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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고라에 한 목사님이 오늘 촛불시위에 나서며
남긴 글입니다. 그 마음에 제 마음을 얹고 싶습니다.

6월 10일 이후, 앞으로 촛불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지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면서 시국대토론회도 벌이고
저마다 다양한 의견과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장집 교수 같은 경우는, 민주주주의는 대의제이기 때문에
촛불항쟁은 정당정치로 복귀되어야 한다고, 아니 하루빨리
정당정치를 복원할 것을 주문했고,
한홍구 교수 같은 경우는
'국회에 맡기느니 차리라 천일 기도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최장집 교수의 이야기도 그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내용이 뭔지 알기에,
그분이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주장의 진정성을 믿습니다.
하지만, 한달 넘게 진행되어 오는 촛불항쟁에 쭈욱 참여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현재 우리 현실 상황을 감안해서 생각해볼 때
더 많은 사건들을 만들고 창조할 상상력과 끈질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장기간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적극성과 체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촛불이 언젠가는 약화되고 꺼질 것이라는
걱정이거나 염려가 아니라,
정치 바깥에서 벌이는 더 다양한 촛불들의 모임이고 행진입니다.
얼마 전 인권침해에 대해 항거하며 광주의 한 여고에서 전교생이
수업거부로 저항했던 사건이나, 공영방송을 지키자며 광화문에서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도까지 행진했던 촛불시위는
앞으로 촛불항쟁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진화해가야 하는 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몰상식과 몰염치가 판치는 모든 곳,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고 옥죄는 모든 장소에서 촛불이 켜지는 것이
더 먼저이고,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더 많은 촛불이, 더 강하고, 더 오래 켜져야 하는 게 먼저인 듯 합니다.

무엇보다,
지식인들이 사고와 행동에서 좀더 과감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이 목사님의 글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다른 분들도 꼭 읽어보세요.


2008.6. 21      광장으로 나서면서.... '모든 것 그리고 언제나...'

     *             *            *


저는 오늘 경찰차를 넘겠습니다.
우리의 의지가 저 거짓되고, 오만한 권력의 알량한 바리케이트 앞에서 꺽여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투쟁의 유일한 노선은,

1. 비폭력
2. 비타협
3. 한 발 더 전진

입니다.


비폭력은 우리의 승리를 위한 유일한 노선이요, 인류의식의 발전 수준을 반영한 당연한 원칙이자, 대의입니다. 그러나 비폭력은 또한 가장 용기있는 고백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비폭력이 우리의 비겁함, 나약함, 두려움의 반영이라면 저는 단연코 거부합니다.
“비타협! 한 발 더 전진!”이 담보되지 않은 “비폭력”은 비겁한 자들의 자기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스티로폼이나, 모래주머니, 사다리를 타고 경찰차를 넘어갈 것입니다.

전경들이 때리면 맞고, 군화발로 짓밟으면 밟힐 것입니다.
피를 요구하면 피를 흘릴 것입니다. 잡아가면 잡혀갈 것입니다.
완강하게 한 발 이라도 더 전진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경찰들에게 어떠한 폭력도 행사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의 뜻은 분명합니다. 청와대까지 가서 대통령 앞에서 우리의 뜻을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전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청와대를, 가스통 달고 폭파 시키러 가는 것도 아니고, 때려 부수려고 가는 것도 아니고, 기물을 파손 시키거나, 누구를 다치게 하려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뽑은 대통령에게 정확한 민심을 알려주고, 우리의 뜻을 분명하게 전하고자 할 뿐입니다. 언론을 통해서도, 의회를 통회서도, 민원창구를 통해서도 우리의 정확한 요구가 전달되지 않고, 대통령이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80% 이상되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려고 하는 것에 대한 주권자로서의 정당한 항의를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저의 헌법적 권리를 주장하고자 할 뿐입니다.

저는 저의 비겁함을 넘어서려고 합니다.

그 동안의 비폭력은 충분히 좋았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비폭력은 더 큰 용기와 헌신을 담보로 하는 것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들의 폭력(바리케이트, 전경차)앞에 무기력하게 주저 앉아 있는 것 역시, 폭력에 대한 암묵적인 인정, 동의입니다.
비폭력은 폭력앞에 굴종하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폭력으로 폭력을 넘어서고, 극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번번히 저들의 폭력을 용인하고, 그 앞에 맥없이 주저앉으니까, 저들의 폭력적 행태가 바뀌어 지지 않고, 그 방법을 계속 사용하는 것입니다. 폭력으로, 물리력으로, 완력으로는 더 이상 국민의 뜻을 외면하거나, 왜곡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폭력보다는 비폭력이 훨씬 더 강력하고 위력적인 것임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저는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폭력으로 인해 조금 아프거나, 다치거나, 피를 흘리거나, 죽게 될 수도 있지만
그 이유 때문에 저의 자유와 권리가 억압되는 것을 미리 단념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폭력으로 길들일 수 있는 개나 돼지가 아니고, 어린아이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이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혼자서라도 넘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단 한명이라도 더 저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이 있다면,
100만의 촛불이 저와 뜻을 같이해서, “비폭력. 비타협. 한 발 더 전진!”의 굳은 각오로
전국의 경찰서, 구치소, 감옥이 차고 넘치게 하는 것입니다.

1987년 6.10항쟁 때도 경찰서 유치장이 모자라서,
닭장차로 사람들을 난지도에, 미사리에 막 실어 날라서 내려놓고는 했습니다.
그런 정도로 되니까 우리는 비로소 승리를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폭력과 억압으로는 더 이상 감당 할 수 없을 정도로,
국민의 뜻이 광범위하게 분출되었을 때 우리는 승리의 서광을 보게 될 것입니다.
완전한 비폭력의 방법으로 폭력을 완전히 해체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연행을 두려워 하지 맙시다.
한 발 만 더 전진합시다.

“경찰력으로 유지되는 권력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합시다.
오로지 대화와 토론, 참 된 소통, 올바른 민의의 반영으로만
권력은 유지될 수 있고, 제 구실을 할 수 있음을 알게 해 줍시다.

저는 목사입니다.
이 땅에 빚진 것이 참 많은 기독교의 목사입니다.
내일은 주일입니다.

교인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목사없이 드려지는 내일 예배는 약간의 혼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대한 차질 없이 예배가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는 해 놓겠습니다.

저는 연행이나, 구속을 감수하고 저 바리케이트를 넘어갈 것입니다.
구치소에서 혼자 예배를 드리겠습니다.
오늘 이 시점에서
나에게는 구치소가 교회 공간 만큼, 훌륭한 예배처가 될 듯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림을 그려 봅니다.

이 땅에서 상대적으로 혜택을 많이 받아 온
목사, 신부, 스님, 의사, 한의사, 변호사, 교수, 언론인등등이 대열의 선두에 서고,
연행을 두려워 하지 않는 시민들이 그 뒤로 질서있게 줄을 서서
전경차를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들의 폭력적인 연행을 최소화 시킬 수 있도록, 무적 아프리카 방송팀,
오마이, 민중의 소리, 칼라티브이, 한겨례등의 생방송팀이 선두에 합류해서
생중계 해주면 조금은 더 안전하겠지요..

오늘은 우리 촛불님들이 조금 더 성숙하고, 용기있고, 당당하게
업그레이드 되는 날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촛불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밝게 비추게 될
경이로운 이정표가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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