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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8.10.09 19:33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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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급등하고 경제가 어렵다고 여기저기 아우성이다.

그 와중에 졸지에 유모차가 법정에 서야하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국제중을 세우려는 서울시 교육감의 눈부신 활약에 감동해 자진해서 성금을 맡기고
또 고금리 시대에 무이자로 돈을 빌려줬다는 미담 기사로 눈이 시린 상황에
아래 기사를 만나며 가슴 한 켠이 저미어 온다.


사실 아래 남겨진 두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 벗들의 아픈 상처를 딛고 아름답게 성장하는데 작은 몫이나마 하는 것이
바로 교사들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상처를 지닌 아이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부쩍 많이 든다.

올 해 학교를 옮기고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비교적 많은 학급 현장체험학습을 펼쳐가는 상황에서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하는 반 아이들이 참 많다는 점이었다.

저 마다 시린 사연을 지닌 아이들이 그 만큼 많다는 반증이었다.
그 아이들과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어떻게 나눠야하는 것일까?

담임과 학생이라는 관계로 그저 스처 지나가는 인연이라기 보다는
작지만 살아가는데 작은 활력소로 자리매김할 방법은 무엇일까?


아이들은 곧 일제시험의 광풍 앞으로 내몰린다.
일제고사를 치룰 여력으로 아이들의 삶을 되짚어보며
작더라도 안전한 삶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는 교육정책을 모색하면 얼마나 좋을까!

일제 시험에 잘 협조하지 않는 교사들에게는 정직,파면 등의 중징계를 하겠다는 공문을 보며 그냥 웃음이 나왔다.

교육은 그저 공문에 있는 대로,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이 아닐진데..

그나저나
아이들에게 참 미안하다!!!!!

------------------------------------------------------------------
  "미안해" 외마디 남기고 자살한 주부를 보며  
  [김종배의 it] 우리는, 철부지 두 아들에게 뭐라 해야할까  
-------------------------------------------------------  2008-10-09  
  1.  
  
무심결에 신문지면을 넘기는데 기사 하나가 눈길을 잡아 끌었습니다.
  
  "얘들아, 신발 작아 발 아프다는데 못 사줘 미안해"
  
  올해 27세의 주부 이모 씨(광주광역시 광산구 신창동)가 이런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을 맸다고 합니다. 3개월 전 사업에 실패한 남편과 이혼해 식당일을 하며 7살과 5살짜리 두 아들을 키우던 주부라고 합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결국 세상을 등지고 자식을 져버렸다고 합니다.
  
  '또 다시 시작되는 건가.'
  
  10년 전 외환위기 때의 영상이 떠올랐습니다. 사업실패(또는 해고)→가정 해체→생활고→자살(또는 노숙)로 이어지는 그 끔찍한 패턴이 재현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 ⓒ경향신문  

  해당 경찰서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자세한 얘기를 안 해 주더군요. 남편이 어떤 사업을 하다가 어떻게 실패했는지, 이 씨의 시신을 발견한 언니는 뭐라고 했는지, 가정사는 어땠는지 일체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다그칠 수가 없더군요. 그건 사생활에 해당하는 문제니까 알려줄 리도 없고 알권리를 강변할 수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겨우 조각 정보 몇 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두 아들에게 남긴 유서에 신발을 사 주려고 돈을 모으고 있었다는 내용도 함께 적혀 있더랍니다. 세상물정 모르는 두 아들이 엄마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했는지 멍한 표정만 짓더랍니다.
  
  2.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메이커 신발이라 해도 한 켤레에 2∼3만원입니다. 그 신발을 사줄 돈이 없어 조금씩 모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 몇 만원조차 채 모으지 못하고 "미안해"라는 말을 남기고 아이들 곁을 떠났습니다.
  
  식당일을 했다고 합니다. 친척이 운영하는 식당일을 도우며 상가건물 2층의 조그만 방에서 지내왔다고 합니다. 대충 압니다. 뼈 빠지게 식당일을 해서 손에 쥐는 돈이 얼마인지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적으면 칠팔십 만 원, 많아야 백 일이십 만 원입니다. 세 식구 먹고살기엔 참으로 빠듯한 수입입니다.
  
  이씨의 경우만이 아닙니다. 대개가 그렇습니다. 일반가정의 평균 월소득(2000년 기준)이 159만 6000원인 반면에 모자가정은 78만 3000원(부자가정은 93만 9000원)에 불과합니다. 한부모가정의 빈곤율이 일반가정보다 3배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3.
  
  정부는 이런 가정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만8세 이하 아동에게 양육비를 지원하고 학비와 급식비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영구임대아파트 입주 우선권도 부여하고 전월세 지원도 해준다고 합니다. 자립할 수 있도록 복지자금도 빌려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속빈강정입니다. 만8세 이하 아동에게 지급되는 양육비는 월 5만원입니다. 영구임대아파트 입주 우선대상자로 지정해준다고 하지만 공급되는 영구임대아파트가 절대적으로 부족할뿐더러 임대보증금이 없으면 입주할 수가 없습니다. 복지자금은 재산상태를 보고 빌려주는데 사업실패와 이혼 등의 여파로 허덕이는 한부모가정의 그것이 좋을 리 없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따지는 게 무의미할지도 모릅니다. 가짓수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핵심은 삶의 줄기를 세워주는 것입니다. 주거와 소득이 안정될 수 있도록 밀어주는 일입니다.
  
  실태가 어떨까요?
  
  광주광역시에 물었습니다. 모자가정에 대한 주거지원이 어느 정도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대답은 이랬습니다. 광주광역시가 집계한 모자가정은 3099세대, 이 가운데 '모자원'으로 불리는 임시생활시설(이곳은 한시적인 생활시설로 최장 5년 밖에 거주할 수 없습니다)에 입주한 모자가정은 22세대입니다. 또 영구임대아파트에 입주한 모자가정은 355세대입니다. 모두 합해도 전체 모자가정의 10% 정도만이 주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소득은 어떨까요? 각설하고 한 가지 사실만 확인하겠습니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말했습니다. 지난 7일 국정감사를 받는 자리에서 "최저임금이 우리 경제수준에 비해 가파르게 올라갔다"고 말했습니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올라갔다"는 말에 모든 게 담겨있습니다. 어떤 제도를 어떻게 손보든 최저임금의 상승폭을 제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겁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으로 3770원, 내년 4000원입니다. 하루 10시간 일해야 3만 7770원, 4만원을 손에 쥐는데 이게 가파르다고, 높다고 정부는 말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돈가뭄에 아우성치고, 대기업 주변에선 채용 취소에 감원 얘기가 흘러다니고, 자영업자는 줄줄이 간판을 내리는 판국에 비정규직의 마지막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노동부 장관은 말하고 있습니다.
  
  4.
  
  여운이 가시지 않습니다. 이씨가 두 아들에게 모진 마음으로 토한 외마디가 메아리칩니다.
  
  "미안해."
  
  둘러봅니다. 우리 사회는, 우리 정부는 이씨에게, 이씨의 철부지 두 아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는 걸까요?  
    
  <김종배/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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