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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일이다.

석달전 우리집이 이사오고나서 전번보다 아이들 통학거리가 좀 늘어났다.(그래봤자 걸어다니던 거리에 1km  좀 더한다)
첫째 애 등교거리가  좀더 멀지만  둘째 애가 문제다.
첫째는 30분 더 일찍 일어나 자전거 타고 가는데, 둘째는 걸어가는 게 버스보다 빠른데도  뻑하면 늦게 일어나 "아빠, 차 태어달라" "엄마, 택시비 달라" 한다.
그래서 아침 7시 되면 출근전 아이들 깨워서 밥 먹이는 게 내 일이다.
그런데 아빠가 너무 폭압적으로 아이들 깨운다고 애 엄마가 자기가 깨운댄다.
아침 눈 뜨면서 애들이 아빠의 갖은 욕설을 들으며 일어난다는 게 아이들 성장기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준대나 뭐나....
그래서 나는 내키지 않았던  아이들 기상 나팔수 역할을 기꺼이 접었다.

다음날부터 애 엄마가 애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이산아, 여문아  일어나기 10분전, 좋은 아침이다. 그지?'
애들 방 불을 켜면서 남편한테도 밤새 안한 나긋한 목소리로 애들을 부른다.
10분 간격으로
"여문아, 너 좋아하는 삼겹살 구워났다. 어서 먹고 학교 가야지." 등등
갖은 감언이설로 애들을 꾄다.
그래도 애들은, 특히 둘째 놈은 꿈쩍도 안한다.

특히 며칠전에는 말이다. 둘째 애 본인이 주번이라고 일찍 깨워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잤다.
지 엄마가 전보다 좀 일찍깨우다 못 일어나는 게 안스러워 하더니 깜박 졸다 애 깨우는 걸 놓쳐 버렸다.

둘째 놈이 늦었다고 지 엄마한테 갖은 행패를 다 부리고 있었다.
엄마 땜에 늦었다니, 엄마 땜에 되는 게 없다느니, 엄마는 내가 망하는 꼴을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느니.....

참다 못한 애 엄마가 둘째 놈한테 쏘아 붙쳤다.
"이 새끼야, 내가 너 안 깨웠니? 네가 깨워도 안 일어 났잖아. 근데 엄마 탓을 해?
너 그렇게 남의 탓만 하다간 이명박처럼 나쁜놈 된다. 너 그렇게 막 살고 싶어?"

분위기가 갑자기 냉냉해졌다.
  
신발 신던 첫째 애가 한마디한다.
'엄마가 아들한테 너무 심한 말 한다. 그지?"

둘째 놈은  엄마 말 꼬투리 잡고 국면전환하려고 그러는지, 아니면 순수하게 쇼크받았는지 말도 안하고 씻지도 않고, 밥도 안 먹고  현관문을 나가면서 돌아보며  일격을 가한다.

"엄마, 나 그렇게 나쁜놈 되기 원해?  이명박처럼 나쁜놈 되면 엄마는 좋을 것 같애?"

애 엄마는 말문이 막혀서 안방에 들어오는데 남편이 거든다.

'애한데 악담이 아니라 아주 저주를 하는군 그래."

결국 애 엄마한테  명박이랑  남편은 살면서 도움이 일체 안되는 인간으로 낙인이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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