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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OUT! 전교조 NO!"라는 슬로건으로
이번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나선 이인규 후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이인규 후보의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글 하나 옮깁니다. 물론, 이 글을 제가 쓴 건 아닙니다.
하지만 글 내용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점은 제가 보증하고
책임질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해 잘 알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선생님이 이런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제가 이런 내용의 글을 썼을 것입니다.
거리에 내걸린 '이명박 OUT, 전교조 NO'라는 현수막을 보면서
어쩌면 사람이 저럴 수 있을까...싶고, 화가 참 많이 났으니까요.
이인규 후보는 전교조 합법화 직전에는
전교조 산하 교과모임 중에 하나였던 전국사회교사모임에서 활동을 했고,
합법화 무렵에는 전교조 참교육실천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기도 했던 사람이지요.
저도 사회교사인지라 사회교사모임 연수나 기타 행사를 통해 그를 자주 봤고,
대학 때 과후배이자 동아리 후배들이 사회교과모임에서 아주 열심히 활동했었기에
그 후배들과 함께 활동을 했던 이인규 후보에 대해 이야기 들을 때가 많았습니다.
저는 당시 주로 전교조 안의 학생생활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와 직접 일을 같이 한 적은 없지만,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까지 왔는지에
대해서만은 그래도 잘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           *

이인규 후보님, 조중동을 닮아가지 마십시오.

이인규 후보님, 나는 당신이 1999년 전교조 참교육실천위원장을 할 때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교직 4년차의 무명 조합원이었습니다. 나는 후보님의 이름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후보님이 전교조를 떠난 지 8년 동안 나는 전교조와 청춘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후보님에게서 메일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후보님이 나의 메일을 어떻게 확보했는지 몰라도 어쨌건 후보님과 나는 악연이 있는 모양입니다. 전교조 ‘골수’ 조합원인 나에게 “이명박 OUT! 전교조 NO!"라는 제목의 메일을 5번이나 보내서, 결국 내가 후보님의 홈페이지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군요.

후보님에게 충고를 하기 앞서 먼저 후보님 스스로 해명할 일이 있습니다. 후보님은 선거공보물에서 “교사 이기주의 활동에 대한 자성으로 2000년에 전교조 탈퇴”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이 아니지요? 후보님은 전교조에 대한 불만으로 탈퇴한 것이 아니라 2000년 2월 교사를 그만 둠으로써 조합원 자격을 상실한 것이지요. 후보님은 교사로 근무하면서 대학원에 다니느라 담임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과 소통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하여 고민하던 끝에 스스로 교직을 떠나지 않았습니까? 10년 동안 불법조직으로 탄압받다가 합법화된지 6개월만에 이기주의 조직으로 되었단 말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

2000년 2월 당시는 말입니다, 1999년 7월 1일부로 10년만에 합법화된 전교조에 평교사들이 기대감을 갖고 대거 가입하던 시기였지요. 왜 후보님이 당시 전교조가 이기주의로 변질되었다고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나같은 젊은 조합원들에게 전교조 합법화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물론 나는 전교조가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마음에 쏙 드는 활동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네이스, 교원평가 등에서 국민들이 전교조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측면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전교조 내부에서도 성찰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이인규 후보님! 후보님은 전교조에 대하여 그렇게 말하시면 안됩니다. 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전교조에 대하여 비판한다면 아무리 쓴 비판이라도 달게 받겠지만 이인규 후보님의 비난은 수용할 수 없습니다. 후보님 자신은 노무현 정부 시절 교육 정책 결정의 사령탑이었던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을 비롯하여 노무현 정부에서 많은 직책을 갖고 교육정책 결정에 직접 개입하신 분 아닙니까? 스스로 권력의 중심부에서 교육을 바로잡을 수 있었던 위치에 있었던 분이 노무현 정권의 교육개혁이 다 실패하고 난 후 노무현 정권에서 탄압받던 전교조에게 한국 교육 실패의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인규 후보님, 나는 당신의 자기중심적 사고 방식에 참 놀랐습니다. 당신은 자신이 하던 전교조 활동은 순수한 것이었고, 지금의 전교조는 변질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대학생 때 데모하다 감옥생활도 했지요. 그래서 청와대 뒷동산에 올라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을 들었다고 합디다. 당신은 전교조가 노태우 정권의 극심한 탄압을 받아 무려 1천 5백명이 해직될 당시 해직의 고통을 겪지도 않았고, 그들이 4년 6개월의 해직생활을 감내하며 이룩해낸 힘 속에서 전교조 참교육실천위원장이란 중책도 맡을 수 있었지요. 그 1천 5백 해직교사들은 지금도 묵묵히 현장에서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답니다. 나는 당신이 아직도 교육현장을 순수하게 지키고 있는 과거의 동료들을 조중동과 똑같은 방식으로 비난해대는 것에 슬픔을 느낍니다.

