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며칠전 일이다.

석달전 우리집이 이사오고나서 전번보다 아이들 통학거리가 좀 늘어났다.(그래봤자 걸어다니던 거리에 1km  좀 더한다)
첫째 애 등교거리가  좀더 멀지만  둘째 애가 문제다.
첫째는 30분 더 일찍 일어나 자전거 타고 가는데, 둘째는 걸어가는 게 버스보다 빠른데도  뻑하면 늦게 일어나 "아빠, 차 태어달라" "엄마, 택시비 달라" 한다.
그래서 아침 7시 되면 출근전 아이들 깨워서 밥 먹이는 게 내 일이다.
그런데 아빠가 너무 폭압적으로 아이들 깨운다고 애 엄마가 자기가 깨운댄다.
아침 눈 뜨면서 애들이 아빠의 갖은 욕설을 들으며 일어난다는 게 아이들 성장기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준대나 뭐나....
그래서 나는 내키지 않았던  아이들 기상 나팔수 역할을 기꺼이 접었다.

다음날부터 애 엄마가 애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이산아, 여문아  일어나기 10분전, 좋은 아침이다. 그지?'
애들 방 불을 켜면서 남편한테도 밤새 안한 나긋한 목소리로 애들을 부른다.
10분 간격으로
"여문아, 너 좋아하는 삼겹살 구워났다. 어서 먹고 학교 가야지." 등등
갖은 감언이설로 애들을 꾄다.
그래도 애들은, 특히 둘째 놈은 꿈쩍도 안한다.

특히 며칠전에는 말이다. 둘째 애 본인이 주번이라고 일찍 깨워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잤다.
지 엄마가 전보다 좀 일찍깨우다 못 일어나는 게 안스러워 하더니 깜박 졸다 애 깨우는 걸 놓쳐 버렸다.

둘째 놈이 늦었다고 지 엄마한테 갖은 행패를 다 부리고 있었다.
엄마 땜에 늦었다니, 엄마 땜에 되는 게 없다느니, 엄마는 내가 망하는 꼴을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느니.....

참다 못한 애 엄마가 둘째 놈한테 쏘아 붙쳤다.
"이 새끼야, 내가 너 안 깨웠니? 네가 깨워도 안 일어 났잖아. 근데 엄마 탓을 해?
너 그렇게 남의 탓만 하다간 이명박처럼 나쁜놈 된다. 너 그렇게 막 살고 싶어?"

분위기가 갑자기 냉냉해졌다.
  
신발 신던 첫째 애가 한마디한다.
'엄마가 아들한테 너무 심한 말 한다. 그지?"

둘째 놈은  엄마 말 꼬투리 잡고 국면전환하려고 그러는지, 아니면 순수하게 쇼크받았는지 말도 안하고 씻지도 않고, 밥도 안 먹고  현관문을 나가면서 돌아보며  일격을 가한다.

"엄마, 나 그렇게 나쁜놈 되기 원해?  이명박처럼 나쁜놈 되면 엄마는 좋을 것 같애?"

애 엄마는 말문이 막혀서 안방에 들어오는데 남편이 거든다.

'애한데 악담이 아니라 아주 저주를 하는군 그래."

결국 애 엄마한테  명박이랑  남편은 살면서 도움이 일체 안되는 인간으로 낙인이 찍혔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65 전주에서 함께읽기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3 김성숙 2004.02.02
2664 1월 함께 읽기 후기 4 이부희 2004.02.02
2663 [re] 나도야 간다, 젊은 날을 안방서 보낼수 있나! 정연경 2004.02.02
2662 내가 사는 이유 - 그 놈의 자존심... 정연경 2004.02.03
2661 번개^^ 3 배기표 2004.02.03
2660 달맞이산행 시간 변경에 관해서 4 가보세오르세 2004.02.04
2659 함께 읽기를 마치고...... 그루터기 2004.02.04
2658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석삼 2004.02.06
2657 [즐거운 소식] 노동대학 9기가 3월에 성공회대에서 열립니다. 장경태 2004.02.06
2656 김동춘 선생님의 글 --산, 산, 산 한국의 산 장경태 2004.02.07
2655 달빛 산행을 망친 죄를 고백합니다. 1 이명옥 2004.02.08
2654 [re] 달빛 산행을 망친 죄를 고백합니다. 미해 2004.02.08
2653 산행 후기...계란풀이탕? 목욕? 이부희 2004.02.09
2652 전주 더불어숲 4 김성숙 2004.02.09
2651 2004년판 난·쏘·공’ 포이동 판자촌 난장이 2004.02.10
2650 북한산 등반으로 만난 열린모임 후기입니다. ^ ^ 3 그루터기 2004.02.10
2649 제8회 인권영화제 제작지원 보도자료 사랑방 2004.02.10
2648 제 글에 답글 다는 일이 민망한 일이지만 장경태 2004.02.11
2647 고은광순씨의 이유있는 고자질을 소개한다 (대자보) 이명옥 2004.02.12
2646 삶이 힘겨운 사람들, 보금자리 마저 불질러 (대자보) 이명옥 2004.02.12
Board Pagination ‹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