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01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2달전쯤 조희연교수가 한국일보에 쓴 칼럼 입니다    

[책과 인생]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것

조희연ㆍ성공회대 교수  




요즘 나는 신영복 교수의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과 <지젝이 만난 레닌>을 번갈아 읽고 있다. 언뜻 관련이 없는 두 책을 들고 고민하고 있는 점은, 한국과 동양의 전통적 사상 속에서 현재의 한국사회를 연구하는 비판적인 '사회학적 상상력'과 개념을 끌어낼 수 없는가 하는 것이다.

내가 30대 초반 사회학자로 진입하는 초입에 서 있었을 무렵, 20년도 넘는 연령차를 갖는 사회학 원로들이 '한국적'인 것을 이야기하던 기억이 난다. 김진균 교수가 한국의 독특한 사회적 관계의 특성을 지칭하기 위하여 '연줄결속망'이라는 개념을, 신용하 교수가 서구 민족주의와 다른 '한국적 민족이론'을, 그리고 김경동 교수가 '정(情)의 사회학'을 이야기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바로 내가 지금 50대 초입에서 고민하는 것과 유사한 고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적이고 또한 동양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일반성을 갖는 어떤 통찰, 개념, 이론을 만들고자 하는 고민들이 아닐까 반추해본다. 그러나 그러한 고민들이 한국적이면서 세계적 일반성을 갖는 사회학적 개념과 이론으로 발전하여 '한국사회학의 전통'으로 정착해가지 못하였다.

그래서 후배 세대들은 다시금 미국사회학과 서구사회학의 수입이론에 의존하여 학문하고 연구하는 패턴이 되풀이되었다. 그러한 되풀이의 어느 지점에 나도 위치하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을, 또 나의 최근 고민들도 그러한 되풀이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경각심을 갖게 된다.

학계 언저리에 있는 사람들은, 한국의 현대적인 사회연구들이 주로 서구의 수입이론에 의존하고, 전통적인 사상은 훈고학이나 역사연구의 대상으로만 존재한다는 점을 잘 안다. 이러한 괴리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도 또한 잘 안다. 그래서 뭔가 달라져야 하지 않는가 하는 절박함도 꽤 폭넓게 존재한다고 느껴진다. 심지어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여'라고 하는 광고 카피가 울림을 갖는 것도 이런 연유인 듯싶다.

서구 근대 수백년의 격변의 역사가 40~50년의 우리 현대사 속에서 압축적으로 들어있다. 산업화도 그렇고 민주화와 생활세계 변화의 역사가 그렇다. 그만큼 한국현대사 자체가 사회 연구의 큰 보고(寶庫)인 셈이다. 그 한국현대사를 '몸'으로 살아낸 세대들이 단순히 그것을 '체험'으로 끝내지 않고, 거기서 한국적이면서 세계적 일반성을 갖는 어떤 개념과 이론들과 분석을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한편에서는 이렇게 스스로 채찍질해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885 [re] - 가보세오르세 열린모임 회계보고.. 2 박진숙 2004.09.22
884 발발이가 공을 차고 나서 (후기) 4 주승룡 2004.09.19
883 [re] 발발이가 공을 차고 나서 (후기) 조원배 2004.09.19
882 [re] 발발이가 공을 차고 나서 (후기) 김광명 2004.09.19
881 가을 산방 여행 달선생 2004.09.19
880 碩果不食그림 1 한수영 2004.09.18
879 여성주의 시각에서 본 평화(정희진 선생님 특강) 레인메이커 2004.09.17
878 인권영화 정기 상영회 '반딧불'-9월20일 &lt;점거&gt; 인권운동사랑방 2004.09.16
877 당번활동 1 달선생 2004.09.15
876 호떡장사의 꿈 호떡장사 2004.09.14
875 오대산 등산 인원(마지막 한 명 ) 6 가보세 오르세 2004.09.13
874 똥막대기 2 호떡장사 2004.09.12
873 "미합중국에 오신것을 환영 합니다." 김동영 2004.09.12
872 우파 선생과 좌파 선생 12 육체노동자 2004.09.10
871 오대산 5명 남았습니다 13 가보세오르세 2004.09.08
870 더불어숲 2 호떡장사 2004.09.07
869 9월 대풍 회계 보고와 인사 6 김지영 2004.09.06
868 9월 19일(일) 오대산과 봉평 7 가보세 오르세 2004.09.06
867 가을을 앓는다. 남원직 2004.09.06
866 김정아님 ! 고맙습니다. 시청자 2004.09.06
Board Pagination ‹ Prev 1 ...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