가끔씩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비위가 신문에 실립니다. 얼마전 촛불집회에 나간 학생을 체벌을 했다는 전교조 조합원처럼 전교조의 지향과 어긋나는 조합원도 있습니다. 나는 그들을 비호할 생각이 전혀 없지만, 교총 소속의 교사들이 저지른 비행은 ‘교사 일반의 비행’이고 전교조 소속 교사의 비행은 꼭 ‘전교조 교사의 비행’으로 만들어버리는 조중동의 사기극을 당신이 철저히 활용하는 것에 분노를 느낍니다. 행정실 직원에게 월급에서 조합비를 공제해달라는 말 한마디로 가입할 수 있는 전교조에 문제 있는 교사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전교조는 성직자들의 조직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적어도 세상일은 공평하게 봐야하는 것 아닙니까? 전교조 교사들이 문제가 있다면 전교조, 교총 모두 다 그 소속을 밝혀 비판해야지 전교조만 ‘악의 축’으로 찍어서 죽여온 조중동의 왜곡선전을 당신은 철저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전교조를 국민 앞에 매도하기 전에 조중동의 비열한 행태부터 먼저 비판하고 나서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야 당신의 진정성이 인정되는 것 아닌가요?

전교조는 매년 2~3천명이 추운 겨울에 대학기숙사에서 침낭을 깔고 자며 전교조 교사들이 일년동안 연구하고 실천한 교육활동을 확산시키는 참교육실천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전교조는 작년에 차등성과급 제도에 반대하여 성과금의 일부를 떼어 40억원을 모았습니다. 그 돈으로 올해 태안지역 주민, 소외된 지역의 공부방 지원비, 결식 아동 중식 지원비,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의 학비, 비정규직 노동자 자녀 학자금 지원비 등 우리 사회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썼습니다. 전교조는 매년 어린이날 지역 주민들 수 십 만 명과 함께 어린이날 행사를 10년도 넘게 해왔습니다. 대다수 전교조 교사들은 교장 교감 승진을 위해 수업보다 점수 따기 노력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나름대로 학생들과 호흡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들은 조중동에 전혀 실리지 않습니다. 당신은 너무나 철저히 조중동을 이용해먹고 있습니다. 아니, 조중동에 편승하고 있습니다. 나는 전교조를 ‘선’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교조는 그저 평범한 교사들의 노동조합일 뿐입니다. 그러나 당신에게 'NO'라고 비난받을 조직은 아닙니다.

이인규 후보님, 최근 교육감 선거에서 당신은 주경복 후보를 전교조 후보라고 규정짓더군요. 주경복 후보를 지지하는 70여개 시민사회단체 중 전교조가 속해있기 때문이겠지요. 주경복 후보에게서 찾을 흠이 별로 없으니까 조중동이 만들어놓은 반전교조 분위기를 이용하자는 것으로 보입니다.

후보님이 만든 그 논리라면 당신은 박사모 후보입니다. 당신은 “원칙과 기본을 중시하는 박근혜 대표님을 사랑합니다. 박사모 파이팅!”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박사모에 가입했더군요. 또한 당신은 반촛불 후보입니다. 당신이 핵심 경력으로 내세우는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공동대표 중 이명현씨가 있습니다. 그 분은 김영삼 정부 시절 교육부장관을 지냈고, 지난 6월 30일 촛불시위에 대해 "법치실종 위기상황 극복”을 주장하는 원로성명 발표자 18인중 한 명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명현씨가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의 공동대표이므로 이인규는 반촛불후보라고 불러야 타당할 것입니다. 동의되십니까? 아니라고 변명하고 싶다면 당신의 생각을 돌아보기 바랍니다

나는 소위 ‘골수’ 전교조 조합원입니다. 전교조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교조가 한국 교육에 이바지하는 존재가 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전교조를 못잡아 먹어 안달인 조중동 때문에 속병을 앓기도 합니다. 내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에 민주화운동유공자가 1700여명 있다고 합니다. 그 중 1500명이 전교조 해직교사입니다. 현재 전교조 위원장도, 수석부위원장도 다 민주화운동유공자입니다.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달랑 민주화운동유공자라는 증서 하나 뿐 입니다. 20년 전 전교조 교사들이 군사독재 정권에 무참히 짓밟힐 때 전교조를 빨갱이, 좌경 용공으로 매도하던 자들이 지금도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전교조는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그들이 지금은 또 촛불을 향하여 폭력세력이라고 매도합니다. 뒤에 불순세력의 배후조종이 있다며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세상은 바뀌지 않는 것일까요? 학교가 어쩌면 옛날과 똑같이 바뀌지 않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조중동 같은 세력들이 학교를 지배하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나는 이인규 후보님이 이런 문제에 대하여 보다 깊은 성찰과 책임있는 발언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이인규 후보님, 나는 당신과 한 번도 대화를 나눠본 적 없는 사람입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쓴 소리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후보님은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이 소중하다면 남의 생각도 소중하다는 것, 자신의 진심을 이해시키고 싶다면 남의 진심도 이해해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나는 ‘골수’ 전교조 조합원으로서 후보님께 제안합니다. 전교조를 공격하는 시간에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가 어떤 교육적 업적을 쌓았는지, 후보님이 노무현 정부의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으로서 어떤 업적을 쌓았는지 자랑하는 선거운동을 펼쳐나가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한 때나마 자신을 교육운동가로 성장시켜준 조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싶습니다. 적어도 1천 5백 해직교사들의 믿음과 사랑 속에서 전교조 참교육실천위원장을 역임했던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교육감 선거에서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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