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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스님께

잘 지내시는지요?

지난 번 제게 전화 주셨는데 중간에 끊어져서, 사무실에 들어와서 발신번호로 연락드렸지만 전화 받지 않아서 잠시 뒤에 다시 연락드린다는 것이 이제야 이곳에 소식을 전합니다.

저는 <2008한베평화캠프단>으로 함께한 분들과 지난 6월 말~ 7월 초, 11박 12일 동안 베트남에 머물면서 베트남전쟁때 죽은 마을사람들을 추모하는 ‘위령비로 가는 길’을 닦고 돌아왔습니다. 베트남에서도 덥다는 중부지방, 내려쬐는 햇볕으로 온도계는 40도를 훌쩍 넘고, 차디찬 레몬차 한 모금을 목말라하며 기다리는 동안, 전쟁과 죽음에 이르는 길은 참으로 멀고도 더디게 느껴졌습니다.

더딘 시간이 해질녘처럼 지나가고, 육체는 전쟁으로 피폐해지고 죽음의 그림자가 낮게 드리운 팜티호아할머니가 들려주신 고통스런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나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순간, 한쪽 눈과 다른 쪽 다리에 한국군이 쏜 총탄의 기억을 간직하면서도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면서 우리를 맞이해주었고 못내 헤어짐이 아쉬워 토옹할아버지가 꼭 부둥켜안은 순간, 죽음과 전쟁은 우리에게 와락 달려들었습니다.

한 분 한 분, 고통 속에 사는 모습을 보면서 머릿속에만 머물던 반전(反戰)은 안개처럼 낮게 깔리더니 어느새 참가자 모두를 휘감았고, 처음 국경 너머 머얼리 나와 너로 만난 낯설음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다음 행동과 실천으로 바삐 걸음을 옮겼습니다.
또한 그날 모두 함께 흘린 눈물은 분명 반짝이는 가슴속 평화의 별을 새겨져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은행가서 통장을 확인하면서, 스님을 떠올렸습니다. 속인들보다 더한 물질적 부족함속에 사실 텐데도, 전해주신 정성이 어찌 그리 풍요로운지요. 보내주신 정성을 이번 캠프 행사비로 썼을 뿐만 아니라, 지난달  20일  매달 피해자분들에게 지원하는 생계비에도 보태어 전달했습니다.

캠프소식을 담은 자료집과 소식지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제게 주소를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침과 저녁, 어제와 오늘 기온이 다릅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길 빌며

2008년 10월 15일
두 손 모아 조진석 올립니다.

p.s.

<나와우리> 홈페이지에 2008평화캠프 소식 및 사진과 제가 활동하는 이야기가 담겨져있습니다. 들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홈페이지: www.nawau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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