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2008.08.29 12:15

아픔

댓글 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신선생님 감옥으로부터 20주년 음악회를 가려고 차를 빼다 차 밑에서 놀고 있던 낳은 지 한 달 정도가 된 강아지를 치어 죽었다. 4마리 중 가장 예쁜 놈이었는데...눈알이 튀어 나와 단말마처럼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 치다 죽었다. 옆에선 어미 강아지가 제 얼굴에 피를 묻히며 죽어가는 새끼를 햝아아주고....딸에게 울부짖으며 전화를 거니 묻어 주라고....그렇게 놓아둘 순 없지 않냐고 한다. 그건 그렇다....부들부들 떨며 사체를 삽으로 떠서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곳에 던지고 대충 흙으로 덮었다.꼬봉 미안해...미안해..난 시동을 걸면 피할 줄 알았어....빵 거리면 피할 줄 알았어...울면서 대충 흙을 끼얹는 옆에서 어미는 제 새끼의 피를 뒤집어 쓰고 서럽게 운다....생명의 무상함과 무력한 모성애가 애닳아 나도 함께 서럽게 울었다. 하찮은 생명일 망정 키우던 생명을 죽이고 음악회에 가서 음악을 감상하고 선생님의 출옥을 축하할 순 없었다. 그것은 선생님께도 도리가 아니었다.
집에 있을 수가 없어 딸이 머리를 하는 곳을 찾아 기다리다 집으로 돌아와 대충 덮어준 흙을 딸과 함께 다시 덮어주기 낮에 묻은 곳으로 가보니 개의 사체가 없어졌다. 놀랐는지 낮에 먹을 것을 다 토하고 밤새도록 앓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죽은 개의 사체가 마당에 널부러져 있었다. 어미가 가져다 놓은 것 같다. 어미는 새끼의 죽음을 인정할 수가 없었나보다. 어미는 어성거리다 다시 새끼 곁에서 끙끙 거리며 어서 일어나라는 듯 햝아주며 토닥인다.
'꼬봉, 너의 새끼는 죽었어. 미안해, 꼬봉아 이제 묻어 줄거니까. 다시는 파면 안 돼. 알았지? 미안해...정말 미안해..."
알아 듣는 듯 눈을 껌뻑인다.
딸과 다시 묻는데 어미가 새끼를 묻는 곳에 오지 않는다.
꼬봉, 미안해...
다 묻고 나니 어미가 제 새끼 묻는 곳으로 쪼르르 달려가 묻어 놓은 흙에 코를 묻고 끙끙 거린다. 그러더니 힘 없이 내려온다. 자신의 새끼가 이제는 다시 일어날 수 없는 것을 알았나보다.

차라리 달려들기라도 하지....
왜 새끼를 죽였느냐고...
악을 쓰고 달려 들고 물 듯이 으르렁 거리기라도 하지..


나에게 대항조차 할 수 없는 무력한 생명을 죽인 것에 대한 아픔은 시간이
꽤 오래 갈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25 '더불어숲'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5 뚝딱뚝딱 2013.06.16
3324 2012년 성공회대 종강콘서트 차임벨연주 뚝딱뚝딱 2012.12.16
3323 2012년 12월 13일 (목) 성공회대학교 종강콘서트 뚝딱뚝딱 2012.12.07
3322 제10기 청년 인권학교 - 인권을 배우자, 그리고 행복해지자! 인권연대 2012.12.05
3321 한국헤르만헤세 출판사입니다 1 박형희 2012.12.04
3320 대란(大亂) 노동꾼 2012.12.02
3319 서화달력 관련하여~~ 1 소영 2012.11.16
3318 좋은 그림 학습자료 이용가능한지요? 바람개비 2012.11.14
3317 이대 대학원 특강(2012.11. 21) - 신영복교수 뚝딱뚝딱 2012.11.06
3316 [인권연대]96차 수요대화모임(2012.11.28) - 신율(명지대 교수) 인권연대 2012.11.02
3315 <더불어숲 고전읽기반> 모임을 시작합니다. 1 웃는달 2012.10.30
3314 제10기 청년 인권학교 - 인권을 배우자, 그리고 행복해지자! 인권연대 2012.10.30
3313 동탄후마니타스아카데미 <특별강좌 신영복 교수님의 "공부-가장 먼 여행"> 1 뚝딱뚝딱 2012.10.26
3312 가짜 희망 1 김영희 2012.10.26
3311 조선대학교 "문화초대석" 강좌 - 신영복과 더숲트리오 뚝딱뚝딱 2012.10.26
3310 신영복 교수의 아름다운 글씨로 만든 그릇들 1 뚝딱뚝딱 2012.10.24
3309 시가선집의 친필 내용.. 박종선 2012.10.22
3308 문의드립니다. 오준택 2012.10.22
3307 선생님, 연락바랍니다. 6 한경실 2012.10.12
3306 문의 디려도 되나 싶으며 여줘봅니다,, 4 이은희 2012.10.07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