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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을 주제로 이렇게 많은 말을 하게 될 줄은 필자도 몰랐다. 그러나 최근 몇개의 흥미로운 기사로 인해 또 글을 쓴다. 다름이 아니라 바로 하리수씨와 이외수씨의 악플에 관한 기사다.



하리수씨의 말에 따르면 몇몇 악플러에게 직접 항의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더니 대학교 1학년생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초등학생이었단다. 또 이외수씨는 악플러 한 명을 검찰의 권유로 고발을 했다는데 그 역시 10대라고 한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흔히 극성 악플러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20세 미만의 특정 세대에서 두드러 진다. 개콘의 왕비호 조차 악플러들을 향해 "니들 초딩이지?" 라며 야유를 퍼부은 바 있는데 이것도 어느 정도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이리라 본다.



극성 악플, 아이들의 싸가지 문제?



이 처럼 나이 어린 학생들이 극성 악플러의 실체로 자주 드러나는 것을 두고 "그냥 철이 없어서" 내지는 "가정교육이 잘못되어서" 정도로 간단히 결론 짓는다면 이는 큰 오산이라고 본다. 극성 악플은 소위 아이들의 '싸가지' 문제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기사에 따르면 하리수씨가 왜 악플을 달았냐고 따지자 초등학생이 말하길 "미니 홈피 방문자수를 늘이고 싶어서" 라고 답했다고 한다. 정말 '싸가지'의 문제 였다면 그 초등학생이 하리수씨에게 그런 식으로 대답했을리 없다. 적어도 인간성 문제라는 측면에서 접근하자면 그 초딩은 전화상으로 쌍욕을 퍼붓고 끊는게 보다 극성 악플러다운 면모일 것이다. 이것은 극성 악플러인 초딩이 실은 법의 처벌도 두려워 할 줄 알고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아는 보편적인 초등학생임을 의미한다.



왜 하필 초딩인가?



우리는 여기서 문제를 좀 더 근본적으로 접근 할 필요가 있다. 왜 흔히 초딩으로 불리우는 세대에서 이런 극성 악플 현상이 두드러 질까? 여기에 초점을 맞춰봐야 한다. 즉 다른 세대와 구분되는 특징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초딩이라는 일종의 대명사를 사용했지만 이른바 중딩, 고딩도 실은 같은 범주에 속하는 세대다.



일전에 중국에는 '빠링허우'라는 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80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로써 한가정 한자녀 정책에다 본격적인 경제 성장으로 이른바 '소황제'로 불리우는 세대를 의미한다. 뜬금 없는 소황제 이야기냐 하시겠지만 이 세대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지금 필자가 지적하는 '초딩세대'와 동일한 특징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즉흥적이고 소비지향적인 성향" 이다.



자본주의적 감성



자본주의적 감성이라는 말이 낯 설 것이다. 이 말을 좀 더 쉽게 이해 하자면 이렇다. 다음 중 구식 휴대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는 어떤 세대일까? 10대,20대,30대,4,50대,60대 이상. 답은 누구든 알것이다. 10대다. 이처럼 무엇을 소비하는 행위에 자신의 존재감을 크게 부여하는 세대라는 것이다. 이들은 최신 유행품의 소비에 일희일비하는 감성을 지닌 그런 존재들이다.  



더구나 조사에 따른면 서울지역 초등학생수의 40% 가량이 최근 문제로 떠오르는 ADHD,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우려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런 현상의 이유 중 하나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가정이 이들에게  충분히 안정적인 감성을 배양하지 못한 것이었다. 게다가 맞벌이 부부들의 상당수는 이런 아이에 대한 소홀함에서 오는 미안함을 아이들이 갖고 싶어하는 물건들을 사주는 소비행위로써 대신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자신이 소비하고픈 대상을 소비하지 못 할때 어떠한 반응을 보이리라는 것은 아마 어렵지 않게 추측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예인을 소비하는 아이들



현재 연예산업은 이미지를 파는 연예산업이다. 동방신기나, 원더걸스, 소녀시대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들이 가수로써 노래실력이 탁월해서가 아니다. 그런 것들은 부차적이며 그보다 그들이 특정세대를 타깃으로 파는 이미지가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연기못하는 연예인이 인기를 끄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연예인들은 자신의 이미지 아이콘을 생산하는 존재이며 대중은 이를 소비하는 존재다.



이런 이미지에 대한 소비 행태는 상당히 극단적으로 나뉘는 편인데 그것은 팬과 안티다. 대체로 연예인에 대한 관심은 이 두가지의 극단적 형태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 소비 현상에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바로 앞에서 언급한 '초딩세대'이다. 과거 H0T, 젝스키스 등을 필두로 등장했던 10대 중심의 팬클럽들의 특징을 보면 한쪽의 극성팬은 다른 한쪽의 극성안티인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라이벌 격인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의 팬들이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는 다들 잘 아실거다.



이처럼 소비자로써의 10대는 자신의 기호에 맞는 상품에는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고 자신의 기호에 맞지 않는 상품에는 과격하리만큼 냉정하다. 예를 들어 최신핸드폰을 사고 싶은 '초딩세대'는 아주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한다. 바로 기존 핸드폰을 버리거나 부셔버린다. 그것이 아직 유용한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소비하는가가 자신의 존재를 규정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그들의 자본주의적 감성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연예인이 인간이 아닌 상품으로 여겨졌을때 그들이 어떻게 이들에게 반응할지는 자명한 것이다.



소비자는 왕이 아니다.



극성 악플을 이런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인성교육정도로 해결하려 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자신의 존재의식을 소비에서 찾도록 길들어진 이 자본주의의 문화를 반성하지 않고는 극성 악플은 절대 근절 될 수 없다. 처벌이 강해진다고 그들의 소비 욕구가 줄어드는게 아니다. 억눌린 욕구는 언제나 다른 탈출구를 찾을 뿐이다. 소비자가 왕이라는 말에서처럼 인간을 고작 '소비적 존재'로써 긍정하려드는 이 시대성에 대한 사회의 반성이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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