서리 그 후... 1 萬人之下 2007.02.22
3306 환멸 (펌) 5 지나는이 2003.05.21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