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2008.08.26 15:53

시-학암포 사랑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학암포 사랑

                                                          유  천


충청도
땅은 강을 회돌아 올라선
옛산성의 넓적한 기와조각 같은 곳
저류, 강바닥 속을 흐르는 물줄기 같은 곳
인심은 깨어지고 흩어져서 조각난 유리조각 같은 것이나
그래야만 숨통이 터져
반도가 숨을 쉬게 하는 곳

서산을 거쳐 태안 땅에 닿으면
뭍과 바다가 만나 모래언덕이니
남쪽꽃송이 서남쪽꽃송이 서쪽두꽃송이
서북쪽꽃송이 북쪽꽃송이 이렇게 만개한
여섯송이 꽃이
바다를 향해 피어있고 꽃술은 빠져나와
남쪽꽃송이를 떠받치고 있구나

학암포는 서북쪽꽃송이를 만나러 가는 길
방갈리 젊은 아주머니는 묶여있는 고기배를 나무라고 있었다

굴 바지락 낙지 멸치 꽃게 우럭 붕장어 간재미

다문 입에서 읊조리는 그녀의 음성은 또렷했다
당신은 분명 어부의 아내

검은 기름이 태안 앞바다를 덮치자
애처로운 뿔논병아리는
뒤범벅이 된 검은 날개를 퍼덕였고
바지락은 기름이 스며든 입을
다물지 못하고 죽어갔다
시커먼 유막이 돌을 감쌀 때
깨어나기를 얼마나 빌었던가
부드러운 감촉은 향기가 아니라고
음악이 아니라고
잠들면 안된다고

정치가 예전엔 대북을 끌어들이더니 이젠
미덕인 온정과 인정으로 옮겨가는구나
기름띠가 멀리멀리 퍼져 그렇게
군산, 목포 더하여 부산, 제주까지 퍼진다면
120만이 아니라 전국민 모두 자원봉사에 임하겠구나

건희야
시장은 거래가 생명이니
태안 해안가 주민들이 무엇을 쥐어주며
잘못했다고 빌어야하느냐
국가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간 지경이라면 너는
해상크레인 예인선 와이어를 끊어 유조선을 들이박는 일을
막을 수 있었잖았느냐 아니면
네 스스로 그 일을 꾸며 저질렀느냐

명당자리란 맞춤으로 삼성왕국은
3대까지이니 건재하게 운용하여라
기름을 들이부으라는 명령의 위 선을
헤아리기도 전에 이미
알아서 조아렸을 것이니 더이상
명당찾기는 그만하고
만족함을 알며 너의 신앙대로
참회하여라

매캐한 기름냄새가 다 가셔지진 않았어도
해안선엔
바다쇠오리 괭이갈매기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가마우지 그리고
뿔논병아리가 잘들 노니는구나
그래, 대통령선거 정국에
물의 돌이 재앙을 만났으니 다음엔
들의 돌이 조심하고
그 후엔 산의 돌이 조심조심할지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65 관광객 총격 사망사건 곳곳 의문점,미스테리로 남나 조원배 2008.07.11
2364 관리자님. 어제 올린글이 사라졌습니다. 6 소나기처럼 2007.01.21
2363 관리자님께... 김우원 2003.07.28
2362 관리자들이 여성 직원 집단 폭행하고 해고 시키다... 1 이명구 2003.09.02
2361 관음죽 유감? 2 달선생 2004.05.15
2360 광주강연과 함께한 발발이 2차원정 경기 1 김광명 2005.09.28
2359 광주의 조재호 님께 1 함박웃음 2006.09.17
2358 광화문 100만 집회, 그 무대 뒷이야기들(브레이크뉴스) 이명옥 2004.03.22
2357 광화문 광장에 서서 .2. 1 김상연 2009.08.06
2356 광화문 광장에 서서 .3. 김범회 2009.10.11
2355 광화문 광장에 서서. 3 김상연 2009.08.02
2354 광화문에서 우비 특별 시민된날... 4 한서 2008.06.05
2353 괜찮은 연극이 주는 흐믓함. 소나기처럼 2004.04.30
2352 괴로움(苦)과 즐거움(樂)과 무덤덤함 1 김자년 2010.11.02
2351 교과서 보다가 2 김기영 2003.03.17
2350 교사인 나무님들 보세요 혜영 2004.03.29
2349 교수님 강의 청강 가능한가요?? 4 김효진 2009.03.15
2348 교수님 안녕하세요 3 김화정 2012.05.10
2347 교수님!!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3 강기정 2012.06.28
2346 교수님, 신간도서를 보내드리고자 연락 드립니다. 5 이희원 2012.06.26
Board Pagination ‹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