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아침마다 신문 펼치는 일이 참 괴롭고 짜증도 조금 난다.
무릇 나만 이렇진 않을 것 같다.

한 때 청와대와 내각까지 삼킬 것 같던 촛불의 기세도
염치고 법이고 다 팽개친 서슬프른 공권력에 진압당해
불씨만 겨우 살려가는 정도로 잔뜩 사그러든 상태다.

어제는 촛불들이 경찰에 완전히 압도당해
힘 한 번 제대로 못 쓰고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꼬박꼬박 촛불들러 나오던 경험많은 깃발들과 사람들,
촛불집회와 시위에 익숙한 사람들만 보였다.
그만큼 촛불 숫자도 확 줄었다.

예전처럼 잔치같고 축제같던 촛불집회가 아니라
색소 물대포와 백골단의 토끼몰이 진압이 기다리고
폭력과 연행도 각오해야 하는 살벌한 상황이니
어느 누구인들 가벼운 마음으로 촛불집회에 올 수 있을까.

법과 염치같은 것 다 무시하고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촛불을 진압하겠다는 mb와 공권력의 선택은
확실히 효력을 발휘하며 먹혀드는 듯 싶다.

촛불 집회가 있는 주말에 종로에 한 번 가보면
쉽게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모일만한 길목마다 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고
백골단도 모자라 사복경찰들까지 동원하고 있는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의 모습을.


그럼, 촛불은 이제 사그라드는 걸까?
정녕 촛불축제는 이제 끝나는 걸까?

아니면,
촛불은 다른 곳에서 새롭게 변주되고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는 걸까?

어쨌거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촛불이 지금 기로에 섰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처럼 매주 토요일마다 열던 집회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끝나가고 있다고 보는가?
아니면 변주되고 있다고 보는가?

사실 촛불의 진화와 변주는
이미 몇몇 지역에서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계속 다른 지역, 다른 형태로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동안 촛불을 들었고, 촛불을 지지하던 모든 사람들이
보다 질서있게 보다 짜임새 있고 힘있게 진화하고 발전해갈 수 있는
그런 틀과 방향을 고민하는 촛불의 변주가 필요하다.

나는 믿는다.
광장과 거리에 아름다운 군무처럼 빛나던 촛불들은
서슬프른 공권력에 짓눌려 초라할만큼 줄어들었지만
저마다의 마음 속에서는 여전히 빛나고 있을 거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우리들 마음 속 촛불을 스스로 끄지 않는 한
내 안에서, 내가 선 자리에서, 내가 일하는 일터에서,
내가 사는 지역에서, 내가 관계하는 모든 곳에서
촛불은 끊임없이 변주되고 진화하고 발전해 갈 것이라는 걸.

그러므로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아직.



  1. 오늘 저는 행복합니다.

    Date2008.08.28 By윤남주
    Read More
  2. 시-학암포 사랑

    Date2008.08.26 By유천
    Read More
  3. 신영복 선생님과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고!

    Date2008.08.26 By이경아
    Read More
  4. <속보>김소연 기륭분회장님 단식농성장으로 돌아와

    Date2008.08.22 By신현원
    Read More
  5. 무리한 정선-강릉 번개 후기

    Date2008.08.21 By김선래
    Read More
  6. 신영복 선생님의 글 중 영어로 된 것은 없는지요?

    Date2008.08.20 By박성원
    Read More
  7. 한겨레신문 8월13일 광고

    Date2008.08.19 By나무에게
    Read More
  8. 늙은 노인 이

    Date2008.08.16 By이재순
    Read More
  9. 꺼져가는 생명을 살려낼 작은 숨결이 되어 주세요

    Date2008.08.15 By신현원
    Read More
  10. 선생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Date2008.08.14 By이승혁
    Read More
  11. 저도 처가집을 다녀왔습니다.

    Date2008.08.12 By김우종
    Read More
  12. 무리한 번개

    Date2008.08.12 By박영섭
    Read More
  13. 안성 처갓집을 다녀와서

    Date2008.08.11 By송계수
    Read More
  14. 촛불 100일, 잔치는 끝난 걸까?

    Date2008.08.11 By조원배
    Read More
  15. 이사를 했습니다.

    Date2008.08.11 By김동영
    Read More
  16. 허필두(아나키스트)님 힘 내세요.

    Date2008.08.06 By송계수
    Read More
  17. 부시 방한 파티에 다녀와서...

    Date2008.08.06 By조원배
    Read More
  18. 붕어 한 마리

    Date2008.08.05 By이재순
    Read More
  19. 글단풍---새로운 것 소개

    Date2008.08.04 By김성숙
    Read More
  20. 다음은 우리다

    Date2008.08.02 By지나가다.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