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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들이 있더군요. ^^
직접 시위에 참여하면서 보고 들은 것도 있고
집에 돌아와서도 잠못 이루고 마지막까지 생중계 보며 들은 것도 있고...^^
암튼, 축제처럼 즐겁게 시위를 하고
폭력적인 경찰의 진압을 당하는 격렬한 상황에서도
이런 통통튀는 구호를 외칠 수 있는
생기발랄하고 건강한 시민들을 보면 참 든든해집니다.

" 배후세력은 촛불공장 "

" 뇌 열어라 개념이다.  배후세력=송아지 "

4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아버지와, 초등학교 6학년 쯤 되어 보이는 아들이
나란히 든 손팻말 --> " 명박아, 힘드냐? 우리는 더 힘들다 "


학교도 안들어 간 것 같은 꼬마 아이가 걷다가 한마디...
" 이명박은! 퇴근하라! " (<--아마도 '퇴진하라'를 잘 못 알고 말한 듯...ㅋㅋ)

살수차 공격에 흠뻑 젖은 시민들.
--> "세탁비! 세탁비!"

새벽 6시 경, 물대포 대응에,
->"온수! 온수! 샴푸! 샴푸!"

또 뿌리자,  
"물값 내" "물값 내"

비슷한 시각( 아침 5~6시쯤)에  등장한 구호,
-> "아침 줘! 아침 줘!"  "아.침.밥.은.  청.와.대."
     "경찰들은 퇴근해"  "전경들을 재워라"

여경이 마이크 잡고 올라가서 해산하라고 말하려니까
"노래해" "노래해"


  *       *         *

지난 31일 토요일, 세호씨의 촛불번개를 알았지만
20명이나 되는 우리 아이들이 집회에 와서
내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그 아이들과 함께 하느라
숲 사람들과는 못 만났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걸로 위안 삼았지요)

오늘 한겨레 신문 5면 '나는 이래서 촛불을 들었다'를
보셨던 분도 있을 듯 싶은데...거기 교복입은 16세 중학생
강현지라는 아이를 보셨을 거에요. 토요일날 저와 함께 있던
우리 학교 아이랍니다. ^^
앳된 중딩들 20명 정도가 함께 있으니 눈에 띄였든지
그날 숱한 기자들이 다가와서 아이들을 인터뷰하고,
카메라가 찍고 그러더니 그 중에 한겨레신문 기자도 있었던 듯.

아이들과 거리행진도 함께 했지요.
모두들 내 옆에 딱 붙어서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해서.
아이들에겐 교과서에서 배운 것들을 직접 실천해보는
귀한 배움이고 경험이기도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서울광장에서 소공등을 거쳐 청계천 지나 종로타워 앞쯤 와서
시간도  꽤 되었고(아이들한테는), 또 인파가 너무 많아서
혹시나 안전사고나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해서
9시 10분쯤 이녀석들을 모두 인도로 끌어올렸지요.
부모님들도 걱정하실테고 오늘 너희들 뜻도 충분히 표시했으니
앞으로 여기(인도에 서서)  딱 10시까지만 시위행렬과 함께 구호도
외치고, 응원도 하다가 귀가하라고 했는데도
요녀석들 신이 났는지 11시까지만 할게요 하면서,
지나가는 시위행렬 대오를 향해
"이.명.박.은 물.러.가.라"
"대운하도 중단해라"
"미친교육 이제그만"하고 선창 구호를 합창으로 해대는데
제일 호응이 큰 게 "이명박은 물러가라"여서인지
나중에는 요것 하나만 계속 하더만요. ㅋㅋ
지나가는 시위행렬들은
중딩들 한 무리가 함께 구호를 선창으로 하니
환호하고 박수치며 연신 사진을 찍고
어떤 아저씨는 아이스크림 사가지고 와서
'너그들 장하다'며 주고 가기도 하고....
생중계하며 시위대오와 함께 지나가던 진중권 씨가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와 이야기 나누며 잠시 인터뷰도 하고,
노회찬, 심상정 씨도 가까이 다가와 칭찬하고...
옆에서 보니 괜히 뿌듯하대요.
그래도 아이들 부모들이 걱정할 듯 해서 10시쯤,
그곳에서 발걸음 떼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억지로 끌고
5호선 종로3가역 근처 분식집으로 데려가 김밥 사먹이고
10시 20분쯤 귀가시켰지요. 그리고 나서 나는 또 함께 갔던 제일의 벗과
시위대오 쪽으로 이동해서 서른 넘은 옛제자들과 만나 계속 시위하다
자정 넘어 제자들과 이런저런 시국상황 이야기를 안주삼아 가볍게 한 잔 하고
새벽 녘에야 귀가를 했습니다.
연일 밤에 쉬지도 못하게 하고 불장난 하게 만드는 대통령 때문에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거리에 나서면 힘이 나는 요즘입니다. ^^

밑에 어떤 분은 경찰의 강경진압은 의도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하셨던데
촛불집회 초기부터 지금까지 제법 많이 참여한 제가 볼 때는
대책이라는 것 자체가 없는 듯 싶더군요.
대통령 코드에 맞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가,
겁내지 않는 촛불에 놀라 유연한 태도로 대응하다,
거듭되는 광범위하고 끈질긴 촛불집회와 저항에
'이러다 더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되겠다'는 판단으로
다시 강경하게 나오다가, 성난 민심과 저항에 다시 어쩔 수 없이 물러서고,
다시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면 강경 대응하고,
한마디로 왔다리 갔다리 하는 듯 싶더만요.
조중동 쓰레기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예측불허의 상황에 허둥대며 왔다리 갔다리 하는 꼴이지요.
최근의 전경들의 폭력적인 진압은,
일주일 넘는 시간동안 시위 막느라
제대로 잠도 못자고 동원되어 심신이 지치고 예민해진
어린 전경들의 통제되지 않는 감정도 섞였을 수 있고...
암튼, 정부든, 경찰이든....지금 대응하는 것보면...
용량 자체가 2메가급 밖에 안 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마디로 무슨 의도, 계획 이런 것 자체가 끼어들 여지조차
없어 보이는 듯 싶어요, 제 생각에요. ㅋㅋ

암튼, 앞으로 거리에 나오면 가끔 우연히라도
숲의 나무들과 스치고 만나면 참 반가울 겁니다.
그런 인연이 닿기를...^^

오늘도 마음은 거리로 향하는데
며칠 째 누적된 피로 땜시 몸이 못 견뎌서
내일을 위해 힘좀 축적해두려고
집에서 중계보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장대비 맞으며 오늘도 변함없이 시위를 이어가는 시민들에게
미안함과 더불어 아낌없는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수고하시고, 다치지 마시고, 힘내세요!!


2008년 6월 2일,   '모든 것 그리고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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